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이 진짜 친형제라고?’…'닥터X' 출연 중인 ‘이 배우’, 사실 최민식 친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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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후광 없이 20년 연기력으로 인정받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인기리에 방영 중인 가운데, 극에 출연하는 조연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그중 병원 권력의 정점에 선 악역을 연기하는 배우 최광일의 뜻밖의 형제 관계에 대한 사실도 재조명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최광일은 형의 후광 없이 인정받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오랜 기간 가족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닥터X' 출연 중인 ‘이 배우’, 사실 최민식 친동생이었다 /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뉴스1
닥터X' 출연 중인 ‘이 배우’, 사실 최민식 친동생이었다 /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뉴스1

구서대학교병원 이사장 구본평, 하얀 마피아의 보스

‘닥터X’는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거대한 부조리를 깨부수는 계수정(김지원)의 활약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 드라마다. 최광일이 맡은 역은 구서대학교병원 이사장 구본평이다. 구본평은 구서재단 이사장이자 목련회 수장으로, 병원을 장악한 거대한 카르텔 ‘하얀 마피아’의 정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극 중 설정은 구본평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구본평은 본인도 의사였지만 의사로서 누리는 권력이 더 좋았을 뿐, 인명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지 오래된 인물로 그려진다. 제작진이 공개한 인물 소개에는 의료만 한, 사람 목숨줄을 쥔 것만큼 큰 권력이 어디 있느냐는 취지의 문장이 담겼다. 환자의 생명보다 권력에 취해 살아가는 병원의 최상위 포식자가 구본평이라는 의미다.

최광일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날카로운 눈빛을 바탕으로 구본평의 권위적인 면모를 표현하고 있다. 극의 한 축을 맡은 만큼 비중도 크다. 천재 외과의 계수정을 연기하는 김지원과의 팽팽한 대립 구도는 해당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수술 실력 하나로 카르텔에 맞서는 주인공과 병원 조직 전체를 쥔 이사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조여서,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 극의 긴장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형제, 그것도 여덟 살 차이

최광일이 ‘닥터X’에서 명품 조연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가 국민배우 최민식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아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믿기 어렵겠지만 형제 사이다. 형제이면서도 닮은 듯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배우는 각자의 길에서 연기 세계를 쌓아왔다.

최광일은 과거 인터뷰에서 “민식이 형은 나와 여덟 살 차이가 나서 대하기 어려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여덟 살이라는 나이 차이는 형제 사이에서도 거리감을 만들 만한 간격이다. 친근한 형이라기보다 어렵고 높은 존재로 여겼다는 고백이다.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출연 중인 최광일. /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출연 중인 최광일. /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형의 이름에 기대지 않으려 숨긴 가족관계

최광일이 가족관계를 오랫동안 밝히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형 최민식의 후광 없이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연기자 사이에서 유명한 가족의 이름은 출발선에서부터 따라붙는 꼬리표가 되기 쉽다. 최광일은 그 꼬리표 대신 자신의 연기로 평가받는 길을 택했고,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형제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비밀은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1990년 극단에 입단한 최광일은 집에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알게 된 최민식은 “연극배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며 동생을 걱정했다. 당시 최민식 역시 무명배우였다. 같은 길을 먼저 걷고 있던 형이었기에 연극배우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그래서 나온 말이었다.

최광일은 당시를 떠올리며 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민식이 후줄근한 옷을 입고 배우를 한다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좋았다는 것이다. 걱정하던 형의 모습과 그 모습을 동경하던 동생의 시선이 겹치는 대목이다. 무명 시절의 형이 보여준 태도가 최광일이 배우의 길을 택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읽힌다.

‘경이로운 소문’ 인기작 방영 뒤 오간 형제의 대화

최광일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작품은 OCN ‘경이로운 소문’이다. 최광일은 극 중 온화한 중진시 시장이자 악귀 신명휘의 상반된 두 얼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선한 얼굴로 시민 앞에 서는 시장과 악의 축으로 군림하는 악귀를 한 인물 안에 담아냈다는 점이 호평의 근거였다.

'경이로운 소문' 나와 이름과 얼굴 더 널리 알린 최광일. / OCN '경이로운 소문'
'경이로운 소문' 나와 이름과 얼굴 더 널리 알린 최광일. / OCN '경이로운 소문'

당시 최민식과 관련된 일화도 있다. 인기작이었던 ‘경이로운 소문’에 대해 형 최민식이 따로 건넨 조언이나 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최광일은 “별 얘긴 안 하고 ‘너 참 못되게 나오더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저도 형 나온 거 보면 ‘잘 봤어. 되게 못됐더라’고 한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연기를 평가하는 방식은 길고 구체적인 조언이 아니라 한마디 감상이다. 두 배우 모두 악역을 소화한 경험이 있는 만큼, ‘못됐다’는 말은 연기가 그만큼 설득력을 갖췄다는 뜻으로 오간다.

연극 무대에서 쌓은 이력, 2000년 ‘에쿠우스’ 데뷔

최광일의 출발점은 연극 무대다. 2000년 연극 ‘에쿠우스’로 데뷔한 최광일은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이후 ‘프루프’, ‘그녀의 봄’, ‘보고싶습니다’, ‘나는 고백한다’, ‘춘천거기’, ‘밤으로의 긴 여로’, ‘아버지’, ‘1984’ 등 각종 연극 무대에 올랐다. 2009년에는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신인연기상으로 시작해 남자연기상까지 이어진 수상 이력은 최광일이 무대에서 쌓은 시간의 길이를 보여준다. 형의 이름 없이 인정받겠다는 선택이 연극계의 수상 기록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무대 위 성과로 확인된 결과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든 굵직한 필모그래피

최광일은 연극 무대에서 다진 연기력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드라마에서는 ‘신이랑 법률사무소’, ‘보물섬’, ‘지금 거신 전화는’, ‘더 글로리’, ‘환혼: 빛과 그림자’, ‘경성크리처’,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기적의 형제’, ‘진검승부’, ‘어게인 마이 라이프’, ‘언더커버’, ‘머니게임’, ‘라이브’,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에 출연했다. 영화에서는 ‘독전2’, ‘자백’, ‘백두산’, ‘나의 특별한 형제’, ‘1987’, ‘분노의 윤리학’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쳤다.

배우 최광일. / 배우를품다 제공
배우 최광일. / 배우를품다 제공

작품 수가 많은 만큼 맡은 역도 다양하다. 영화 ‘자백’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아들을 위해 처절하고도 슬픈 복수를 펼치는 아버지 한영석 역을 맡아 뭉클한 부성애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복수를 택한 아버지에서 ‘경이로운 소문’의 신명휘로, 다시 ‘닥터X’의 구본평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선과 악을 오가는 폭이 넓다는 평가와 맞닿아 있다.

사극에서도 흔적을 남겼다. tvN ‘환혼’ 시리즈에서는 대호국 왕 고순 역으로 등장해 적재적소의 순간에 나타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분량이 길지 않아도 장면의 무게를 책임지는 배우라는 평가가 붙은 이유다. 관록이 밴 연기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캐릭터를 바꿔온 최광일은 ‘천의 얼굴’이라는 평을 듣는다.

‘닥터X’ 후반부, 구본평과 계수정의 정면 대결

‘닥터X’는 금토드라마 편성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시청자를 만난다. 하얀 마피아의 정점인 구본평과 이에 맞서는 계수정의 대립은 회차가 진행될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구조다. 병원 이사장이 쥔 인사권과 재단 권한, 목련회라는 조직의 영향력은 계수정이 수술 실력만으로 뚫어야 하는 벽으로 설정돼 있다.

최광일은 해당 벽을 구체적인 얼굴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았다. 권위적인 말투와 날카로운 눈빛으로 병원 안의 서열을 한 장면에 드러내고, 김지원과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을 보여온 최광일의 이력을 고려하면, 구본평의 존재감은 방송 횟수가 쌓일수록 더 선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형 최민식의 이름이 알려지며 최광일의 연기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지만, 최광일이 지난 수십 년간 쌓은 기록은 별도로 평가받을 만한 분량이다. 연극 무대 수상, 영화와 드라마 출연작, 여러 작품에서 반복된 ‘명품 신스틸러’ 평가가 그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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