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부녀가 올린 당황스러운 글 "아이 아빠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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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갈등 빚는 와중에 난임 치료 여성이 새 남자를 구하는 이유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이 있습니다.” 채용 공고 얘기가 아니다. 남편과 아이를 갖기 위해 난임 치료를 받아 온 한 여성이 '아이 아빠'를 새로 찾겠다며 내건 절차다.
남편과 갈등을 겪다 다른 남성을 만나 아이를 낳고 싶다는 여성의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6일 올라왔다. A씨는 글과 댓글로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으며 지원 방법과 조건까지 직접 밝혔다.

A씨는 아이를 갖기 위해 배란유도제를 복용해 왔다. 그는 "배란유도제를 먹고 3개월 만에 3kg이 쪘는데 꼭 숙제일을 앞두고 싸우니 속상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더라"고 했다. 숙제일은 임신을 위해 배란일에 맞춰 잡는 부부관계 날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나도 잘하는 게 없으니 화해해야지 하고 몇 년을 끌었는데 가장 중요한 아기 계획에도 어깃장을 놓는 걸 보고 이제 정말 안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치료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A씨는 "배란유도제를 먹다가 타이밍이 되면 주사를 맞춰 배란되게 하더라. 속상하긴 한데 너무 많이 싸워서 이젠 무덤덤하다"고 했다.
숙제날마다 싸우는 이유를 묻는 댓글에 A씨는 부부관계 문제를 꺼냈다. 그는 남편이 성욕이 없어 평소에는 관계가 아예 없다고 했다. 숙제날을 잡아 주면 남편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한다. 날짜 전후로 컨디션과 수면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특정한 옷차림을 갖춰야만 관계가 가능하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나는 그런 걸로 뭐라 하지 않는데 오히려 본인이 나보고 노력을 안 한다고 하고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며 짜증을 확 낸다"고 했다. 이어 "내가 진짜 이러고 살아야 되나 싶다. 나는 아쉬운 것도 없는데"라고 했다.
돈 문제도 있었다. 먼저 짜증을 낸 것 아니냐는 지적에 A씨는 "자꾸 카드값이 모자란다고 돈을 달라고 한다. 6년 내내 내 통장을 마이너스통장처럼 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다툼도 남편에게 돈을 빌려주려다 시작됐다고 했다. 이체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해 툴툴댔는데 남편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는 것이다. A씨는 "나는 청력도 약한데 거의 울분에 차서 소리를 지르더라"며 "제발 돈 좀 달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생활비도 안 받는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의 경제력도 언급하며 "재력이 너무 약하고 벌여 놓은 일은 커서 내가 부업이며 재테크며 뛰어야 해서 너무 힘들더라"고 했다. 그는 "나도 체력이 약해서 힘든데 내가 짊어져야 할 역할이 너무 많으니 스펙이라도 좋았으면 내가 굽히고 참았을 텐데 싶다"고 했다.
힘들어서 속풀이한 것이냐는 댓글에 A씨는 진심이라고 답했다. 그는 "생각 있는 남자분들이 연락을 주면 서로 서류전형, 면접전형을 해 가며 고려해 보자"고 했다. 이혼 정리부터 하라는 조언에는 "싸울 때마다 헤어지자는 데 서로 항상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에 몰빵 투자해 원룸에 살고 있어 몸만 쏙 나오면 되기에 정리할 게 없다"고 했다. A씨는 "그냥 적당한 남자를 다시 찾아서 아기를 낳고 각자 역할을 하며 알토란같이 야무지게 살고 싶다"고 했다.
지원 방법을 묻는 댓글에는 "간단한 프로필을 작성해서 쪽지를 달라"고 답했다. 그는 "글래머 체형이라 여리여리하거나 마른 스타일을 선호하면 안 된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A씨 처지에 공감하는 반응이 있었다. 한 네티즌은 남편이 돈도 없고 임신과 출산을 대신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A씨 혼자 배란유도제를 먹고 초음파를 보러 병원을 드나들며 모든 준비를 해 왔다고 짚으며 "어처구니없었을 것 같다. 대체 남자가 하는 게 뭐냐"고 했다. 이혼 경험이 있다고 밝힌 다른 네티즌은 "그런 나르시시스트와 아이를 왜 낳으려고 하느냐"고 했다.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속상한 건 알겠는데 선은 지켜야 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손을 들고 싶어도 아직 정리가 안 된 것 아니냐"고 했다. 남편과의 갈등을 스펙 문제로 돌린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그냥 안 맞는 거고 그 사람 됨됨이 문제지 이걸 스펙으로 연결하는 건 너무 억지"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스펙만 안 본 게 아니라 사람도 잘못 본 것"이라고 했다.
남편 입장을 헤아리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부부끼리 돈을 빌려주고 말고가 어디 있느냐. 같이 돈을 모아 놓고 운영해야지 그건 부부가 아니라 룸메이트"라고 했다. 이 네티즌은 "왜 돈을 빌려 달라는지부터 물어보라. 가족을 위해 나가는 비용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아이가 태어난 뒤를 걱정하는 반응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러고 저 남자랑 아이를 낳고 또 블라인드에 글을 쓰면서 살 것 아니냐"고 했다. A씨는 "그렇게 되면 너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선물처럼 예쁜 아기를 안겨 주고 오손도손 착실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