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아파트 있어야 소개팅 가능?…집이 결혼 조건 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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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주 인증해야 참여 가능한 소개팅…강남 아파트 주민만 연결하는 결혼정보회사
혼인 건수 3년 연속 증가했지만…내 집 마련에 따라 달라지는 청년들의 결혼 현실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소개팅에 참여할 수 없다. 만나기도 전에 거주하는 집부터 확인하는 특별한 소개팅이 등장했다. 서울 강남에서는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연결해 주는 결혼정보회사까지 운영되고 있다. 사랑과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성격이나 가치관뿐 아니라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도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6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1 ‘추적60분’ 1479회에서는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편을 선보인다. 제작진은 아파트 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소개팅 현장과 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결혼정보회사를 취재한다. 이와 함께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청년들과 예비부부들을 만나 주거 자산이 연애와 결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아파트에 살아야 소개팅 가능…거주 인증부터 하는 만남

최근 결혼 시장에서는 비슷한 경제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남을 이어가는 이른바 '동질혼' 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소득과 직업뿐 아니라 보유한 자산과 주거 환경까지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이러한 현실을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소개팅 현장을 찾아갔다. 여러 남녀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자리를 옮기며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짧은 시간 동안 상대방을 알아가고 다음 사람과 새로운 만남을 이어간다.

그런데 이 소개팅에는 일반적인 만남과 다른 참가 조건이 있다. 바로 아파트 거주 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증해야 소개팅에 참여할 수 있다.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실제 소개팅에 참석한 한 여성은 "자가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살고 있는 검증된 남성들로만 해서 소개팅을 하는 걸로 알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참여하는 소개팅에서 상대 남성의 아파트 소유 여부가 중요한 조건이라는 취지다.

이처럼 해당 소개팅은 참가 단계부터 주거 조건을 확인한다. 상대방을 만나 성격이나 취향을 알아보기도 전에 거주하는 집이 만남의 기회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작진은 아파트 인증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는 소개팅 현장을 살펴보며 이러한 형태의 만남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취재한다. 참가자들이 아파트 거주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들어본다.

강남 아파트 주민끼리 결혼 주선…회원만 약 1000명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남은 소개팅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울 강남에서는 고가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결혼정보회사까지 등장했다.

방송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 조사 자료에서 최근 서울 강남 3구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의 결혼중개업체 개업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제작진은 같은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결혼정보회사를 찾았다. 이 업체는 특정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은 입주민들이 미혼 자녀의 결혼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비슷한 생활환경과 경제적 조건을 가진 가정의 자녀들끼리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처음에는 같은 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회원 수는 약 1000명에 이른다.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가입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거주하는 아파트를 기반으로 배우자를 찾는 방식이 하나의 결혼중개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일반적인 결혼정보회사가 직업과 학력, 소득 등을 확인한다면 이 업체는 아파트 단지라는 주거 조건을 만남의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같은 단지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일정 수준의 경제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소득보다 자산이 중요해졌다…심화하는 '동질혼' 현상

경제적 조건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현상은 '동질혼'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동질혼은 사회경제적 지위나 교육 수준 등 유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혼인이 이뤄지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조건 가운데 주택을 비롯한 자산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월급이 얼마나 되는지뿐 아니라 이미 보유한 부동산이나 가족의 경제적 기반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서강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진욱 교수는 "우리나라는 소득 불평등보다 자산 불평등이 크기 때문에 동질혼 양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소득은 경제활동을 통해 매달 벌어들이는 돈이지만 자산에는 주택과 예금 등 이미 축적된 재산이 포함된다. 특히 아파트는 거주 공간이면서 동시에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아파트라도 단지와 가격에 따라 자산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가 상대방의 경제적 배경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되는 상황이다.

방송에서는 아파트를 매개로 비슷한 경제적 조건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결혼중개 시장을 살펴본다. 이러한 만남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주거 자산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청년들은 어떤 현실에 놓이게 되는지도 짚는다.

집을 마련해야 결혼할 수 있을까…예비부부들의 고민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24만 건을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 연속 감소하다 2023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3년 혼인 건수는 약 19만 4000건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2024년에는 약 22만 2000건으로 14.8% 늘었고 지난해에는 약 24만 건으로 다시 8.1% 증가했다. 3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오랜 기간 감소했던 혼인 건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고민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제작진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예비부부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주거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자리하고 있었다.

일부 커플은 아파트를 마련할 만큼 충분한 자산이 없어 결혼을 망설이고 있었다. 반면 주변의 도움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하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도 있었다.

같은 시기에 결혼을 고민하더라도 주택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확보했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아파트가 단순히 신혼생활을 시작할 공간을 넘어 결혼 시기와 계획을 결정하는 조건이 되고 있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주택 매입 비용뿐 아니라 대출 가능 금액과 향후 주거비 부담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개인의 소득만으로 원하는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제작진은 주거 자산의 차이가 실제 예비부부들의 결혼 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아파트를 마련하지 못해 결혼을 고민하는 커플과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커플의 사례를 통해 서로 다른 현실을 비교한다.

"부럽고 조급하다"…아파트 마련 꿈꾸는 29세 여성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29세 미혼 여성 이혜지 씨도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청년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씨는 자신의 소득으로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주변에서 결혼한 지인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한다. 혼자 집을 마련하는 것과 부부가 함께 자산을 모으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결혼한 부부는 두 사람의 소득을 바탕으로 대출을 알아보거나 공동으로 자산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미혼인 이 씨는 개인의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주택 구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씨는 "일단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많이 조급해지는 것 같아요. 나도 빨리 집을 사고 싶은데 대출은 저만큼 못 받고 그리고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 씨에게 결혼한 지인들의 모습은 단순히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부부가 함께 자산을 형성하고 주거 안정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빨리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는 것이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 결혼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청년이 있는 반면, 결혼을 하기 위해 먼저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도 있다. 주거 문제가 결혼을 앞당기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결혼을 미루게 하는 조건이 되기도 하는 셈이다.

아파트가 사랑의 조건이 된 사회…청년들의 미래는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예고보기 자료 사진. / KBS 제공

이번 방송이 주목하는 것은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결혼 시장에서 갖게 된 의미다. 아파트에 거주해야 참여할 수 있는 소개팅부터 특정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을 연결하는 결혼정보회사까지 새로운 형태의 만남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비슷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조건의 상대방을 찾고, 충분한 자산을 마련하지 못한 청년들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혼인 건수가 3년 연속 증가했다는 통계와 달리 개별 청년들이 마주하는 결혼의 현실은 서로 다르다. 경제적 지원을 받아 주택을 마련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개인의 소득만으로 집을 구입하기 어려워 결혼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제작진은 소개팅 참가자와 결혼정보회사 관계자, 주거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차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주거 자산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는 현실과 경제적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결혼 기회를 집중 조명한다.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는 사회에서 집을 마련하지 못한 청년들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결혼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결정을 넘어 자산 형성과 주거 안정을 위한 선택으로도 여겨지는 현실을 들여다본다.

KBS1 ‘추적60분’ 1479회 ‘아파트가 있어서 가능한 사랑’ 편은 11월 6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