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쪼개질 거다... 상당수 의원이 그쪽 당으로 옮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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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운동권 세력의 이 대통령 길들이기가 모든 싸움의 근원”
더불어민주당 내홍의 근원이 운동권 세력의 '이재명 대통령 길들이기'에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준일 시사평론가와 함께 출연한 ‘시사저널TV’ 유튜브 채널 대담에서 "운동권 세력의 이재명 길들이기, 그게 모든 싸움의 근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대담은 전날 올라다.

두 사람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민주당 의원 간 갈등,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론,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정 의원은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지난달 31일 출연해 김 대표 리더십과 관련해 “(취임) 100일 정도 되면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어떤 깃발을 들 건지, 그 깃발에 어떤 글씨를 쓸 건지 지금 하나하나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내년 1월까지 (합당)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취임 100일은 오는 24일이다.
김 평론가는 정 의원이 꺼낸 '깃발'이라는 단어에 무게를 뒀다. 그는 "깃발은 보통 신호를 보낼 때 들거나, 옛날 전쟁에서 진군할 때 드는 것"이라며 "깃발을 드는 순간부터 전쟁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정 의원이 말한 '판가름'의 기준을 정당 지지율로 봤다. 그는 "김 대표가 (지지율 목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당 대표를 바꿔야 한다면, 대통령도 지지율이 안 나오면 (대통령도) 탄핵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앞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대표직 재신임을 받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평론가는 "그건 선거 공약"이라며 "모든 사람이 선거 공약을 내고 지킬 때도 있고 못 지킬 때도 있다. 정 의원은 (대표일 때) 다 지켰느냐"고 꼬집었다.
김 평론가는 정 의원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시점을 내년 1월로 못 박은 데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조국혁신당을 당내로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권력 투쟁을 해 보겠다는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진다면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 자기가 다시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으로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 일도 제대로 안 했는데 노골적으로 당 대표 지위를 흔들겠다, 권력 투쟁을 하겠다는 것에 놀랐다"며 "못하는 건 못하는 대로 지적할 수 있지만 이건 납득하기 힘들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과 정 의원의 발언을 하나로 묶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앞서 같은 채널에 출연해 조국혁신당을 '민주진보 진영의 구명정'에 빗댔다. 김 평론가는 "유시민 작가는 유시민 작가대로, 정 의원은 정 의원대로 얘기했지만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구명정이고 노아의 방주인데 이쪽을 (당으로) 들이겠다는 것"이라며 "배를 계속 부딪치는 선장은 놔두고 방주에 있는 사람들을 들여 선장을 갈아 치우겠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그는 "당원들이 여기에 얼마나 동조할지는 모르겠다"며 "당이 시끄럽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독립운동'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유 작가를 둘러싼 당내 논란과 관련해 "독립운동하던 분들도 하나의 노선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본인들이 지금 집권당이다. 야당도 아니다"라며 "집권당이 누구를 상대로 독립운동을 한다는 건지, 국민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그는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분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는 "요즘 민주당을 보면서 제일 궁금한 게 이 당이 그냥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며 "결국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두 개로 쪼개져서 민주당에 있던 사람들 상당수가 조국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합당이 잘될 것 같지 않고, 된다 하더라도 그대로 유지될지 의문"이라며 "민주당은 누가 이기든 패배하는 정당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정 의원이나 유 작가가 얘기한 대로 강성 지지자들의 힘을 얻어 당권을 뒤집어 버리면, 그 순간 이 통령은 식물 대통령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자기 당에서 자기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다 반대하고 측근들을 전부 유폐시켜 버리면 거의 식물 대통령"이라고 했다. 반대로 김 대표와 이 대통령 쪽 '뉴이재명' 세력이 이길 경우에 대해서는 "그쪽 분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제가 보기엔 뛰쳐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런 갈등이 민주당의 오래된 내부 모순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그는 "민주당은 사실 김대중계 호남과 운동권 정당의 결합"이라며 "두 세력이 결합해 근근이 끌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열린우리당 때 한 번 깨졌다가 다시 붙었는데, 이번에 그게 다시 깨지려는 조짐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도 대담 소재에 올랐다. 민주당은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를 3일 의원총회에서 보고할 예정이었다. 김 평론가는 "이건 빨리 정리하고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 게 좋다"며 "김 대표 본인을 위해서든, 민주당을 위해서든, 나라를 위해서든 길게 끌어서 이득 될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국면에서 약을 좀 세게 팔았다"며 "뭔가 굉장한 게 있는 것처럼 했지만, 내부 조사로 확인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이 문제를 정치 개혁 의제로 끌어올리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행법상 이중 당적을 가지면 처벌받게 돼 있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 사문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가 국민의힘에는 없겠느냐. 거기에도 다 들어가 있다"며 "이런 걸 솎아낼 수 있도록 정당 개혁, 정치 개혁 쪽으로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주도하는 이슈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 만들고 계속 끌려가거나 방어적으로 대응한다"며 "민생이 중요하지만 민생은 갑자기 티가 나지 않는다.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로 김민석의 브랜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발표 내용에 따라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별 내용 없이 발표하면 역풍이 엄청나게 불 것"이라며 "‘그동안 당을 이렇게 뒤집어 놓고 한 게 뭐냐’, ‘이걸 갖고 당 대표 경선 때부터 난리를 쳤느냐’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아무것도 없는데 어영부영 '이건 좀 과했다'는 식으로 나오면 그 순간 김 대표는 집중포화를 받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김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조사 결과 보고 대신 사과를 택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조사 결과, (반명·분열주의·신천지의) 3자 비밀연합의 증거는 없었다"며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 입은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즉각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숨어서 죄송하다고 할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나와 당원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반발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8.1%로 나타났다. 2024년 11월 첫째 주 9.0% 이후 약 2년 만의 최고치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8.3%였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민주당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합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평론가는 이에 대해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조국혁신당과 합당은 안 됩니다'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합당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하더라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내년 1월에 할 것이냐 더 뒤에 할 것이냐, 열린민주당처럼 흡수하는 방식이냐 당 대 당 통합이냐 여러 이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다 진짜 오랜만에 4당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 진보와 보수가 다 두 개씩 쪼개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갈등의 출발점을 묻는 질문에 김 평론가는 "확실한 건 이 대통령은 강경파로 불리는 검찰 개혁 지상주의자들과 같이 갈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언제까지 검찰 개혁 얘기를 하며 계속 새로운 숙주를 찾는다"며 "독립운동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트로츠키의 영구 혁명론처럼 영구 개혁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은 총선 공천권 싸움이자 지분 싸움"이라며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중도·실용 노선이 중심이 될 거냐, 구민주당 검찰 개혁파가 주도권을 잡을 거냐의 싸움이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지점에서 운동권 세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운동권 세력의 이재명 길들이기, 그게 모든 싸움의 근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죄송하지만 과거 문재인 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은 그냥 운동권 세력이 얹혀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옛날 전대협 시절 운동권도 총학생회장은 얼굴만 내세우고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문재인 청와대가 그렇게 움직였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향수가 이 사람들한테 계속 남아 있다"며 “'우리가 밀어줘서 당신이 된 거지, 당신이 자력으로 했으면 뭐가 됐겠어'라고 생각하니 당선 뒤엔 자기들 말을 듣고 대접을 해 줬어야 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슨 소리야, 난 뉴이재명으로 내 길을 갈래' 하니 거기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라며 "겉으로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권력과 노선 다툼이라 해소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보수 진영이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적이 분열하면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오세훈 서울시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의원 간 의견이 잘 일치되지 않는다. 서로 눈치 보느라 무엇이 옳은지 답을 안 하니 기회가 상당히 사라지는 아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공원에 가서 북 치면서 계속 부정선거 얘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유권자들도 '이쪽도 개판인데 저쪽을 보니 더 개판이네' 하면서 마음 갈 곳을 잃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