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집까지 샀거든? 2억 잃었는데 아내가 이렇게 잔소리해서 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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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마련한 주식수익은 왜 모른 척?” 2억 손실에 부부 투자관 충돌

최근 반도체 주가 급락으로 2억원 가까운 평가손실을 입은 SK하이닉스 직원 A씨. 결혼 1년 차인 A씨는 손실 이후 한 시간 간격으로 이어지는 아내의 잔소리에 시달리고 있다며 괴로움을 털어놨다. 2억원이라는 큰 돈을 잃긴 했지만 그에게도 할 말은 있다. 지금 부부가 사는 집 대부분을 그의 주식 투자 수익으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로 큰 평가손실을 본 남편과 이를 걱정하는 아내가 집 식탁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투자 손실을 둘러싼 신혼부부의 갈등을 연출한 AI 생성 이미지.
주식 투자로 큰 평가손실을 본 남편과 이를 걱정하는 아내가 집 식탁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투자 손실을 둘러싼 신혼부부의 갈등을 연출한 AI 생성 이미지.

A씨는 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주식 손실 중인데 미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반도체 주식 폭락으로 2억원 가까이 손실 중인데 아내가 한 시간 간격으로 들들 볶아대서 미칠 것 같다"고 적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아직 없다.

최근 반도체주는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지난 6일 6%대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5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일과 6일 이틀 연속 9% 넘게 떨어졌다.

A씨가 말한 손실은 원금 기준이 아니라 계좌가 가장 불어났던 고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는 현금 비중을 미리 늘려 둔 덕에 고점 대비 하락률은 2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6년째지만 이만큼 큰 손실은 처음이라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아내는 "주 52시간 일하든 주말 근무를 해서라도 메꿔라", "더 잃기 전에 팔고 적금이나 해라"고 다그쳤다. “2억원이면 그 돈으로 여행을 몇 번을 갈 텐데”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주식이란 게 원래 항상 이익만 볼 수도 없고 언제든 잃을 수 있다는 리스크를 지고 하는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의 투자관이 다르다는 것은 결혼 전부터 알던 일이었다. A씨는 "아내는 집안 대대로 공직 또는 교직 생활을 해서인지 안정적인 생활을 중요시하고 투자에 있어서는 아주 보수적"이라고 적었다. 아내는 대출받는 것도 싫어한다고 했다.

A씨는 아내에게 서운하다고 했다. 신혼집을 대부분 자신의 주식 투자 수익금으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A씨는 주식 계좌에서 7억원을 빼고 대출 4억원을 보태 11억원에 집을 샀다. 해당 집의 현재 실거래가는 15억원. 애초 A씨는 대출을 최대한 받으려 했지만 아내의 반대로 대출 규모를 줄였다. 아내는 나머지 결혼 비용을 부담했다.

A씨는 "제가 이것저것 해준 게 그렇게 많은데도 왜 저의 주식 투자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걸까"라고 적었다. 그는 "저처럼 투자 성향이 극도로 안 맞는 결혼 선배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한 네티즌이 집을 주식으로 마련한 일을 두고 아내가 뭐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운이 좋아서 횡재한 거라고 한다"라고 답했다. 연봉을 많이 받아 주식에 넣었는데 운 좋게 빨리 불어나 집을 샀을 뿐이라는 것이다.

A씨는 아내가 오히려 자신이 손실을 막아 줬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A씨는 "아내는 본인이 주택담보대출과 사내 대출을 최대한 받는 걸 말린 덕에 주식 투자금이 부동산으로 들어갔고, 그래서 손실을 피하게 해 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출을 늘렸다면 투자금이 그만큼 주식 계좌에 남아 이번 급락을 고스란히 맞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글에는 여러 의견이 달렸다. 아내를 이해할 만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한 이용자는 “2억원을 잃었는데 투자 가치관이 맞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A씨가 "왜 잃은 것만 생각하고 번 건 생각 못 할까"라고 묻자 증권사 직원으로 보이는 이용자가 답을 달았다. "보통 사람은 번 자리를 기준점으로 삼는다. 투자란 게 손실이 나면 죄인이다. 아내를 리스크 매니저라고 생각하고 통제받으면서 해 보라."

이 증권사 직원은 "손실이 어느 선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미리 돼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그는 “2억원이 손실 났다고 하면 뒤집어지는 사람이 많다. 연봉 이상 날아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배우자가 힘들어하면 안 하는 게 맞다", "아내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했다. "아내에게 너무 많은 걸 공유하지 말라. 스스로 감당이 안 되니까 볶는 것"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A씨에게 공감하는 반응도 많았다. 한 이용자는 "집도 주식으로 마련해 왔는데 하루이틀 볶고 끝내야지 계속 그러면 좀 그렇다"고 했다.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이용자는 "수익이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는데 집에서 9억원일 때 왜 안 팔았냐고 들들 볶더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이제는 그냥 수익 중이라고만 말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우리 부부도 비슷한 금액이 손실 중인데 급한 돈도 아니고 이상한 데 투자한 것도 아니니 그냥 둔다"고 했다.

투자에 반대하던 쪽에서 생각을 바꿨다는 이들의 경험담도 있었다. 약사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자신도 원래 A씨의 아내와 비슷한 성향이었다고 했다. 그는 "예적금으로 모았을 때의 자산과 실제 투자로 만든 자산을 엑셀로 비교해서 보여주라"고 했다.

결혼 초에는 남편의 주식 투자를 말렸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그는 남편이 "월 200만원씩 마음대로 넣어보라"고 제안한 뒤로 직접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이용자는 "이제는 공동 투자 운명체가 됐다"며 "우리도 억대 손실로 눈물 흘리는 중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많이 예민할 테니 그냥 두고 나중에 아내도 경험해 볼 기회를 잘 구상해 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