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중단 직후 터진 60조 투자…美 공장 추진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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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100조 원 돌파,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
미국 133조 규모 공장 신설 추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

SK하이닉스가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자회사 솔리다임을 통해 미국 현지에 최대 1000억 달러 규모의 낸드플래시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미국 상무부와 협의 중이다.

솔리다임 / 솔리다임
솔리다임 / 솔리다임

중국 다롄 공장으로의 장비 반입 승인을 지렛대 삼아 현지 공장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는 전략과 더불어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에 발맞춘 대규모 설비 확장 및 100조 원 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동시에 본격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8일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 104조 6155억 원, 영업이익 83조 3338억 원, 순이익 39조 775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80%, 순이익률은 38%에 달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32%, 38% 늘어났다. 분기 매출이 1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실적 발표 직후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오전 9시 54분 기준 전일 대비 5.52% 오른 141만 5000원에 거래되었으며 시가총액은 1032조 9162억 원을 기록했다. 재무구조 역시 가파르게 개선됐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말보다 26조 5000억 원 늘어난 114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고, 차입금은 2조 8000억 원 줄어든 15조 8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순현금 규모가 98조 7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호실적 발표와 맞물려 해외 생산 기지 확충을 둘러싼 대미 협상도 윤곽을 드러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은 미 상무부와 450억 달러(약 60조 원)를 투자해 미국 현지에 낸드플래시 제조 공장을 짓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장기적인 총투자 규모는 향후 1000억 달러(약 133조 원)에 육박할 수 있으며 뉴욕주 등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건설 착공 시점은 이르면 내년으로 거론된다.

솔리다임은 미국 현지 투자를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중국 다롄 낸드 공장에 필수 공정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의 허가를 요구했다. 다롄 공장의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매출을 확대해야 미국 현지 팹 건설에 필요한 천문학적 비용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논리로 미국 당국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 적용하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 특례를 철회하고 1년 단위의 연간 승인제로 전환했다. 이번 협의는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의 기업공개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시한 직후 가시화됐다. 솔리다임 측은 미 정부와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글로벌 전역의 잠재적 입지를 대상으로 낸드 팹 신설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액체 냉각 SSD / 솔리다임
액체 냉각 SSD / 솔리다임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에 발맞춰 본사의 주력 제품군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D램 영역에서는 6세대 초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 통로를 극대화한 인공지능 전용 특수 메모리) 출하가 본격화되었고, 서버용 고성능 DDR5 판매량이 급증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청주 M15X 팹의 가동률을 연말까지 최대로 끌어올려 4분기에는 HBM4가 기존 주력 제품인 HBM3E를 출하량과 매출 전 부문에서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321단 트리플레벨셀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4분기 중 국내 생산 설비 내 321단 공정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고대역폭 플래시 구조(HBF)와 시스템 최적화 설루션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산업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생산성 혁신과 매출 창출을 이끌어내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선단 공정의 기술적 난도 상승과 신규 팹 건설에 소요되는 절대적 시간을 고려할 때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업 및 개인용 AI가 성장을 주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포괄하는 물리적 인공지능 영역이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수요 가시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대형 계약 체결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를 포함한 14개 주요 핵심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을 맺었으며, 계약 기간을 기존 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협의도 진행 중이다. 확보된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를 웃돈다. 가격 합의 범위를 유연하게 설계해 장기 수익성을 방어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했다.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고자 내년 용인 1기 팹 가동을 기점으로 설비투자를 대폭 늘려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