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배추 줄기는 칼로 '이것'을 눌러 보세요…속까지 고르게 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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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전이 겉만 타고 줄기가 설익는 이유는 줄기 두께에 있다.
칼등으로 눌러 펴고 중불에서 2~3분, 뒤집어 1~2분 부치는 법을 담았다.

김장철이 시작되면 냉장고 한쪽에 배추 잎이 남고, 이를 가장 손쉽게 쓰는 방법으로 배추전이 꼽힌다. 그런데 막상 팬에 올리면 얇은 잎 가장자리는 금세 거뭇해지는데 두툼한 흰 줄기는 설익은 채 남는 일이 흔하다. 반죽 농도부터 의심하기 쉽지만, 밀가루와 물을 1:1 정도의 부피비로 풀어 잎을 얇게 감쌀 만큼 농도를 맞추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출발점이다. 차이는 반죽 바깥, 배추 줄기를 다루는 방식에서 갈린다.
반죽이 아니라 줄기의 두께가 익는 속도를 가른다
배추 잎은 한 장 안에서도 두께가 크게 다르다. 가장자리의 푸른 잎은 종이처럼 얇고,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흰 줄기는 그 몇 배로 두툼하다. 같은 불에 같은 시간을 올려 두면 얇은 쪽은 먼저 익다 못해 타고, 두꺼운 쪽은 아직 단단한 상태로 남는다.
이때 반죽을 두껍게 입히거나 불을 올려 시간을 줄이려 하면 오히려 상황이 나빠진다. 센 불에서는 줄기가 부드러워지기도 전에 겉의 밀가루가 먼저 갈색으로 변한다. 결국 해법은 불이나 반죽이 아니라 잎의 두께 차이를 줄여 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칼등으로 흰 줄기를 살짝 눌러 펴면 잎 전체가 고르게 익는다
도마에 배추 잎을 펴 놓고 칼의 등으로 줄기를 따라 가볍게 누른다. 힘을 주어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줄기가 살짝 납작해질 정도로 눌러 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줄기가 평평해지면 팬에 닿는 면이 넓어지고, 잎 전체가 비슷한 두께로 익는다.
칼을 쓸 때는 날이 위나 몸 쪽을 향하지 않도록 날 반대쪽인 등이 잎에 닿게 쥐고, 도마가 미끄러지면 밑에 젖은 행주를 깔아 고정한다. 너무 세게 누르면 잎이 찢어져 반죽을 입히는 과정에서 모양이 흐트러지니 줄기의 두꺼운 부분만 한두 번 지나가는 정도로 멈춘다. 줄기가 유난히 굵은 겉잎일수록 이 작업의 효과가 크다.
씻은 잎은 물기를 닦아야 반죽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눌러 펴는 작업에 앞서 배추는 부드럽게 휘는 잎으로 고르고 깨끗이 헹궈 둔다. 잎이 뻣뻣해서 접히거나 갈라지는 겉잎은 팬에서 고르게 붙지 않으니 안쪽의 잘 휘는 잎을 먼저 쓴다. 헹군 뒤에는 키친타월이나 마른 면포로 눌러 물기를 닦아내야 한다. 표면에 물이 남아 있으면 반죽이 잎에 붙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린다.
반죽에는 소금을 한 꼬집만 넣는다. 레시피에 휴지 과정이 있다면 5~10분 정도 두어 밀가루에 물이 충분히 스며들게 한다. 반죽에 잎을 담글 때는 한 장씩 넣고 건져 올린 뒤 반죽이 뚝뚝 떨어져 나갈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여러 장을 한꺼번에 담그면 반죽이 두껍게 엉겨 붙어 줄기가 익기 전에 껍질처럼 굳는다.

줄기 쪽을 먼저 팬에 놓고 첫 면 2~3분, 뒤집어 1~2분이면 된다
팬에는 기름을 살짝만 두르고 중불로 달군다. 반죽을 입힌 잎은 줄기가 있는 쪽을 먼저 팬에 내려놓는다. 가장 늦게 익는 부분에 열을 먼저 주기 위해서다. 올려놓은 직후 뒤집개로 가볍게 눌러 잎 전체가 팬 바닥에 닿도록 해 준다.
첫 면은 약 2~3분 부쳐 아랫면이 옅은 황금빛이 될 때까지 둔다. 뒤집는 것은 한 번이면 충분하고, 뒤집은 뒤에는 약 1~2분만 더 익히면 된다. 자꾸 뒤집으면 반죽이 떨어져 나가고 기름을 더 먹기 때문에 한 면이 익을 때까지 손대지 않는 편이 낫다. 전체 부침 시간이 5분 안팎이라 한 장씩 부쳐 바로 상에 올리기에도 부담이 적다.

센 불은 줄기가 부드러워지기도 전에 밀가루를 태운다
배추전의 기본 원칙은 얇은 반죽과 적당한 불이다. 불이 세면 겉의 밀가루가 갈색으로 변하는 속도가 줄기가 부드러워지는 속도를 앞질러, 겉은 거뭇한데 씹으면 줄기가 아삭하게 걸리는 전이 나온다. 팬이 달궈졌다고 느껴지면 불을 키우지 말고 중불을 유지한 채 시간으로 익힌다.
기름이 튀는 것도 주의한다. 씻은 잎에 물기가 남은 채 뜨거운 팬에 닿으면 기름이 사방으로 튀어 손과 팔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팬에 놓을 때는 손을 높이 들지 말고 팬 가까이에서 몸 바깥쪽으로 눕히듯 내려놓으며, 조리 중에는 가스레인지 주변의 키친타월 같은 불에 닿기 쉬운 물건을 치워 둔다.
전은 싱겁게 부치고 간장 양념장으로 간을 맞춘다
반죽에 소금을 한 꼬집만 넣고 전 자체의 간은 약하게 유지하는 편이 배추의 단맛을 살린다. 간은 따로 낸 양념장으로 채운다. 간장에 식초를 섞고 참기름을 아주 조금 더하면 기름진 전의 맛을 가볍게 잡아 준다.
배추전은 부친 직후에 먹을 때 가장자리가 바삭하다. 한 번에 여러 장을 부쳐 쌓아 두기보다 팬에서 내린 순서대로 먹는 쪽이 식감이 좋다. 부치는 사이 다음 잎에 반죽을 입혀 두면 첫 장이 식기 전에 상에 올리는 속도를 맞출 수 있다.

남은 전은 빨리 식혀 뚜껑을 덮어 냉장하고 마른 팬에 데운다
부치고 남은 전은 김이 오르는 채로 용기에 담아 뚜껑을 닫지 않는다. 증기가 용기 안에서 물로 맺혀 눅눅해지고 상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먼저 접시에 펼쳐 빠르게 식힌 뒤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아 냉장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식중독 예방 수칙은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가정에서는 냉장식품을 5도 이하로 보관하라고 안내한다.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이내에 먹는 것이 기준이니 식탁에 오래 두었던 전은 냉장 대신 그날 안에 먹는 쪽으로 정리한다. 냉장한 전은 기름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에서 데우면 겉이 다시 바삭해지고 눅눅함이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