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미만은 영상 추천도 안 뜬다?"…이재명 정부, SNS 사용에 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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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 부모 동의로 예외 허용
청소년 계정 맞춤형 추천·무한 스크롤 기능 제한 추진
정부가 만 14세 미만 어린이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19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SNS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일부 기능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의 SNS 이용 문제에 대한 신속한 논의를 주문하면서 정부 차원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검토 대상에는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 제한과 이용자 연령 확인 의무화, 청소년 계정의 맞춤형 영상 추천 및 무한 스크롤 기능 제한 등이 포함됐다. 다만 부모가 동의하면 어린이도 SNS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보호와 인터넷 이용 권리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를 이용하는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장시간 이용과 과몰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단순히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나이를 제한하는 것뿐 아니라 이용자가 오랫동안 화면을 보도록 만드는 서비스 기능에도 규제가 필요한지 살펴보고 있다. 다만 현재는 구체적인 규제 내용을 논의하는 단계로, 청소년의 SNS 가입이 당장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14세 미만 가입 제한…부모 동의하면 허용 검토
정부가 우선 검토하는 방안은 만 14세 미만 어린이의 SNS 가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일정 연령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은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 정보통신망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률이다. 정부는 이 법을 개정해 SNS 사업자가 이용자의 나이를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예를 들어 만 12세 어린이가 SNS 계정을 만들려고 한다면 가입 과정에서 나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정 연령에 미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가입을 제한하고, 필요한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아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부모가 동의하면 만 14세 미만이라도 SNS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는 것이다. 이는 어린이의 무분별한 SNS 이용을 줄이면서도 가정에서 자녀의 이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방안이다.
다만 가입 연령을 제한하려면 실제 나이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현재 일부 온라인 서비스는 이용자가 생년월일을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나이를 확인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제 나이와 다른 정보를 입력하면 제한을 피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가 보다 엄격한 연령 확인을 요구할 경우 휴대전화 인증 등 추가적인 확인 수단이 필요해질 수 있다.
연령 확인을 강화하는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발생한다. SNS에 가입하려는 모든 이용자가 나이를 증명해야 한다면 인증에 필요한 개인정보가 추가로 수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개인정보는 더욱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정부는 가입 제한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19세 미만은 영상 자동 추천·무한 스크롤 제한 검토
정부가 살펴보는 규제는 SNS 가입 연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SNS를 오래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일부 기능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맞춤형 추천 기능과 무한 스크롤이다. 정부는 이러한 기능을 청소년 계정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맞춤형 추천 기능은 이용자가 평소 어떤 게시물과 영상을 보는지 분석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자동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축구 영상을 자주 시청하는 사람에게는 축구 관련 영상이 계속 추천되고, 연예인 관련 게시물을 많이 보는 사람에게는 비슷한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새로운 영상과 게시물이 끊임없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틱톡의 추천 영상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이러한 기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무한 스크롤은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새로운 게시물이나 영상이 계속 나타나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인터넷 게시판처럼 다음 페이지를 누르지 않아도 콘텐츠가 자동으로 이어진다. 이용자가 언제 사용을 멈출지 결정하지 않으면 화면을 계속 넘기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보게 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러한 서비스 설계가 청소년의 SNS 이용 시간을 늘리고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학생이 잠들기 전 짧은 영상 하나만 보려고 SNS를 실행했다고 가정해 보자. 관심사에 맞는 영상이 계속 추천되고 화면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영상이 나타나면 예상보다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가 검토하는 기능 제한은 청소년이 SNS를 아예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동 추천과 연속적인 콘텐츠 제공 방식을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어떤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제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부모가 동의하면 일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청소년 계정에서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는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한하되, 부모의 선택에 따라 이용 범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플랫폼은 청소년 계정과 일반 성인 계정을 구분하고 각각 다른 서비스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적용된다면 SNS 사업자의 계정 관리와 서비스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 "신속하게 논의"…내년 상반기 대책 마련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청소년 SNS 이용 제한 문제에 대한 신속한 논의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여론조사에서 청소년 SNS 이용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약 80%가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청소년의 SNS 이용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정부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과 특정 연령이나 기능 제한에 동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내년 상반기까지 청소년 SNS 이용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하고 학부모, 청소년, 전문가, 플랫폼 사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규제 대상 연령과 제한할 기능, 부모 동의 방식 등을 놓고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소년 당사자의 의견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된다.
현재 국회에는 청소년 SNS 이용 제한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 9건이 계류 중이다. 계류 중이라는 것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심의나 의결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부는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국회의 관련 법안 논의도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규제가 시행되려면 법률 개정과 세부 시행 기준 마련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지난 7월 방송에 출연해 교육만으로 청소년 SNS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청소년도 자신의 권리를 가진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 이용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연령과 이용 환경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검토하는 부모 동의 예외와 기능별 제한 방안도 이러한 논의와 맞닿아 있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 실패 언급…SNS 규제는 다를까
이번 논의에서는 과거 시행됐던 게임 셧다운제도 다시 거론됐다. 김종철 위원장은 3일 국무회의에서 게임 셧다운제를 성급하게 도입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SNS 이용 문제도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특정 연령의 이용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심야 시간대에 인터넷 게임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던 제도다. 2011년 도입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이용을 제한했다. 청소년의 과도한 게임 이용을 막고 수면권을 보호한다는 목적이었지만 실효성과 기본권 침해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게임 이용 환경이 달라지고 규제 효과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2022년 폐지됐다.
게임 셧다운제와 이번 SNS 규제 논의에는 공통점이 있다. 청소년이 디지털 서비스를 과도하게 이용하지 않도록 정부가 일정한 제한을 두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SNS는 게임과 달리 친구와 연락하거나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사회적 의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SNS 이용을 제한할 경우 청소년의 일상적인 의사소통과 정보 접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SNS는 단순한 오락 서비스로만 보기 어렵다. 청소년은 SNS를 통해 친구와 소통하고 관심 분야의 정보를 얻으며 자신의 생각이나 창작물을 공유하기도 한다. 일부 학생에게는 학교 밖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거나 진로 정보를 찾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정부가 SNS 이용을 제한하면서 청소년의 정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해외 SNS는 어떻게 규제하나…우회 가입도 과제
실제 규제가 도입되더라도 해외 SNS 사업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남는다. 국내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 등은 해외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다. 국내 법률을 통해 연령 확인이나 특정 기능 제한을 의무화하더라도 사업자가 이를 실제로 이행하도록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에게 서로 다른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면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청소년이 나이를 속여 가입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생년월일을 허위로 입력하거나 성인 명의의 계정을 이용한다면 연령 제한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이용자에게 복잡한 본인 인증을 요구하면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 편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가 연령 확인 의무화와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규제 대상이 되는 SNS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지도 쟁점이다.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메신저, 동영상 서비스에도 SNS와 유사한 기능이 존재한다. 일부 서비스는 친구와 대화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다른 서비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어떤 서비스를 규제 대상에 포함할지에 따라 실제 적용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청소년 보호와 이용자의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청소년과 학부모, 전문가, 플랫폼 사업자 등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현재 검토 중인 만 14세 미만 가입 제한과 만 19세 미만 기능 제한은 확정된 정책이 아니며, 구체적인 적용 방식도 향후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청소년 SNS 이용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