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 176개 마켓, 코인은 그대로인데 호가창 사라진다…유로 거래쌍이 14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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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 176개 거래쌍을 합성 마켓으로 교체…11월 6일 신규 주문 중단
기존 주문은 이월 없이 삭제, 지정가에도 테이커 수수료 적용

도시 야경 속 모니터 앞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주화 곁에 놓인 손 — AI 자료 이미지
도시 야경 속 모니터 앞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주화 곁에 놓인 손 — AI 자료 이미지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암호화폐 거래쌍 176개를 합성(synthetic) 마켓으로 교체한다. 크라켄이 10월 27일(현지시각) 낸 공지에 따르면 대상 마켓은 11월 6일 14:00 UTC(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신규 주문을 받지 않는 '주문 취소 전용(cancel-only)' 모드로 바뀐다. 기존 주문은 새 마켓으로 넘어가지 않고 삭제된다. 합성 마켓에서는 지정가 주문에도 테이커 수수료가 붙는다.

11월 6일부터 9일까지, 일정은 이렇게 진행된다

공지가 밝힌 일정은 크게 세 단계다. 6일 14:00 UTC부터 대상 마켓에서 새 주문 제출이 막힌다. 6일부터 9일 사이에는 남은 주문이 취소되고 기존 마켓이 거래에서 제외된다. 대체 마켓은 9일 말까지 열릴 예정이다.

크립토티커(CryptoTicker)는 이 일정을 독일 시간으로 풀어 설명했다. 6일 금요일 오후 3시에 대상 거래쌍이 취소 전용 모드로 넘어가고, 9일 월요일 하루가 끝날 무렵 합성 대체 마켓이 열린다는 것이다. 크라켄 상태 공지 자체에는 이보다 늦은 11월 10일이 적혀 있다. 거래소 상태 페이지에는 작업이 예정된 점검 항목으로 올라 있다고 한다.

핵심은 기존 주문이 이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크립토티커에 따르면 크라켄은 도움말 문서에서 열려 있는 주문이 대체 마켓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미리 직접 취소하라는 취지다. 직접 취소하지 않으면 금요일과 월요일 사이 언제 지워질지 모르는 강제 취소를 맞게 된다.

노트북 화면의 가격 차트를 보며 키보드를 조작하는 손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노트북 화면의 가격 차트를 보며 키보드를 조작하는 손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코인은 그대로, 거래 방식만 달라진다

상장 폐지는 아니다. 크라켄은 대상 거래쌍의 기초 암호화폐를 플랫폼에서 계속 거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객 잔고와 마진 거래 마켓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사라지는 것은 고객이 걸어 둔 주문, 즉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겠다는 지시뿐이다.

바뀌는 것은 가격이 만들어지는 경로다. 기존 마켓은 거래쌍마다 자체 호가창(오더북)을 갖고 있다. 합성 마켓에는 호가창이 없고, 공통 통화를 공유하는 두 개의 기존 마켓을 거쳐 체결된다. 공통 통화는 대개 미국 달러다. 크라켄의 매칭 엔진이 두 거래를 동시에 처리한다.

보도가 든 예시는 솔라나와 도지코인의 교환이다. 이 거래는 SOL/USD와 DOGE/USD 마켓을 거쳐 이뤄지고, 크라켄은 이를 하나의 거래로 보고 수수료도 한 번만 매긴다. 크라켄은 켄타 프로(Kraken Pro)에서 이미 1만 개가 넘는 합성 거래쌍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대상 마켓도 이 체계에 합류한다고 설명했다.

수수료와 주문 방식은 어떻게 바뀌나

가장 큰 변화는 수수료다. 일반 호가창에서는 주문이 대기하면서 다른 거래자의 체결 상대가 되면 메이커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합성 마켓에서는 지정가 주문을 포함한 모든 거래에 테이커 수수료가 붙는다. 지정가 주문 자체는 계속 쓸 수 있다. 다만 기초 마켓에 고객이 정한 가격 또는 더 유리한 가격으로 충분한 유동성이 있을 때만 체결된다.

주문 기능도 줄어든다. 새 마켓은 부분 체결을 지원하지 않는다. 포스트온리(post-only, 호가창에 대기하는 주문만 허용하는 옵션) 주문과 주문 유효 기간(time-in-force) 설정도 쓸 수 없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 제한이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부분 체결된 포지션을 관리하거나, 호가창의 특정 지점에 주문을 유지하는 전략에 영향을 준다고 정리했다. 수수료 변화는 특히 활발한 트레이더와 시장조성자(유동성 공급자)의 비용을 키울 수 있다.

크라켄은 장점도 내세웠다. 더 깊은 기초 호가창을 활용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얕은 기존 마켓보다 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 거래를 직접 이어서 체결할 때 내는 수수료 두 건 대신 테이커 수수료 한 건만 낸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상은 유로 마켓 140개, 알트코인 중심

크라켄 도움말 문서의 전체 목록을 분석하면 대상 176개 중 140개가 유로 거래쌍이다. 나머지는 USDT 10개, USDC 6개, 영국 파운드 5개, 비트코인과 일본 엔 각 4개, 호주 달러 3개, 다이 2개, 이더리움과 EURC 각 1개다. 전체의 약 5분의 4가 유로 거래라는 뜻이다.

공지에 예시로 오른 거래쌍은 BTC/DAI, ETH/JPY, AAVE/BTC, ADA/AUD, SHIB/USDT 등이다. 유로 마켓 중에서는 CRO, IMX, YFI, ZRX, QTUM, GMX, STORJ, RPL, ENJ, OSMO, ORCA, JTO, LPT, METIS가 목록에 있고 AI·밈 분야의 신생 토큰도 다수 포함됐다. 이 가운데 가장 알려진 이름은 크로노스다. 비트코인캐시는 파운드·엔·호주 달러 마켓이, 시바이누는 USDT·USDC 마켓이 대상이다. 체인링크/엔 마켓도 목록에 있다.

주요 코인은 영향권 밖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도지코인의 유로 호가창은 그대로 유지된다. 대상은 대체로 2·3선 자산이다. 이들 마켓에는 하루 거래가 거의 성사되지 않는 날도 있어서 합성 방식이 오히려 체결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유로 마켓 이용자가 챙길 부분

합성 마켓에는 한계도 있다. 유로 가격이 코인과 달러, 달러와 유로의 두 환율을 거쳐 산출되므로 코인 가격이 그대로여도 유로·달러 환율이 움직이면 표시 가격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예전 지정가가 새 마켓에서 같은 조건이 되지 않으며, 크라켄이 주문을 이월하지 않고 삭제하는 것도 그래서다. 반대로 유로 호가창이 달러 호가창보다 얇은 경우가 많아, 소형 알트코인에는 달러 경유가 시장 깊이 면에서 이득일 수 있다.

대상 마켓은 유로·파운드·엔·호주 달러 등 법정화폐 마켓과 일부 코인·스테이블코인 마켓이다. 크라켄 앱에서 오픈 주문 목록을 열어 대상 거래쌍에 걸어 둔 주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실제 체감 비용은 새 마켓이 열린 뒤에 드러난다. 대체 마켓은 9일 말까지 열린다. 테이커 수수료 부과와 부분 체결 미지원이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상쇄할지는 실거래가 시작돼야 알 수 있다. 시장조성 전략을 쓰는 거래자는 6일 이전에 주문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