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 가직하다
2010-07-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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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덥긴 더웠습니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 가직한 곳이었지만 수레(차)를 몰고
어제 덥긴 더웠습니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 가직한 곳이었지만 수레(차)를 몰고 갔습니다. 저를 닮아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이라 얼마 되지 않아도 태워 오는 게 마음이 좋아 그랬지요. 좋은 것만 닮았으면 했는데 키, 이에 그런 것까지 물려줘서 미안하기도 합니다. 제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가직하다’는 ‘가깝다’의 ‘가’+‘-직하다’ 꼴로 된 말입니다. ‘거리가 조금 가깝다’라는 뜻이지요. 이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말들이 많습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로 '사이가 꽤 멀다‘는 뜻의 ‘멀찍하다’가 있습니다. 조금 가벼운 듯하다는 뜻을 가진 ‘갭직하다’ 그와 맞서는 ‘묵직하다’도 비슷하지요. 나직하다, 높직하다, 듬직하다 따위의 말들이 많습니다. 다만 오랜 동안 쓰이면서 그 본디 꼴에서 멀어진 것이 있긴 합니다.
이처럼 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말밑(어원)을 알고 나면 비슷한 꼴로 된 말을 만나면 그 말의 뜻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런 걸 더 많이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지요. 그렇게 한다면 새로운 말을 만들 수 있는 힘도 절로 길러지게 될 텐데 말입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이런 데 마음을 쓴다면 쉬운 말글살이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힘을 보태 주셔야 될 수 있는 일입니다.
4343. 7. 23.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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