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로야구 삼성·KIA 경기서 벌어진 뜻밖의 해프닝…감독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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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승규, 7회 결승 적시타 터뜨린 뒤 세리머니하다 추가 진루 놓쳐
3루 코치 다급한 손짓에도 2루에 멈춰…박진만 감독도 웃으며 실수 지적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박승규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결승타를 터뜨리고도 선배들에게 커피를 사게 됐다. 결정적인 순간 적시타를 날린 기쁨에 세리머니를 하다가 추가 진루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다행히 팀이 승리하면서 아찔했던 주루 실수는 웃음 섞인 해프닝으로 끝났다.

박승규는 지난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삼성은 이날 KIA를 6-4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승부를 가른 장면은 7회 초에 나왔다. 양 팀이 4-4로 맞선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승규는 KIA 투수 조상우의 2구째 포크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우중간을 갈랐고, 2루 주자 이재현이 홈을 밟으면서 삼성이 5-4로 앞서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박승규가 2루에 도착해 삼성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두 팔을 흔들고 포효하는 사이 KIA 야수진의 중계 송구가 뒤로 빠진 것이다. 수비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승규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3루에 있던 이종욱 주루코치가 뛰면서 진루하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박승규의 시선은 더그아웃을 향해 있었다. 결국 그는 2루에 그대로 멈췄고 추가 진루 기회는 사라졌다.
자칫 아쉬움을 남길 수 있었던 실수는 후속 타자 구자욱이 해결했다. 구자욱이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박승규가 홈을 밟았고, 삼성은 6-4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 점수가 그대로 최종 결과가 되면서 박승규의 2루타는 결승타로 기록됐다.
경기 후 박승규는 "2루타를 쳐서 너무 기분이 좋다 보니 바로 세리머니를 했는데, 세리머니 도중 플레이가 이어졌다"며 "다음부터는 확실하게 플레이를 마무리하고 세리머니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의 반응도 유쾌했다. 박승규는 "형들이 장난으로 정신 차리라고 많이 말씀하셨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벌금을 내라고 하셔서 기분 좋게 커피를 쏠 생각"이라며 웃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역시 박승규의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주루 실수를 짚었다. 박 감독은 "걸어가도 3루에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승규도 플레이는 끝까지 해야겠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치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한 건데 젊은 선수에게는 그런 부분도 좋다고 본다"며 "다행히 구자욱이 적시타를 쳐줘서 넘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승규의 이번 실수는 평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1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단타와 3루타, 홈런을 기록한 박승규는 2루타만 추가하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네 번째 타석에서 장타를 날린 뒤 2루에 멈추지 않고 3루까지 달렸다. 개인 기록보다 팀의 추가 득점 기회를 우선한 것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박승규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1차전에서는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의 공에 헬멧을 맞고도 경기를 계속 뛰며 도루와 득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3차전에서는 팀 승리를 결정짓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날 박승규는 결승타의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오늘의 타격감 상'도 받았다. 상금은 100만 원이며 부상으로 과자도 받았다.
하지만 박승규는 개인 수상보다 팀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대한 욕심은 없다며 "내 역할만 잘 수행하겠다는 생각뿐이다. 뒤에 좋은 형들이 많기 때문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욱과 최형우, 강민호, 류지혁 등 베테랑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선배들이 후회 없이 과감하게 경기하라고 격려해 준 덕분에 중요한 순간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승규는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말에 "감독님의 미소가 가장 보고 싶다. 감독님을 미소 짓게 해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30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삼성이 승리하면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KIA가 이기면 승부는 최종 5차전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