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으면 나 불러라”…측근 구속 막아낸 '변호사 홍준표'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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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땐 반드시 단서 가지고 …허구의 망상 쫓는 수사 그만하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측근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인 신분으로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측근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인 신분으로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2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으로 자신의 옛 측근이 경찰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 자신 있거든 나를 불러 조사해 보고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다 .

홍 전 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 회계 담당자들은 선거비용 회계를 정산할 때 ‘털고’, ‘털자’는 속어를 쓰는데, 이는 예산을 짜거나 국회 예산 심의 때도 종종 사용되는 속어”라며 “경찰은 카카오톡에서 오간 이 속어를 가공거래로 오해하고 짜깁기 수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래 거래한 경우, 간혹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도 하지만, 생짜로 하는 가공거래는 있을 수 없다고 한다"며 "거듭 말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이나 밑에서 성실히 일한 직원들을 불러 영장치고 구속 위협하고 압박하는 그런 식의 수사는 더 하지 말고 자신 있거든 나를 불러 조사해 보고 마무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를 부를 때는 반드시 단서는 가지고 부르라”고 전제를 달았다.

그는 “이는 허구의 망상을 좇는 수사이며 그 사건은 2년 6개월이나 된 장기 미제사건”이라며 “있지도 않은 여론조사 대납사건 운운으로 사람 창피나 줄려는 못된 짓은 이제 그만하라”며 글을 맺었다.

앞서 전날 대구지법 손봉기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 전 시장 선거캠프의 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지출한 혐의를 받는 관계자 2명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선거용역업체 대표 박 모 씨와 당시 캠프 회계담당자 김 모 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내린 결정이다.

손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도망의 우려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에 관한 강제처분은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허용된다"며 "피의자의 실질적 방어권 보장 필요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및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씨와 김 씨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공모해 홍 전 시장 선거캠프의 정치자금 수천만 원을 부정하게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선이 끝난 뒤에는 허위 증빙서류 등을 이용해 작성한 회계보고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던 중 이들이 캠프 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지출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 의혹으로 고발된 홍 전 시장 등 4명을 수사하다 지난해 7월 사건을 특검에 넘겼고, 올해 3월 사건을 다시 넘겨받아 압수수색 등 수사를 이어왔다.

홍 전 시장은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날 두 사람의 변호인으로 직접 출석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가 지난 9월 25년 만에 변호사로 재등록한 뒤 처음 맡은 법정 변론이다.

홍 전 시장은 심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낙선한 경선 후보자 선거자금까지 탈탈 털어서 수사해 본들 무엇이 더 나오겠느냐"며 "참 표독스럽다"고 비판했다.

명 씨와 관련한 질문에는 "명태균은 묻지도 마라. 얼굴 한 번 본 게 전부"라며 "공소시효를 정지시키기 위해 마음대로 공범자라고 만들어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접 변론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내 직원이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경찰 수사에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경찰은 후속 수사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홍 전 시장에 대한 조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정치 편향 수사라는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각각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