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평균 2억 원 넘게 낼 수도…재건축 마친 강남 아파트에 닥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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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현대 재건축 단지, 가구당 평균 2억 2000만 원대 부담금 예상
9일 예정액 사전통지·50일간 이의신청…최종 금액은 조정 가능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 가구당 평균 2억 원이 넘는 부담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까지 끝난 아파트지만 조합원들이 별도의 부담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서초구에 따르면 구는 오는 9일 반포현대 재건축조합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 예정액을 사전통지할 계획이다. 반포현대는 2021년 재건축을 마쳤으며 현재는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아파트다.
부동산·건설업계에서는 이 단지의 가구당 평균 부담금이 2억 2000만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부과가 확정되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억대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 이번 사전통지는 조합에 예상 부담금을 알리는 절차로 당장 조합원들이 돈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합은 통지받은 날부터 50일 이내에 부담금 산정 결과에 대한 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서초구는 추가 자료 등을 검토해 최종 부과 여부와 금액을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담금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조합의 이의신청과 추가 자료 제출 등을 거치면 가구당 평균 부담금이 1억 원 초반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건축 끝났는데 또 돈 내야 하나…재초환이 뭐길래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의 일부를 공공이 부담금으로 거둬들이는 제도다. 재건축 아파트에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고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하기 위해 2006년 도입됐다.
재건축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상승분 전체에 부담금을 매기는 것은 아니다. 재건축을 하지 않았더라도 올랐을 정상적인 집값 상승분과 공사비 등 개발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금액을 계산한다.
현행법상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이 8000만 원 이하면 부담금이 면제된다. 이를 넘으면 초과이익 규모에 따라 10~50%의 누진 부과율이 적용된다. 초과이익을 계산하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조합설립인가일부터 준공인가일까지다.
재건축 과정에서 이미 분담금을 냈더라도 재초환 부담금은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분담금은 공사비 등 재건축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조합원이 나눠 내는 돈이고, 재초환 부담금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를 팔지 않고 계속 거주하는 경우에도 부담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집을 팔아 실제로 차익을 얻었는지와 관계없이 재건축 사업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초과이익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합원 모두가 같은 금액을 내는 것은 아니다. 개인별로 인정되는 비용과 감면 조건 등에 따라 실제 부담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1가구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6년 이상 보유했다면 보유기간에 따라 부담금의 10~7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준공 시점에 만 60세 이상인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요건에 따라 납부를 미룰 수 있는 제도도 마련돼 있다.
정부는 2024년 3월 재초환법을 개정해 부담금 면제 기준을 기존 3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높였다. 부과개시 시점도 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조합설립인가일로 늦추고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감면 규정을 도입했다.
서초구는 올해까지, 국토부는 2029년까지…부과 시한 놓고 이견

서초구가 다음 주 부담금 사전통지에 나서는 이유는 징수권의 소멸시효 때문이다. 구는 2021년 준공된 반포현대의 부담금을 올해 12월 30일까지 부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의신청에 필요한 기간을 확보하려면 이달 중 사전통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2024년 재초환법 개정 당시 마련된 특례규정을 적용하면 2029년까지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관계자는 "법에 따른 절차를 불가피하게 진행하는 것"이라며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최종 부과를 늦추고, 국토부가 소멸시효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제시하면 절차 진행 여부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포현대 외에도 재초환 부담금을 낼 수 있는 재건축 단지가 상당수다. 정비업계에서는 전국에서 60곳 이상의 단지가 부담금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에만 46개 단지, 약 1만 8000가구가 몰려 있으며, 이 가운데 25개 단지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있다.
인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트리니원'에서는 가구당 최대 7억 원대의 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역시 예상 금액으로 실제 부담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초구는 부담금 부과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재초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 국토부를 방문해 폐지 건의문과 주민 탄원서를 전달했으며 전국 82개 재건축 조합으로 구성된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의 제도 개선 요구도 함께 제출했다.
서초구는 아파트를 팔아 이익을 실현하지 않은 조합원에게까지 부담금을 부과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재건축 과정에서 기부채납 등으로 공공에 기여하고 각종 세금도 내는 상황에서 재초환 부담금까지 부과하면 조합원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것이다.
부담금이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고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재초환이라는 과도한 부담이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고 주택 공급을 가로막고 있는 만큼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초환은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받은 제도이지만 부담금 산정 방식과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과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