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전 부대표, 하이브 '기밀' 빼돌렸나… 벌금 500만 원 약식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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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하이브 핵심 영업비밀 침해 혐의 적용… 서면 심리로 벌금형 청구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L 전 부대표가 모회사인 하이브의 비공개 기밀 자료를 무단으로 내려받은 혐의로 검찰에 약식기소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은 지난 15일 L 전 부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 처분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에 넘기는 대신 서면 심리를 통해 벌금형이나 과료 등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L 전 부대표는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의 비공개 재무 정보 총 51건을 정당한 권한 없이 무단 다운로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정당한 접근 권한이 없거나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 통신망에 보관·처리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L 전 부대표는 민 전 대표의 대표적인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9년 하이브에 입사해 재무 부서에서 근무하며 사내 재무 및 회계 실무를 담당해 왔다. 이후 2024년 2월경 민 전 대표의 직접적인 제안을 받고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로 적을 옮겨 부대표 직함을 맡았다.
수사 결과 L 전 부대표는 어도어로 자리를 옮기면서 하이브 본사 및 타 레이블의 업무 자료에 대한 정당한 접근 권한을 공식적으로 상실했음에도 하이브 사내 업무 폴더에 무단 접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접속 후 사내 핵심 영업비밀로 분류되는 재무 및 회계 관련 문서 다수를 불법으로 내려받은 정황이 파악됐다.
그가 무단으로 내려받은 자료들 가운데는 하이브의 전략적 자산에 해당하는 '8개 권역별 아티스트 수익'을 비롯해 다른 산하 레이블들의 '결산잔액명세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료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운영과 아티스트 활동 전략, 손익 배분 구조 전반이 고스란히 담긴 민감한 대외비 문서로 철저한 보안 유지가 필수인 핵심 영업비밀에 해당한다.
L 전 부대표의 정보 유출 정황은 어도어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L 전 부대표는 어도어로 공식 이직하기 이전 하이브 재무 부서에 재직하던 당시에도 민 전 대표에게 하이브 산하 주요 레이블의 재무 정보를 무단으로 전달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특수 관계는 양측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하이브와 민 전 대표 간 주주 간 계약 관련 소송 과정에서는 민 전 대표가 L 전 부대표에게 약 20억 원 상당에 달하는 어도어 주식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던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선 민 전 대표는 과거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공채 직원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소녀시대, 샤이니(SHINee), 에프엑스(f(x)), 엑소(EXO), 레드벨벳(Red Velvet), 엔시티(NCT) 등 SM 주요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콘셉트를 전담 지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9년 이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발매된 수많은 음반의 비주얼 콘셉트와 앨범 아트는 대부분 그의 기획을 거쳤다.
민 전 대표는 소녀시대의 그룹명이 확정되자마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에게 직접 제작한 이미지 맵을 제시하며 '어떤 콘셉트의 소녀여야 하는지'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점차 자신의 작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 그는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비주얼 디렉터라는 직함을 부여받았다.
2002년 입사 초기 당시만 해도 20대 중반의 평범한 신입사원이었던 민 전 대표는 2009년 아티스트 콘셉트 총괄을 본격화하며 입지를 다졌다. 샤이니와 에프엑스가 시장에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고 특히 2013년 에프엑스의 정규 2집 앨범 '핑크 테이프(Pink Tape)'의 아트필름을 기획·제작하면서 SM 팬덤을 넘어 대중 및 문화계 전반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