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층에 매달려 "살려주세요"… 곧장 뛰어가 맨손으로 구한 남성의 놀라운 정체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이삿짐 나르던 중 극적 구조…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
아파트 14층 높이에서 추락할 위기에 놓인 작업자를 맨손으로 구조한 몽골인 노동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위험에 처한 남성을 구한 주인공은 한국 생활 7년 차인 바트바야르 잔단바트 씨다.
14층 외벽에서 끊어진 안전띠… 구조 요청 듣고 달려가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하던 남성 A 씨는 안전띠가 끊어지면서 14층 높이에 매달렸다. 지상으로 추락할 위험에 놓인 A 씨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마침 맞은편 아파트에서 이삿짐을 옮기던 잔단바트 씨가 A 씨의 구조 요청을 들었다. "살려주세요!"라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는 건물 외벽에 매달린 남성을 발견했다.
잔단바트 씨는 곧바로 하던 일을 멈추고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로 뛰어갔다. 건물 밖에서는 A 씨에게 접근할 수 없어 아파트 내부로 들어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처음에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여러 차례 도움을 청한 끝에 한 주민이 문을 열어줬고, 잔단바트 씨는 곧장 베란다로 향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잔단바트 씨는 "제가 빨리 도와주지 않으면 그분이 정말 떨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행동에 대해 이삿짐센터 대표는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119에 신고하고 말 텐데, 작업하다 맞은편에 사람이 매달린 걸 보고 쫓아가서 구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를 믿어주세요"… 맨손으로 붙잡아 베란다로 구조
베란다에 도착한 잔단바트 씨는 외벽에 매달린 A 씨를 향해 손을 뻗었다. 가까스로 한 손으로 붙잡았지만 성인 남성의 몸을 안쪽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A 씨의 왼손이 에어컨 실외기에 걸려 있어 제대로 붙잡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높은 곳에 매달린 A 씨는 극도의 공포로 손에 힘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잔단바트 씨는 "그분의 왼손이 실외기에 걸려서 잡을 수가 없었다"며 "그 사람도 진짜 무서워해서 손에 힘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을 놓치면 A 씨가 그대로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잔단바트 씨는 A 씨를 붙잡은 상태에서 계속 말을 건네며 안심시키려 했다.
그는 서툰 한국어로 "저를 믿어주세요. 내가 잡아서 올려줄게요"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A 씨가 떨어지지 않도록 버티면서 구조를 이어간 잔단바트 씨는 결국 그를 베란다 안쪽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사고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나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목숨을 건진 A 씨는 자신을 구조해 준 잔단바트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고 1년 가까이 지나 알려진 선행… 직장에서는 팀장으로 근무
잔단바트 씨의 구조 활동은 사고 발생 후 1년 가까이 지나서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최근 한 제보자가 당시 구조 상황과 잔단바트 씨의 행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취지로 연합뉴스에 연락하면서 사연이 공개됐다.
현재 잔단바트 씨는 이삿짐센터에서 팀장을 맡아 일하고 있으며, 함께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인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삿짐센터 대표는 "잔단바트 씨는 팀장으로 일하면서 같이 일하는 외국인, 한국인과 잘 어울린다"며 "성실하고 친절하고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돌아본 잔단바트 씨는 "한국 사람이든 몽골 사람이든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며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본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