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흉터에서 평화의 싹을 틔우다… 전남광주 남구 청소년, 최북단 고성서 짜릿한 '통일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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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강원 7곳 지자체 청소년 참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차갑고 날카로운 철조망이 남북을 가로막은 한반도의 최북단, 강원도 고성. 긴장감이 맴도는 그곳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의 앳된 청소년들이 상륙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구청장 김병내) 청소년들과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지방자치단체 청소년들이 역사와 평화, 환경의 가치를 배우는 캠프에 함께한다.  / 광주시 남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구청장 김병내) 청소년들과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지방자치단체 청소년들이 역사와 평화, 환경의 가치를 배우는 캠프에 함께한다. / 광주시 남구

교과서 속에 박제된 활자로 통일과 평화를 암기하는 대신, 분단의 서늘한 바람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평화의 진짜 가치를 오감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다. 과거의 아픔을 넘어 미래의 희망을 노래할 아이들의 가슴 뛰는 2박 3일 여정이 가을 하늘 아래 화려한 막을 올린다.

◆ 전국 7개 지자체 연합, 미래 세대를 위한 특별한 크로스오버

2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구청장 김병내)에 따르면, 남구 관내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으로 구성된 30명의 학생이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하고 (사)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 청소년 역사‧평화‧환경 캠프’에 전격 합류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의 경계를 완전히 허문 매머드급 연합 행사다. 남구를 필두로 경기도 광명·안양, 서울 은평·노원·성동, 그리고 개최지인 강원 고성까지 전국 7개 지자체의 미래 세대들이 총출동한다. 캠프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그리고 11월 5일부터 7일까지 두 차례로 나뉘어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진행된다. 특히 남구의 아이들은 1차 시기인 29일에 합류해 서울 은평구, 노원구 친구들과 2박 3일간의 뜨거운 우정을 나눌 예정이다.

◆ 아픈 역사의 숨결을 걷고, 푸른 바다를 끌어안다

캠프의 첫날은 ‘상처 입은 한반도, 자연도 사람도 아프다’라는 묵직한 테마로 문을 연다. 학생들은 민족의 비극을 묵묵히 지켜본 최북단 사찰 건봉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왕곡마을 등 역사의 흔적이 짙게 밴 현장을 누비며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탁 트인 동해안 해변이다. 아이들은 거친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해양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는 '플로깅(Plogging)' 활동에 돌입한다. 남북의 정치적 긴장만큼이나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자연 생태계의 민낯을 마주하며, 환경 보호라는 지구촌 공통의 과제를 몸소 실천하는 시간이다. 해가 지면 처음 만난 타지역 친구들과 서먹함을 허물고 하나가 되는 신나는 레크리에이션도 준비되어 있다.

◆ 서늘한 철조망 앞에서 마주한 현실, DMZ 평화의 길 걷기

둘째 날은 이번 캠프의 가장 핵심적이고 압도적인 순간들로 채워진다. ‘지금도 계속되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라는 주제 아래, 아이들은 DMZ 박물관과 통일전망대, 그리고 6·25전쟁 체험관을 차례로 방문한다.

망원경 너머로 닿을 듯 닿지 않는 북녘땅을 바라보고,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담긴 전시물들을 마주하며 아이들은 분단이 먼 옛날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서늘한 현실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인적이 끊긴 숲길을 따라 걷는 ‘DMZ 평화의 길’ 체험은 묘한 긴장감 속에서 평화가 얼마나 값비싸고 소중한 것인지를 어린 가슴 깊이 새겨넣는 짜릿하고도 숙연한 순간이 될 전망이다.

◆ 우리가 그리는 힙(Hip)한 내일, 숏폼으로 담아낸 2박 3일

모든 여정이 마무리되는 마지막 날, 아이들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미래, 평화의 시작은 이곳에서’라는 주제로 지난 2박 3일간의 치열했던 감정들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스마트폰과 친숙한 알파 세대답게, 각자 느낀 평화와 환경의 메시지를 트렌디한 ‘쇼츠(Shorts)’ 영상으로 제작해 함께 감상하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리뷰 시간이 마련된다.

남구청 관계자는 “스마트폰 액정 너머로 세상을 배우던 우리 아이들이 실제 분단의 현장에 서서 평화의 바람을 맞고, 생태계 보전을 직접 실천하는 이 모든 과정은 그 어떤 최고급 과외보다 값진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남구의 청소년들이 좁은 교실을 벗어나 건강한 역사의식을 가진 세계 시민으로 쑥쑥 자라날 수 있도록 다이내믹하고 혁신적인 체험 기회를 아낌없이 쏟아붓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