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대란 피했다…경기 버스 파업 철회, 오늘 정상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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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버스 노사 11시간 밤샘 협상 끝 극적 타결…4130대 정상 운행
준공영제·민영제 시급 3.2% 인상…서울 버스 동일임금은 추후 논의
경기도 버스 노사가 11시간 넘는 밤샘 협상 끝에 임금 및 단체협약에 합의하면서 30일 예고됐던 총파업이 철회됐다. 버스 4100여 대가 첫차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가면서 우려했던 수도권 출근길 교통 대란도 피하게 됐다.

30일 연합뉴스와 뉴스1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사용자 측은 이날 오전 2시 32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최종 조정회의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조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수원과 용인, 고양, 성남 등 경기도 내 29개 버스업체 소속 854개 노선, 4130대의 버스가 이날 첫차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광역버스 63개 노선, 942대도 포함돼 있다. 파업이 현실화했다면 경기도 전체 버스의 약 46%가 운행을 멈출 수 있었지만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운행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노사는 전날인 29일 오후 3시부터 협상에 들어갔으나 핵심 쟁점인 임금 인상 폭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당초 이날 자정까지였던 조정 시한을 사측 요청에 따라 다음 날인 30일 오전 3시까지 연장한 뒤에도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결국 조정 시한을 30분가량 남긴 오전 2시 32분께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며 합의점을 찾았다.
이번 협상에서 노사는 준공영제(공공관리제)와 민영제 노선 버스 기사의 시급을 각각 3.2%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임금 인상분을 소급 적용하면서 발생하는 차액은 내년 2월 말 지급한다.
당초 노조는 과거 노사정이 합의한 '2026년 1월 1일 서울 버스 동일임금 적용'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서울 버스 통상임금 소송 판결 결과 등을 반영해 준공영제 노선은 21.56%, 민영제 노선은 30%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민영제 노선에 대해서는 2027년부터 경기도 공공관리제 노선과 동일한 임금 수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반면 사측은 경기도의 재정 여건이 악화했다는 이유로 대폭적인 임금 인상에 난색을 보였다. 특히 민영제 노선에 대해서는 임금 동결을 주장했고 준공영제 노선의 구체적인 인상안도 제시하지 않아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막판 협상에서 노조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올해 임금 인상 요구 수준을 낮췄다. 대신 서울 버스와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측 및 경기도와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서울 버스 동일임금 적용 문제는 이번 협상에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 셈이다.
임금 외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합의도 이뤄졌다. 노사는 주 2일 휴일을 연속으로 부여하고 휴일이 적용되는 요일도 고정하기로 했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연간 무사고 운전자에게 유급 포상휴가 3일을 제공하는 제도도 시행한다.
노조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임금 격차 해소를 한 번에 이루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해 노조가 한발 물러섰다"며 "버스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다만 모든 사업장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일부 사업장은 노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노동위원회로부터 자율적인 협의와 사후 조정 등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경기지역 최대 버스업체인 KD운송그룹 소속 업체들은 별도로 자체 교섭을 진행해 이번 조정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앞서 노조는 지난 14일 사용자 측과 단체교섭이 최종 결렬됐다고 선언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23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 9420명 가운데 9001명이 참여했으며 투표자의 97.7%인 8792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가 높은 찬성률을 바탕으로 총파업을 예고하자 경기도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예비차 투입과 택시 집중 배차 등 비상수송대책을 준비했다. 그러나 첫차 운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합의가 이뤄지면서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은 피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도민의 일상과 안전한 출퇴근길을 지키기 위해 파업 없이 합의라는 결단을 내려준 노사 양측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