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역 피습 피해자 남편이 올린 글…누리꾼들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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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아내 의식 회복…2차 수술 앞두고 지정헌혈 절실” 호소
헌혈증 150여 장 기부에 12년 만의 헌혈까지…누리꾼들 온정 이어져
경기 고양시 원당역에서 동료 직원에게 흉기 공격을 당한 여성 역무원을 돕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피해자 남편의 간절한 지정헌혈 요청에 한 시민이 헌혈증 150여 장을 기부하고 12년 만에 헌혈에 나선 누리꾼까지 등장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식 되찾은 아내…남편 "2차 수술만 잘 이겨내면"
30일 뉴스1 등에 따르면 피해 역무원의 남편 A 씨는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정헌혈 부탁드립니다. 선생님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기적적으로 와이프 의식이 많이 좋아져서 이따 오후 5시쯤 2차 수술을 받으러 갈 것 같다"며 아내의 상태를 전했다. 이어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가 채우느라 지정헌혈을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2차 수술만 잘 이겨내면 와이프가 생명은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리고 염치불구하고 부탁드리겠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고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게시글에는 아내가 치료받고 있는 병원의 지정헌혈 안내문도 첨부했다.
헌혈증 150장 기부에 12년 만의 헌혈까지…시민들 온정

남편의 호소가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헌혈과 헌혈증 기부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수년 동안 모아온 헌혈증 150여장을 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에 전달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헌혈인데 오늘 정말로 누군가를 돕게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피해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직접 헌혈에 나선 누리꾼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지정헌혈 하고 왔어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헌혈 인증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헌혈 12년 만에 해본다. 마침 같은 혈액형이라 잘 됐다"며 "제가 사는 곳이 시골이라 헌혈의 집이 없어서 차 타고 광역시로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남편에게 힘을 내라며 아내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해당 글에는 "너무 멋있다", "좋은 일 하셨다", "복 받으시라" 등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다른 이용자들도 "바로 간다", "큰고비는 넘겼다니 다행이다", "아내분이 건강하게 쾌차하시길 바란다"며 힘을 보탰다. 일부는 복용 중인 약 때문에 헌혈에 참여하지 못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각 역사에 지정헌혈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앞서 지난 28일 낮 12시 31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하철 3호선 원당역 역무실에서 30대 남성 역무원 B 씨가 동료 여성 역무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목과 다리 등 신체 여러 부위를 찔려 크게 다쳤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 29일 새벽 의식을 회복했고, 같은 날 추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피해자가 "담배 냄새가 난다"고 혼잣말한 것을 듣고 화가 났으며, 이후 평소 복용하던 약을 과다 복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흉기를 휘두른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 씨는 평소 호신용으로 흉기 2점을 소지하고 다녔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사건 발생 전부터 B 씨와 함께 근무하는 데 두려움을 느껴 회사에 여러 차례 분리 조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와 함께 코레일 측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B 씨는 30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으며 범행 이유와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