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다니는 남자들에게 물어요, 이 정도 여자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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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에게 몇 번이나 물어봤는데 거절하더라”
한 여성이 친구의 소개팅을 주선하려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친구의 키와 학력, 연봉을 소개했다가 누리꾼들에게 쓴소리를 잔뜩 들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공무원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가 ‘2후3초 삼하닉 남자분들 이 정도 여자 소개팅 어때?’라는 제목의 글을 최근 블라인드에 올렸다. ‘2후3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삼하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A씨에 따르면 친오빠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가운데 한 곳에서 사무직으로 일한다. A씨는 요즘 오빠 회사가 주목받으면서 주변에서 소개팅을 주선해 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오빠에게 몇 번이나 동료를 소개해 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답은 거절이었다. 오빠는 "해줄 사람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친구가 별로여서 그러는 건지 그냥 귀찮아서 그러는 건지 알려 달라"며 "전자라면 나도 더 이상 말을 안 하겠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친구의 조건은 이랬다.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키는 158㎝다. 외모는 ‘평범~귀엽’이라고 적었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고 부모 노후 대비가 돼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에 다니며 연봉은 6000만원가량이다. 특이사항으로는 “외모를 많이 본다. 학벌은 상관없다고 한다. 하지만 생산직은 싫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SK하이닉스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키 작고 외모 평범하고 연봉도 특출난 건 아닌데 왜 본인은 외모 잘생기고 연봉 잘 받는 삼하를 원하느냐"며 "거꾸로 생각하면 받겠느냐"고 물었다.
A씨가 해명에 나서면서 불길은 더 커졌다. A씨는 "똑똑하고 나름 귀엽게 생기긴 했다"며 "본인은 SKY를 나왔지만 건국대 이런 곳 나온 사람도 괜찮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벌이 낮은 분들에게는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추후 육아 같은 면에서"라고 설명했다. 2세를 고려하면 학벌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 대목이 누리꾼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라인플러스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건국대를 학벌 낮다고 표현하는 게…"라며 "현실을 너무 모른다. 삼하닉에 건국대 미만도 많다"고 했다. 의사라고 밝힌 누리꾼은 "문과 SKY는 이과 서성한중경(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급"이라며 "학벌을 말할 거면 문과인지 이과인지 밝혀 달라"고 했다.
냉정한 '조건 분석'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SKY 나와서 스타트업이면 잘 풀린 케이스도 아니다”라며 "여자 눈에 ‘평범~귀엽’이면 못생겼다는 소리고 부모 노후 대비가 됐다는 건 지원은 못 해줄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엮이고 싶지 않아서 안 찾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 댓글을 본 A씨는 "고마워. 이해했어"라고 답했다.

연봉 6000만원을 두고도 말이 나왔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연봉 6000만원이면 흔한 대기업 신입 연봉"이라며 "대기업보다 안정성도 떨어지는 스타트업에서 6000만원 받는 여자를 왜 만나느냐. 그냥 흔한 대기업 여자 만나지"라고 했다. 우아한형제들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지금만큼 성과급을 안 받던 시절이었어도 안 됐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내 커플로 해도 한두 단계 점프할 수 있는데 우리가 왜 만나느냐"며 "외모라도 예쁘거나 돈이라도 많거나 직업이라도 좋아야 한다"라고 했다.
"외모를 많이 본다"는 조건이 결정타였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잘생긴 삼하남들은 그 안에서 다 팔린다"며 "괜찮게 생긴 삼하녀를 만나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NH농협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학벌, 직업, 경제력은 노력으로 극복이라도 가능한데 키와 외모는 선천적인 부분이라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다"고 했다.
입장을 바꿔 보라는 조언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애초에 158 삼하 평범녀가 스타트업 잘생남을 노려야 순리에 맞지 않느냐"며 "서로 직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차라리 학벌 콤플렉스 있는 잘생긴 고졸 생산직이 현실성이 높을 듯한데 그건 또 싫다니"라고 했다.
친오빠 입장을 헤아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사람 인연을 맺어주는 건 그 사람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사귀다가 잘못되면 본인이 껄끄러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어차피 말해줘도 안 바뀐다"며 "사이 틀어질 필요 없이 그냥 없다고 하고 안 해주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일부는 소개팅이 성사되지 않는 이유를 더 단순하게 봤다. SK하이닉스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삼닉 다니면서 연애 중이지 않은 남자가 없어서"라고 했다.
A씨 편에 선 댓글은 드물었다. 전직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나는 남자 동기들한테 저 정도로 주선을 많이 해주는데 다들 받아주더라"라고 했다. 다만 이 누리꾼도 "외벌이도 괜찮다는 친구들은 외모 보는 기준이 좀 높고 여자 외모를 덜 보는 친구들은 그만큼 따지는 게 많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이 "어떤 원수길래 친오빠를"이라고 하자 A씨는 "친오빠 동료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라며 "친오빠는 연애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 공무원은 "오빠는 무슨…. 자기 얘기지?"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