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논란 주연배우 때문에 초비상 걸렸던 한국 드라마, '이날'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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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두번째 시그널' 고심 끝 편성 확정… 첫 주 1·2회 연속 방송 파격 배치

배우 조진웅의 과거 범죄 이력 논란으로 인해 무기한 표류 상태에 놓였던 드라마 '두번째 시그널'이 마침내 방송 일정을 확정했다.

드라마 '두번째 시그널' 공식 티저 영상 중 일부 장면 / 유튜브 'tvN DRAMA'
드라마 '두번째 시그널' 공식 티저 영상 중 일부 장면 / 유튜브 'tvN DRAMA'

tvN 측은 6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두번째 시그널'을 다음 달 7일부터 tvN 월화드라마로 편성하고자 한다"며 "오랜 고심 끝에 조심스러운 마음을 담아 편성을 결정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드라마는 통상적인 프라임 타임보다 늦은 오후 10시에 전파를 타며 특수한 편성 전략을 통해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1·2회 연속 방영 및 심야 10시 편성… 이례적 승부수

tvN의 발표에 따르면 '두번째 시그널'은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제작진과 방송사는 극의 장르적 특성과 전체적인 시청 흐름, 작품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존 편성 시간대보다 늦은 오후 10시 편성을 낙점했다.

드라마 '시그널' 메인 포스터 / tvN
드라마 '시그널' 메인 포스터 / tvN

특히 방송 첫 주에는 전개 속도와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총 3회를 파격적으로 배치한다. tvN 측은 "첫 방송일에는 이야기의 흐름과 몰입을 최대한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1회 방송 분량을 일부 축소·조정해 1·2회를 연속 편성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튿날에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3회를 방송할 계획이며 이후 차주부터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에 한 회씩 정상적으로 방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송 계획을 밝혔다.

이례적인 연속 편성과 심야 배치는 작품의 빠른 서사 전개를 통해 몰입감을 확보하는 한편, 주연 배우의 논란으로 인해 조성된 대중적 민감도를 고려한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AI 인물 교체 검토했으나 한계"… 제작진 고뇌의 전말

tvN은 이번 공식 입장을 통해 편성 확정에 앞서 진행된 내부 검토 과정과 기술적 고뇌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드라마 '시그널' 출연 배우 조진중 / tvN
드라마 '시그널' 출연 배우 조진중 / tvN

tvN은 "이런 결정이 있기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유지하면서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특히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최첨단 기술 도입까지 타진했던 사실을 알렸다. 관계자는 "영상 기술을 활용한 수정 방안을 모색하고 AI를 활용한 인물 교체 테스트도 실제로 진행했다"면서도 "하지만 연기 표현의 미세한 디테일과 서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데 한계가 명확해 해당 기술의 최종 적용은 어려운 상황으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tvN은 이번 편성이 결코 주연 배우의 과오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송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작품의 공개가 해당 배우의 문제를 옹호하거나 정당화하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결정이 대중이 보내주신 우려를 모두 해소하기에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긴 시간 작품을 기다려주신 분들과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온 수많은 배우, 스태프, 제작진의 노력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편성 사유를 강조했다. 한 사람의 과오로 인해 수백 명의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이 수년간 쏟아부은 땀과 노력이 영구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두번째 시그널'은 신작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 프로젝트였다. tvN 개국 20주년과 원작 드라마 '시그널' 방영 10주년을 동시에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대형 텐트폴 드라마로 시즌1의 마지막 회 이후 이어지는 서사를 다루고 있다. 당초 지난해 8월 모든 사전 제작 촬영을 일찌감치 마치고 올해 6월 대대적인 방영을 목표로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정의로운 형사'의 충격적 과거… 소년범 논란과 전격 은퇴

순조로웠던 프로젝트에 파동이 인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극 중 불의에 맞서 진실을 추적하는 핵심 인물이자 정의로운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았던 배우 조진웅을 둘러싼 과거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유튜브, 'tvN DRAMA'

당시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조진웅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차량 절도 및 성폭행 등에 연루됐으며 1994년 당시 기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강도강간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됐다는 사실이 흘러나왔다.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진웅이 성인이 된 이후 무명 배우 시절에도 극단 단원을 구타해 폭행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던 이력과 과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촬영 당시 음주 운전으로 적발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사실까지 연이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조진웅은 지난해 12월 6일 당시 소속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고 과거의 범죄 이력을 인정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저는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며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밝히며 연예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드라마 속에서 "과거는 바뀔 수 있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부패와 범죄에 맞서던 상징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정작 중범죄 전과자였다는 사실은 드라마 팬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안겼고, 방송을 앞두고 있던 '두번째 시그널' 역시 편성 무기한 연기라는 치명타를 입었다.

레전드 드라마 '시그널'의 발자취

'두번째 시그널'이 이토록 큰 대중적 관심과 고통스러운 편성 과정을 겪게 된 배경에는 2016년 1월 방송된 원작 '시그널'의 막강한 위상이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 '시그널' 출연 배우 김혜수 / tvN
드라마 '시그널' 출연 배우 김혜수 / tvN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이 주연을 맡았던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무전으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파헤친다"는 독창적인 설정의 미스터리 추적극이었다.

원작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실제 영구 미제 사건들의 아픔을 정면으로 다루며 기획됐다. 1999년 대구에서 7살 소년 김태완 군에게 누군가 황산을 뿌려 온몸에 화상을 입은 아이가 49일 만에 숨졌으나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고 공소시효 15년 만료로 영구 미제가 된 사건, 10명의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사건 등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던 사건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드라마는 자식을 잃고 가족을 잃어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그 억울한 죽음을 결코 잊지 못하며 어딘가에서 유유자적 활보하고 있을 범인을 생각하며 피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의 비통함을 대변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과거는 바뀔 수 있습니다"라는 명대사처럼, 과거와 현재 형사들의 간절한 무전을 통해 미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더 이상 상처받는 피해자 가족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완전 범죄는 결코 존재할 수 없으며 죄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정의와 진실에 대한 엄중한 메시지를 전했다.

케이블 드라마 역사 다시 썼던 시청률 신화

묵직한 메시지와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주연 배우들의 명연기가 시너지를 내며, '시그널'은 당시 시청층이 다소 제한적이었던 수사물 장르라는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고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tvN 드라마의 전체적인 흥행세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경쟁작들을 압도하며 무려 10배가 넘는 시청률 격차를 벌리는 기염을 토했다.

드라마 '시그널' 출연 배우 이제훈   / tvN
드라마 '시그널' 출연 배우 이제훈 / tvN

실제 방영 당시 '시그널'의 시청률 추이는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쓰는 수준이었다. 2016년 2월 12일 방송된 7회에서 최고 시청률 11.6%를 기록하며 당시 tvN 드라마의 기념비적 흥행작이었던 드라마 '미생'의 역대 최고 시청률(10.3%)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11회에서는 또 다른 메가 히트작이었던 '응답하라 1994'의 시청률 기록마저 돌파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최종회 16회에서는 닐슨코리아 기준 평균 시청률 13.4%, 순간 최고 시청률 15.0%를 찍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작품 전체 방영 기간 동안 기록한 최고 시청률의 평균은 약 11.14%, 평균 시청률의 전체 평균은 약 9.39%에 달할 만큼 전 회차에 걸쳐 압도적인 완성도와 흥행력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