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과 의료진 10명이 인도서 이틀간 640여명 진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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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인도 인코센터 공동사업… 2024년에 이어 두 번째 봉사활동

한국 치과의사와 간호진이 인도 남부 시골 마을의 한 학교에서 이틀 동안 주민 640여 명의 치아를 돌봤다. 낯선 진료 환경 속에서도 의료진은 찾아온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나 진료했다.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공동으로 인도 첸나이 인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치과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제공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공동으로 인도 첸나이 인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치과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제공

사단법인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함께 인도 타밀나두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23일부터 24일까지 치과 의료봉사를 펼쳤다고 27일 밝혔다. 두 기관이 함께 의료봉사에 나선 건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봉사에는 박윤규 치과원장을 비롯해 간호진 등 한국에서 건너간 봉사자 1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틀 동안 약 640명의 현지 주민에게 치과 진료를 제공했다. 한국과는 사정이 다른 현지 진료 환경에서 의료진은 주민들의 구강 건강을 살피는 데 힘을 쏟았다.

박 원장은 "멀리 인도까지 와서 현지에서 진료를 진행하는 일이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도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치과 진료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주민일수록 받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2년 11월 펴낸 '세계 구강 건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45%인 35억명이 구강 질환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4분의 3가량이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 산다. 치료받지 못한 충치를 가진 사람은 25억명으로 추정된다. WHO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농촌 주민 등이 구강 질환의 부담을 더 크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강 질환 대부분은 예방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사람일수록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렵다는 게 WHO 설명이다. 치과에 가기 쉽지 않은 시골 마을 주민들에게 이틀간의 진료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봉사가 열린 티루반나말라이는 타밀나두주의 주도 첸나이에서 내륙으로 떨어진 지역이다. 아루나찰라 산과 시바 신을 모신 아루나찰레스와라르 사원이 있어 힌두교 순례지로 이름난 곳이기도 하다. 해마다 아루나찰라 산 정상에 큰 불을 밝히는 카르티가이 디팜 축제 때면 인도 각지에서 순례객이 몰려든다. 봉사단이 진료를 펼친 아난다푸람 학교는 이틀 동안 마을 주민들이 치과 진료를 받는 공간으로 쓰였다.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공동으로 인도 첸나이 인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치과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제공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공동으로 인도 첸나이 인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치과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제공

이번 봉사에는 인도 현지 복지단체도 힘을 보탰다. 인도 TVS 그룹의 사회공헌 조직인 스리니바산 서비스 트러스트(SST: Srinivasan Services Trust)가 후원에 참여했다. SST는 인도의 대표적 이륜차 제조사인 TVS모터컴퍼니의 사회공헌 조직으로 1996년부터 농촌 개발 활동을 해 왔다. 타밀나두와 카르나타카, 안드라프라데시, 히마찰프라데시, 마하라슈트라 등 5개 주의 수많은 마을에서 경제 개발과 환경, 사회·문화, 기반 시설, 보건, 교육 등 6개 분야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건 분야에서는 타밀나두와 카르나타카 등지에서 마을 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여성과 어린이의 빈혈·영양 문제 개선, 당뇨·고혈압 환자 관리 등 주민 건강을 챙겨 왔다. 시골 마을 주민의 삶을 가까이서 돌봐 온 단체가 이번 치과 봉사에도 손을 보탠 것이다.

함께 봉사를 꾸린 인코센터는 첸나이에 자리한 비영리 문화기관이다. 인도와 한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2006년 5월 설립돼 같은 해 11월 문을 열었다. TVS모터컴퍼니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주로 운영을 지원한다. 첸나이 인근에는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이 있어 한국 기업과 교민이 많이 모여 산다. 첸나이 한인회와 양국 기업들도 후원에 참여하고 있다. 인코센터는 요가·서예·태권도 같은 프로그램과 연극·음악·무용·영화 등 공연예술, 미술·공예 전시를 열며 현지에 한국 문화를 알려 왔다. 한국어 수업은 2007년 5월 시작했다. 2011년 세종학당재단과 양해각서를 맺은 뒤로는 첸나이 세종학당 역할도 맡고 있다.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주첸나이 한국총영사관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공동으로 인도 첸나이 인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치과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제공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인도 인코센터(InKo Centre)와 공동으로 인도 첸나이 인근 티루반나말라이 지역 아난다푸람 학교에서 치과 의료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제공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는 허숙 이사장이 이끄는 사단법인이다.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해 왔다. 작가들이 작품 활동만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미술품 거래 구조를 개선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국제문화 교류 증진과 한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회는 인도 미술계와도 일찍부터 교류해 왔다. 2017년 첸나이 국립 라릿칼라 아카데미에서 열린 비엔날레 때는 협회 이사장이 전시 총감독과 인터뷰 영상을 찍기도 했다. 협회는 2007년 시작된 유라시아부산국제아트페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4회 행사에는 인도 작가 특별관이 마련됐다. 개막식에는 인코센터를 이끄는 라티 자퍼 원장이 참석해 우랑갈랄 다스 주한인도대사의 축사를 대신 읽기도 했다.

1973년 수교한 한국과 인도는 2023년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와 인코센터는 미술 교류와 함께 의료봉사를 이어 가고 있다. 문화·예술에 머물던 양국 민간 교류의 폭을 현지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나눔으로 넓힌 것이다. 이번 봉사는 한국의 의료진과 양국의 국제교류 기관, 인도 현지 복지단체가 손을 맞잡아 이뤄졌다.

협회와 인코센터는 2024년 첫 공동 의료봉사에 이어 올해도 현지를 찾았다. 두 기관은 앞으로도 현지 주민을 위한 나눔 활동과 국제교류를 이어 갈 계획이다.

박 원장은 봉사의 자리를 마련해 준 협회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박 원장은 "뜻깊은 의료봉사 행사를 마련해 준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허 이사장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