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지키려 했다”…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서 뜻밖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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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 文 발언 언급…“정부 지키는 일이라 생각”
12·3 비상계엄에도 기존 입장 유지…“다른 선택의 여지 없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수사한 것은 정부를 지키기 위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당시 야당의 행태를 이유로 들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내놨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2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신문에서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수사와 사퇴 배경, 비상계엄 선포 경위 등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당시 수사·검찰총장 사퇴 배경 설명

윤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았을 당시 심경을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문 전 대통령이) 차담에서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얘기하셔서 고맙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사가 선출된 정부를 흔드는 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비리를 단호히 제거해 정부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문재인 정부 때 수석비서관 등에 대해 많은 사법 처리를 했는데, 그게 오히려 정부를 돕고 국민에게도 원칙대로 한다는 믿음을 준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날 당시 발언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사퇴하면서 “이 나라를 지탱한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변호인이 해당 발언의 의미를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입장에서 지금 세태에 대해 말하기 뭐 하지만, (지금과) 비슷했다고 보면 된다”며 “국회에서 다수결을 갖고 '민주가 법치에 우선한다'고 하는데 그때도 그런 게 많았다”고 말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도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추 전 장관이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한 일을 거론하며 “권력이 사유화된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을 갖고 더는 못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지휘권 배제 조치를 검찰총장직 사퇴 배경 중 하나로 설명한 것이다.

국가관 관련 질문 이어져…재판부가 일부 제지

이날 변호인 신문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국가관과 신념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변호인은 국가 권력과 개인의 자유에 관해 부친과 나눴던 대화, 법학 공부 당시 헌법 질서에 대한 생각,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읽은 경험 등을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여덟 차례 도전한 이유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항소 이유와 거리가 있으니 질문과 답변을 간단히 해달라”고 제지했다.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파괴해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특검의 주장이 그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신념 및 가치관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자유 사회를 무너뜨리는 행위는 자유 사회의 방식으로 대응해야지, 공산주의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자유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 없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서도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기관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당시 야당의 행태를 국민에게 알리려 했다는 입장이다. 계엄 선포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젠 정말 야당 행태에 대해 정치적으로 할 말 하면서 가야겠다, 이런 생각이었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지율 변화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하락했던 지지율이 네 번째 대국민 담화 이후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이 제게 상당히 공감해줬던 만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됐으면 방해를 덜 받고 국정운영을 할 수 있지 않았겠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