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백산은 2천년 전 명칭, '동북공정'과 무관"
2014-06-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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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연인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 / 사진=SBS 홈페이지]

포털사이트와 SNS에서 '장백산'이 실시간 검색어로 떠오르면서 배우 전지현과 김수현이 연관 검색어로 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연인 두 배우가 중국 생수 브랜드인 헝다생수(恒大生水) 광고모델 계약을 취소한다는 뉴스들이 21일 쏟아져 나왔다.
이어 언론매체들은 "장백산 생수 모델 논란, 김수현 전지현 '동북공정' 정말 몰랐나?"라는 등 기사로 두 배우를 공격하고 나서기도 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 생수병에 적힌 '장백산 천연 광천수'의 '장백산(長白山,창바이산)'으로, 중국의 역사조작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을 함의한다는 것이었다.

'장백산=동북공정', 과연 그런가?
'장백산'이란 명칭은 어디서 온 것인가. 중국이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자기네 산으로 포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름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장백산이란 이름은 기록상으로만 봐도 '산해경(山海經)'에 처음 등장한다.
최초의 작자로 알려진 하(夏)나라 우왕(禹王)으로부터 전해져 진(晉)나라 때 곽박(郭璞)이 최초로 주석을 단 이 지리서는 주(周)나라와 한(漢)나라 때에도 부분적으로 첨가돼 오늘에 전한다. 실제 이 책 내용을 보면 황당한 전설도 많지만, 중요한 점은 여기에 장백산이란 이름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최소한 이 명칭이 2천년 가까이 불려져 온 사실을 증명한다.
'산해경'을 비롯해 고서에 등장하는 백두산을 지칭하는 명칭을 보면 개마대산(蓋馬大山), 개마산(蓋馬山), 구월산(九月山), 불함산(不咸山), 설산(雪山), 아사달산(阿斯達山), 박달산(朴達山), 백산(白山), 천산(天山), 태백산(太伯山), 장백산(長白山), 환산(桓山, 丸山) 등 50여 가지나 된다. 장백산은 그 중 하나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장백산=동북공정이란 등식이 성립하는가. 물론 중국 정부는 '장백산(창바이산)공정'이란 이름으로도 각종 정책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백두산과 관련이 있는 사업들이다.
'장백산 명칭 유래' 이 정도 검색어나 '장백산 산해경'만 찾아 봐도 금세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아주 간단한 논리적 헛점에 빠진 경우다.
다른 언어를 쓰는 두 나라 국경에 위치한 산 이름이 다른 건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그래서 상대 국가가 쓰는 명칭에 대해 이렇게 반발하고, 마치 전지현과 김수현 두 배우가 민족이라도 판 것처럼 매도하는 것, 그것이 민족의 자주성이며 애국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