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마지막 1초에 찍힌 사진들"
2013-12-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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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버트 랜즈버그] 지난 1980년 5월 18일 아침, 사진작가 로버트 랜즈버그가 촬
[사진=로버트 랜즈버그]
지난 1980년 5월 18일 아침, 사진작가 로버트 랜즈버그가 촬영한 생애 마지막 순간의 사진이다.
이 날 그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지질학적 사건으로 남은 미국 시애틀 남부 세인트 헬렌 산의 화산폭발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현지를 찾았다. 연신 사진을 찍어대던 그는 뜻밖에 큰 규모로 일어난 폭발에 위험에 갇히고 만다.
이 사진은 필름을 보존하기 위해 배낭 안에 감싸고 있던 카메라 안에서 발견됐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셔터를 누르다가 카메라를 품 안에 보호한 채 숨졌다.
[사진=광밍넷]
포커스가 흐린 이 사진의 피사체는 지난 8일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도심에서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눈 이집트 정부군 모습이다.
총구와의 거리는 바로 6m에 불과했고, 셔터를 누른 그 몇초 후 이 카메라를 든 사진기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 날 카이로 시위에서 시위대 51명이 사망하고, 435명이 다쳤다. 사진기자의 셔터와 진압군의 총탄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이와 아주 유사한 사건이 지난 2007년 9월 27일, 미얀마 반정부 시위현장에서도 일어났다.
사진에 담긴 일본 프리랜서 사진기자는 죽음을 앞두고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대고 있다. 이번엔 그 자신이 피사체가 됐다. 그는 당시 50살이었던 나가이 겐지였다.
이 모습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그는 기자정신이 무엇인 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한 동료 언론인은 나가이 겐지에 대해 '압제에 대한 분노가 가슴 깊이 쌓인 정의롭고 강한 남자'였다고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