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삐 소리 난다고 '배터리' 빼지 마세요, 화재 감지기가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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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지기는 배터리만 갈면 끝이 아니다. 월 1회 테스트와 본체 연한까지 챙기는 점검 루틴을 정리했다.
삐 소리가 난다고 배터리를 빼면 경보 기능도 사라진다.

난방을 켜고 창문을 닫은 채 지내는 날이 늘었지만, 천장에 붙은 화재감지기를 올려다보는 일은 드물다. 밤중에 짧게 삐 소리가 나다 멎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고, 배터리만 갈면 끝난다고 여기는 집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감지기는 배터리, 작동 여부, 본체 수명을 따로 챙겨야 하는 장치다. 이 세 가지를 달력 위의 루틴으로 묶어 두면 점검은 몇 분이면 끝난다.
배터리 교체만으로는 감지기가 살아 있는지 알 수 없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는 감지기마다 제조사 안내대로 테스트 버튼을 눌러 보고, 침실과 욕실에서도 들릴 만큼 소리가 충분히 큰지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이 점검을 가정의 월 1회 루틴으로 삼으라는 것이 협회의 권고다. 새 배터리를 넣었더라도 버튼을 눌러 소리가 나는지 보기 전에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점검 항목은 셋이다. 매달 한 번 작동 테스트를 하고, 저전압 경고음(배터리가 약해졌다고 알리는 삐 소리)이 시작되거나 모델이 정한 주기가 되면 배터리를 바꾸고, 본체는 제조사가 정한 사용 연한에 맞춰 통째로 교체한다. 셋 중 하나만 챙기면 나머지 둘이 구멍으로 남는다.

테스트 버튼은 매달 한 번, 침실에서 들리는지까지 확인한다
방법은 단순하다. 감지기 본체의 테스트 버튼을 제조사 설명서에 적힌 방식대로 누르고, 경보음이 울리는지 본다. 혼자 사는 집이라면 버튼을 누른 채 침실 쪽으로 걸어가 소리가 어디까지 들리는지 가늠해 보고, 가족이 있다면 한 사람은 버튼을 누르고 다른 한 사람은 침실과 욕실에서 소리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잘 때 방문을 닫는 집이라면 문을 닫은 상태에서도 들리는지 한 번 시험해 볼 만하다.
버튼을 눌러도 소리가 나지 않으면 배터리를 먼저 바꾸고, 그래도 울리지 않으면 본체를 바꿔야 한다. 불이 났을 때는 작동하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즉시 교체해야 한다. 소리가 나는지 확인하겠다며 종이를 태우거나 센서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법도 쓰지 않는다. 연기 감지 부위에 화학물질이 닿으면 센서가 상할 수 있고, 불씨를 다루는 일 자체가 위험하다.
삐 소리가 성가셔도 배터리를 빼 두면 안 된다
저전압 경고음은 한밤중에 유독 크게 들려 배터리를 아예 빼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배터리를 빼면 소리와 함께 경보 기능도 사라진다. 경고음이 시작됐다면 그 자리에서 새 배터리로 바꾸는 것이 정답이다. 교체형 배터리를 쓰는 모델이라면 같은 규격의 여분을 따로 넣어 두면 한밤중 소동을 줄일 수 있다.
모든 감지기가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방식은 아니다. 밀봉형 장수명 배터리를 쓰는 모델은 배터리 수명이 끝나면 본체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 여분 배터리는 교체형 모델일 때만 챙기면 된다. 어떤 방식인지는 본체 표기와 설명서로 확인한다.
주방 근처 감지기가 요리 때마다 울린다면 레인지후드를 켜고 창을 열어 연기와 수증기를 먼저 내보낸다. 그래도 반복된다면 설치 장소에 맞게 만들어진 인증 제품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본다. 어느 쪽이든 필요한 감지 기능을 꺼 두는 선택은 하지 않는다.

먼지와 스티커가 센서 구멍을 막지 않게 관리한다
감지기 겉면의 틈새에 먼지가 쌓이면 연기가 센서에 닿는 길이 좁아진다. 부드러운 솔을 쓰면서 외부 구멍의 먼지를 청소기로 가볍게 빨아들이면 충분하다. 천장 작업이라 사다리를 쓰게 되니 발밑이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하고, 높은 곳이 부담스러우면 다른 가족이 사다리를 잡아 주는 편이 안전하다.
감지기 주변에 페인트를 덧칠하거나 스티커를 붙이거나 장식을 달아 두는 것도 피한다. 이사 후 도배나 도장을 하면서 감지기를 가리고 그대로 둔 채 잊는 경우가 있으니, 도배 뒤에 구멍이 막히지 않았는지 한 번 올려다보자.

본체는 약 10년이 지나면 배터리와 무관하게 바꾼다
감지기는 제조사가 정한 사용 연한에 맞춰 교체해야 하며, 많은 연기감지기의 사용 연한은 대략 10년 안팎이다. 모델마다 연한이 다르므로 기준은 설명서와 제품 표기다. 연한이 남았더라도 본체가 손상됐거나 누렇게 변색됐거나 부식됐거나 믿기 어려운 동작을 보인다면 바로 바꾼다.
오래된 집일수록 감지기가 언제 달렸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점검하면서 본체 표기를 확인해 설치 시기를 기록해 두면 다음 교체 시기를 따지기 쉽다. 배터리를 새로 갈아 넣었다는 이유로 낡은 본체까지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 집 감지기가 어떤 종류인지부터 확인한다
미국소방청(USFA)은 연기감지기를 이온화식과 광전식(빛의 산란으로 연기를 잡는 방식) 두 종류로 나눈다. 두 방식은 서로 다른 유형의 화재를 감지하고, 어떤 화재가 날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침실이 있는 모든 집에 두 방식을 함께 두거나 두 센서를 모두 갖춘 복합형을 권한다. 하나가 울리면 모두 울리도록 서로 연동되는 제품을 고르라는 안내도 덧붙였다. 청각이 약한 가족을 위해 섬광등이나 진동으로 알리는 제품도 있다.
다만 이는 미국 기준이며 국내 설치 환경과 다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소방청이 주택용 소방시설로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안내한다. 아파트는 단지마다 소방설비 구성이 달라 세대 천장의 감지기가 단독형인지 건물 설비와 연결된 것인지가 갈린다. 점검 전에 제품 표기와 설명서를 보고, 건물 설비와 연결된 감지기라면 관리사무소에 문의해야 한다. 감지기는 층마다, 잠자는 공간 가까이에 두는 것이 기본이다. 복층이나 방이 여러 개인 집이라면 침실 앞 복도에 감지기가 있는지도 같이 본다.

점검일은 달력에 적고, 울리면 짐을 챙기지 않고 나간다
점검은 날짜를 정해 두어야 이어진다. 매달 첫 주말처럼 기억하기 쉬운 날을 정해 달력에 테스트 날짜를 적고, 배터리를 바꾼 날과 본체 설치 시기도 같은 곳에 남겨 두자. 날짜가 쌓이면 배터리 교체 시기와 본체 연한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족 모두가 경보음이 어떤 소리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월 1회 테스트는 아이들에게 그 소리를 익히게 하는 시간도 된다. 감지기가 실제로 울렸다면 소지품을 챙기느라 멈추지 말고 곧바로 밖으로 나가야 한다. 지갑과 휴대전화는 대피한 뒤에 찾아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