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듀오 사칭 사이트, 카드번호 안 물어도 사기…25% 할인·30분 타이머로 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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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사칭 사기 사이트 확산, 25% 할인·30분 타이머로 유인
카스퍼스키·트렌드마이크로 경고…연락처 수집부터 카드·기기 정보 탈취까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가 정식 판매에 들어가자 이를 미끼로 한 가짜 예약·판매 사이트가 잇따라 발견됐다. 보안업체 카스퍼스키(Kaspersky)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수의 사기 시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안업체 트렌드마이크로(Trend Micro)도 애플 예약 페이지를 사칭한 신규 사이트가 한꺼번에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할인과 선행 구매, 경품 이벤트를 앞세워 구매 희망자의 개인정보와 카드 정보를 노리는 방식이다.
25% 할인에 30분 타이머…카스퍼스키가 확인한 사이트
카스퍼스키가 확인한 영어 사이트 가운데 하나는 아이폰 듀오를 25% 할인해 준다고 내세웠다. 화면 디자인은 애플의 시각적 정체성을 그대로 따라 해 공식 판매처처럼 보이도록 꾸몄다. 여기에 할인 종료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카운트다운 타이머를 띄워 방문자가 충분히 따져 보기 전에 주문하도록 압박했다.
결제 단계의 구조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사이트는 연락처와 배송지 주소는 요구했지만 카드 정보는 곧바로 묻지 않았다. 대신 담당자가 나중에 연락해 배송과 결제 방식을 확정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카스퍼스키는 이런 구조가 금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기의 첫 단계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카드 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한 사이트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카스퍼스키의 입장이다. 이름·전화번호·이메일·배송지 같은 정보만 확보해도 범죄자는 구매 희망자와 접촉해 한층 그럴듯한 후속 사기를 설계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정보가 다른 공개 정보와 결합되면 사칭 연락의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다.

언어·통화 선택까지…포르투갈어권에선 왓츠앱으로 유도
카스퍼스키는 방문자가 언어와 통화를 직접 고를 수 있는 다국어 사기 사이트도 찾아냈다. 한 사이트는 아이폰 듀오의 여러 특징을 소개하며 예약 주문을 받았고 통화 옵션을 제공해 국제적으로 운영되는 쇼핑몰처럼 보이게 했다. 이 사이트는 구매를 마치면 애플 공식 사이트로 연결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포르투갈어 사용자를 겨냥한 사례도 있다. 한 사기 사이트는 제품 재고를 확인해 준다는 명목으로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게 했다. 목적은 구매 희망자를 사적인 메신저 대화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브라질 캠페인에 관한 카스퍼스키 보고서는 왓츠앱(WhatsApp) 채널로 피해자와 직접 접촉한 뒤 사기 계좌로 송금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퍼스키의 올가 알투호바(Olga Altukhova) 선임 웹 콘텐츠 분석가는 “플래그십 기기가 시장에 나오면 사기범들은 빠르게 움직인다. 기대감이 조급함을 만들고 조급함이 경계심을 낮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캠페인이 신뢰할 만하게 보이도록 설계된 뒤 확인이 어려운 비공개 대화로 대상을 끌어들인다고 설명했다. 고가 기기를 사려는 사람은 큰돈을 쓸 의향이 있어 개인정보나 결제 정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 더 매력적인 표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트렌드마이크로 “카드 정보 탈취·기기 정보 빼내는 코드도”
트렌드마이크로의 보고서를 인용한 미국 ABC7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 예약 페이지를 사칭한 신규 사이트가 파도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할인, 선행 구매, 경품을 내걸고 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이런 가짜 사이트가 여러 유형의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사이트는 휴대폰을 구매하려고 하면 신용카드 정보를 가로채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른 사이트에서는 기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는 코드가 발견됐다. 개인정보 입력 단계에서 끝나는 카스퍼스키 확인 사례와 달리 기기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기 수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카스퍼스키는 지난해 9월 아이폰 17 출시 때도 가짜 사이트와 가짜 복권, 제품 테스터 모집을 가장한 사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품절되기 전에 예약할 수 있다고 유인하거나 경품으로 스마트폰을 준다며 개인정보와 배송비·서비스 수수료를 요구하는 수법이 쓰였다.
구매 전 점검할 것…URL·타이머·메신저 연동 요청
ABC7뉴스는 소비자에게 먼저 애플 공식 사이트나 신뢰할 수 있는 판매처인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사이트가 진짜처럼 보여도 주소창의 URL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기 사이트는 카운트다운 타이머로 조급함을 부추겨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정보를 입력하게 만든다. 사이트가 메신저 앱과 연동을 요구하면 범죄자가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용자 행세로 메시지를 보내려는 신호이므로 왓츠앱 등 휴대폰의 다른 서비스 접근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카스퍼스키는 신제품을 공식 매장과 평판 있는 소매업체에서만 구매하라고 권했다. 개인정보를 입력하기 전에 웹 주소와 도메인 철자 변형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할인과 예약 제안은 피하고 사기 사이트를 탐지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을 쓰라는 조언도 내놓았다. 온라인 결제에는 가상 카드나 전용 결제 서비스를 고려할 수 있다.
금융 앱과 온라인 계정에는 다단계 인증을 설정하고 은행 거래 내역에서 승인하지 않은 거래가 없는지 정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알투호바 분석가는 비공식 할인, 예약, 재고 확인 서비스를 사기 가능성이 있는 경고 신호로 보라고 당부했다. 아이폰 듀오 예약은 애플 공식 채널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