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기억 문화의 미래로" 제물포구, 배다리 축제 4000명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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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만들고 골목이 빛났다
인천 제물포구(구청장 김찬진) 배다리 골목이 역사와 책, 예술을 즐기려는 관람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지역 문화공간이 함께 참여한 ‘제4회 배다리 축제’에 이틀간 4000여 명이 찾으면서,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 주민 주도형 골목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재)제물포문화재단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금창동 배다리 일원에서 열린 제4회 배다리 축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골목을 읽고, 이야기를 걷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배다리의 역사와 인문학적 가치를 골목 곳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번 축제의 특징은 주민이 기획 단계부터 운영까지 직접 참여했다는 점이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축제 추진단은 모두 13차례 회의를 거쳐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운영했다. 외부에서 마련한 행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이 지역의 자원과 이야기를 발굴해 축제 콘텐츠로 풀어낸 것이다.
배다리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프로그램 가운데서는 창영초등학교 개교 130주년 기념 전시가 특히 주목받았다. ‘창영, 130년의 기억, 구교사의 문을 열다’ 전시에는 5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당초 모집 정원을 크게 웃도는 관람객이 찾으면서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았다.
관람객들은 문화재로 지정된 붉은 벽돌 교사를 둘러보며 창영초등학교가 간직한 역사적 의미를 살펴봤다. 이곳은 인천 3·1만세운동의 발원지이자 근대 교육의 현장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 건축물과 공간에 남은 흔적을 직접 마주하는 전시는 지역의 과거를 현재의 경험으로 연결하며 배다리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가 됐다.
배다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헌책방과 지역 문화공간도 축제에 힘을 보탰다. 아벨서점과 집현전 등 유서 깊은 헌책방을 비롯해 공방과 갤러리 등 10개 문화공간에서 전시와 북토크, 공예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지역 곳곳에 자리한 문화공간이 축제의 무대가 되면서 관람객들은 골목을 걸으며 책과 예술, 공예를 함께 경험했다.
지역 공예가들과 함께 마련한 체험 프로그램은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돼 조기 마감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첫날 창영 철로변 무대에서 열린 ‘배다리 인문학’과 ‘철길 음악회’도 가을밤의 정취를 더하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골목과 철길, 오래된 건물 등 지역의 공간적 특성을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축제의 개성을 살렸다는 평가다.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도 이어졌다. 축제 기간 음식 부스를 운영한 금창동 새마을부녀회는 판매 수익금 일부를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민들이 축제를 통해 수익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다시 나누기로 했다는 점에서 주민 주도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축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98.1%로 집계됐으며, 프로그램 흥미도와 추천 의향은 각각 96.2%, 재방문 의향은 97.1%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의 매력뿐 아니라 다시 찾고 주변에 추천할 만한 축제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만족도 수치는 조사에 참여한 관람객의 응답을 바탕으로 한 결과인 만큼, 향후 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문객의 의견을 꾸준히 살피는 과정도 필요하다.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은 주민과 문화공간 운영자들의 애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쉼을 전하는 축제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축제를 통해 확인한 역사·문화 자산과 주민 간 연대를 바탕으로 문화공간이 자생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