‘술래게임’ 결승, 말왕은 직선적 윤상현은 실험적…현정완 PD가 밝힌 대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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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게임’ 10회 종영 후 현정완 PD가 말왕·윤상현 결승 대비감을 짚었다.
20일 촬영과 카메라 100대 등 제작 비하인드, 시즌제 가능성도 밝혔다.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술래게임’이 지난 21일 공개된 1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연출을 맡은 현정완 PD가 결승전에서 맞붙은 말왕과 윤상현의 대비를 직접 짚었다. 현 PD는 두 사람이 서로를 견제하던 구도가 가장 흥미로웠다고 돌아봤다. 10시간에 걸친 파이널 매치 끝에 말왕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고, 윤상현은 우승을 4초 남기고 붙잡혀 2위로 마무리했다.
말왕과 윤상현, 직선과 실험이 맞붙은 결승
현정완 PD는 출연진 가운데 흥미롭게 본 조합으로 말왕과 윤상현을 먼저 꼽았다. 말왕은 공격적이고 직선적인 플레이를 펼친 반면, 윤상현은 상황을 읽고 달려드는 방식을 택해 대비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이 서로 견제하는 과정이 결승전의 긴장감을 키웠다고 했다.
10회에서는 황재균, 말왕, 박지민, 양다일, 윤상현이 TOP5로 파이널 매치에 나섰다. 윤상현은 다른 플레이어에게서 술래 역할을 빼앗는 ‘도둑 아이템’, 자신의 위치가 공지되지 않는 ‘은신 아이템’, 일정 시간 붙잡히지 않으면 베네핏이 주어지는 ‘도박 아이템’을 자유자재로 썼다. 그러나 우승까지 4초를 남긴 순간 말왕에게 붙잡혔다.
현 PD는 결승전에 대해 “결승전이 진짜 치열했다”고 말했고, 남을 만한 사람이 남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승한 말왕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더니 기회가 왔다며, 구독자들이 해온 “끝까지 가면 말왕이 이겨”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피아와 추격전을 섞은 포맷, 20일 촬영에 카메라 100대
‘술래게임’은 익숙한 술래잡기에 심리전을 결합한 극한 체험형 추격 서바이벌이다. 지난 9월 30일 첫 공개됐으며 10부작으로 제작됐다. 현 PD는 MBC ‘무한도전’ 추격전에서 조연출로 일한 경험이 포맷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마피아 게임만으로는 출연자의 성패가 한쪽으로 쏠릴 수 있어, 추격전에 이야기가 있는 마피아 요소를 섞었다는 것이다.
현 PD는 추격전만으로는 볼거리가 하나에 그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와 충돌이 생기려면 약간의 비대칭이 필요하고, 숨어 있는 술래의 존재가 서사의 한 축이 되길 바랐다는 얘기다.
촬영 공간은 뛰어야 하니 넓어야 했고, 서로 보이지 않도록 장애물도 갖춰야 했다. 카메라는 100대 정도가 투입됐고, 함께 뛰며 촬영한 카메라 감독이 지금까지 중 가장 힘든 촬영이었다고 말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촬영은 10일씩 나눠 총 20일 정도 이어졌으며, 출연자들이 지쳐 촬영 후 술자리도 갖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게임은 쉽게, 경쟁은 치열하게”
현 PD는 ‘피의 게임’처럼 복잡하고 깊이 있는 서바이벌 대신 조금 더 라이트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뇌 서바이벌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만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목표로 했다. 시리즈화도 염두에 두고 기초를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달리기가 빠른 사람이 유리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전략과 판단이 개입할 여지를 뒀다.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진 출연자들이 의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그 틈에서 나왔다.
규칙은 쉬웠지만 승부욕은 가볍지 않았다. 팀전은 약 16시간 이어졌고, 현 PD는 중간에 멈춰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해줬다며 놀랐다고 했다. 자신이 지는 것보다 팀이 지는 것을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는 설명이다.
이준수·박지민·윤상현, 설계를 흔든 출연자들
현 PD는 출연자 섭외 기준으로 피지컬·두뇌·정치력을 고루 갖춘 사람을 꼽았다. 기존 서바이벌과 다른 캐릭터를 모시려 했고, 유튜버라서가 아니라 캐릭터의 장점을 보고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서바이벌을 좋아하는 데다 야구선수 은퇴 후 방송을 시작하려던 시기와 맞물려 합류했다.
의외의 면모를 보인 인물로는 이준수가 거론됐다. 두뇌 플레이에는 자신이 없지만 달리는 것은 괜찮다던 이준수가 해맑게 웃으며 형·누나들을 배신했고, 배우여서인지 표정이 리얼했다는 평가다. 190cm가 넘는 키로 카메라가 없는 좁은 곳에 숨어 있던 장면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윤상현은 서바이벌을 좋아한다고는 했지만 기대 이상이었고,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숨겨진 역할을 찾아냈을 때 준비한 장치가 작동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고 한다.
박지민이 술래로 뽑혔을 때는 제작진 사이에서 탄식이 나왔다. 서바이벌 경험이 있는 박지민이 술래가 되면 시청자의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 PD는 내정이 아니라 정말 랜덤으로 정해진 결과라고 밝혔다. 박지민의 속마음 인터뷰는 편집에서 비중이 큰 재료였고, 아나운서 출신답게 딕션이 좋고 논리적이면서 재미있게 말한다는 평이다. 김똘똘에게서는 사람을 설득하는 말의 재미를, 빠니보틀에게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도 계속 부딪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운영하는 방송콘텐츠 가치정보 분석시스템 ‘라코이’가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조사한 ‘OTT 예능 화제의 출연자 순위’에서는 출연자 13인이 1위부터 13위를 차지했다. 빠니보틀이 1위, 이준수가 2위, 황재균이 3위였다.
쓰이지 못한 지하 공간과 미공개 영상
설계가 그대로 작동하지 않은 대목도 있었다. ‘경찰과 도둑’ 게임에는 지하에 숨겨둔 장치가 있었지만 경찰이 너무 빨리 잡아버려 쓰이지 못했다. 현 PD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숨겨놓은 요소를 출연자가 못 찾으면 그대로 끝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윤상현이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규칙을 찾아냈을 때 반가웠다는 설명이다.
아쉬움도 털어놨다. 서바이벌 특성상 이기는 사람 위주로 서사가 흘러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고, 이를 미공개 영상으로 풀겠다고 했다. 연출 측면에서는 추격전이라고 해서 모든 출연자가 계속 뛰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공개 이후 게임의 깊이가 충분했는지 돌아보기도 했다고 한다.
감옥에 갇힌 출연자들은 말 그대로 가만히 시간을 보냈다. 현 PD는 그 과정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며 끈끈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해외 시청자 중에는 특정 출연자를 왜 탈락시켰느냐고 묻는 반응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시즌제 가능성과 다음 시즌 섭외 후보
시즌제 제작에 대해 현 PD는 다른 콘텐츠를 준비 중이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다음 시즌을 한다면 섭외하고 싶은 인물로는 요리 크리에이터 승우아빠를 꼽았다. 서바이벌에서 누군가를 탈락시킬 때 반짝반짝 빛나는 매력이 있다는 이유다. 덱스도 한 번 더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 PD는 서바이벌 장르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규칙이 복잡해지고 출연자들도 많은 것을 학습해 오며, 잘하던 사람이 계속 잘하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그래서 장르 자체가 넓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술래게임’을 만들었다고 했다. ‘피의 게임’처럼 복잡한 것도, ‘술래게임’처럼 라이트한 것도 재미있어 다 가져갈 것 같다는 게 현 PD의 입장이다.
‘술래게임’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재미있었던 작품, 다시 한번 꺼내보고 싶은 작품이길 바란다고 답했다. 전편은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