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카지노’ 제작사 전 대표 4개월째 행방불명… 15억 횡령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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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 잠적 후 4개월째 행방불명… 가족 실종 신고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를 제작한 유명 콘텐츠 제작사의 전 대표가 수개월째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행적 추적에 나섰다. 실종 직후 수십억 원대 횡령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도적인 잠적 및 도피 가능성과 범죄·사고 연루 가능성 등 모든 시나리오를 열어두고 수사가 전개되고 있다.

29일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사 아크미디어(현 씬앤스튜디오)의 전 대표 A 씨가 지난 7월 초부터 4개월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오랜 기간 귀가하지 않고 연락마저 닿지 않자 그의 가족은 관할 경찰서인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은 일산서부경찰서는 즉각 인근 방범용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 씨의 이동 동선을 추적하는 한편, 그의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포착된 기지국 위치를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단순 실종 사건으로 다뤄지던 상황은 실종 직후인 지난 7월 말 급변했다. A 씨가 거액의 횡령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이다. 지상파 PD 출신인 A 씨는 2019년 설립한 제작사를 이끌며 업계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로, 지난해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꾀하던 자동차 부품 업체 B 사의 사내이사로 영입됐다.
하지만 B 사 측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 씨가 회사 자금 15억 원을 횡령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횡령 피해액 15억 원은 해당 기업 자기자본의 1.14%에 달하는 규모다.
A 씨가 실종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경찰 수사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피의자 신분인 상태에서는 신용카드 사용 내역, 금융 계좌 거래 내역, 휴대전화 통화 기록 등 생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가족이라 하더라도 제3자에게 임의로 제공할 수 없다. 수사 기밀 유출 방지 및 개인정보 관련 규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족 측은 이전보다 수색 경과를 확인하는 데 제약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A 씨의 잠적이 횡령 사건에 대한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계획적 도주인지, 혹은 예기치 못한 불의의 사고나 범죄 피해를 당한 것인지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 실종과 고소 시점이 맞물려 있으나 두 사건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횡령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성동경찰서 측은 “A 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기 위해 신병 확보와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며 “실종 수사를 진행 중인 일산서부경찰서와도 공조해 관련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 씨가 대표직을 맡았던 제작사의 대표작인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는 2022년 시즌 1에 이어 2023년 시즌 2를 선보이며 대중의 큰 인기를 끈 범죄 액션 스릴러물이다. 필리핀에서 거물 카지노 사업가로 군림하던 주인공 차무식이 살인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되고 한국인 경찰(코리안 데스크)과 적대 세력의 포위망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암투와 배신을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