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은 우상파괴자' 라스 폰 트리에 이야기

2014-06-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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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라스 트리에'. 덴마크에서 흔하디 흔한

1.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라스 트리에'. 덴마크에서 흔하디 흔한 이름. 가운데 '폰(von)' 이 들어간 '라스 폰 트리에'는 덴마크 국립영화학교 재학 시절 친구들이 놀리면서 부르던 별명이다. 'von' 은 귀족 이름에 흔히 쓰는 단어인데, 그만큼 트리에는 귀족적이고 거만한 성격이었다고.

2. 영화학교 졸업 작품 '해방의 이미지(Liberation Of Images)'는 덴마크 졸업작품 역사상 최초로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예를 얻었다.

[졸업작품 '해방의 이미지']

3. 영화감독으로 막 데뷔해 활동하던 1989년, 죽기 직전의 어머니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진짜 아버지는 어머니가 과거 일하던 직장의 상사였다는 사실. 어머니와 불륜을 맺은 그 직장 상사는 대대로 예술가를 배출한 집안 출신이었다고.

[www.ultraculture.co.uk]

4. 트리에는 이 사건에 대해 "어머니는 내가 이 다른 남자의 아들이라서 기쁘다고 말했다. 원래 아버지는 목표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매우 슬펐다. 내 창조적인 기질이 그런 데서 나온 거라니... 만약 자식이 창조적인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 이런 일을 한 거라면, 난 일부러 다른 류의 사람이 됐을 것이다. 헤픈 년!(Slut!)"

[themostbeautifulfraudintheworld.blogspot.com]

5. 부모는 열렬한 '누디스트(nudist)'여서, 어렸을 때 누드 비치에 자주 갔다고 한다. 또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 같은 건 전혀 없었고, 정과 사랑이 없는 몹시 차가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또 부모는 강한 무신론자였다. 누드, 무규칙, 냉정함, 무신론... 뭔가 트리에 현 영화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6. '비행 공포증'이 있어서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 그뿐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각종 포비아에 시달렸고, 우울증에도 자주 시달렸다. 어렸을 땐, 원자폭탄이 터져서 모두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심하게 시달렸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영화 만들기를 제외한 모든 게 두렵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

7. 겁과 공포에 시달리는 내면세계와 달리, 새로운 영화 언어를 확장하고 개척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1995년 동료 토마스 빈터베르그와 함께 발표한 '도그마 95' 선언은 전세계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www.scoaladecinema.ro]

8. '도그마 95' 선언은 10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는데, 아래와 같다. 물론 본인도 나중에는 이 규칙들을 지키지 않았다. 그래도 영화 '백치들'(1998)은 도그마 규칙 아래 만들어졌다.

1. 스튜디오를 배제하고 현장촬영(로케이션)만 한다. 소품을 첨가하지 않는다. 현장에 소품이 원래 있어야 한다.

2. 모든 사운드는 동시녹음만 쓴다. 촬영하는 현장에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한, 음악을 사용하지 않는다.

3. 모든 장면을 핸드 헬드(들고 찍기)로 촬영한다.

4. 컬러 필름만 사용하고, 조명을 쓰지 않는다. (노출에 필요한 빛이 너무 적을 경우, 그 신을 삭제하거나 카메라에 붙은 램프만을 이용해야 한다)

5. 필터나 광학 효과를 사용하지 않는다.

6. 영화는 현재, 여기에서 일어나야 한다. 시간이나 공간적 고립은 금지된다.

7. 눈속임 연기, 즉 살인이나 무기를 쓰는 장면을 넣지 않는다.

8. 장르영화를 배제한다.

9. 필름은 아카데미 비율의 35㎜ 만 사용한다.

10. 감독 이름은 크레딧에 올리지 않는다.

9. '3부작 시리즈(trilogy)'로 자신의 영화 필모그라피를 설명하는 걸 좋아한다. 유로파 3부작 (범죄의 요소, 에피데믹, 유로파), 골든 하트 3부작 (브레이킹 더 웨이브, 백치들, 어둠 속의 댄서), 미국 3부작 (도그빌, 만덜레이, 워싱턴), 우울증 3부작 (안티크라이스트, 멜랑콜리아, 님포매니악).

10. 영화 '멜랑콜리아'는 그의 우울증 경험에서 나왔다. 행성이 충돌해 모두가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트리에가 실제 시달렸던 포비아다.

11. '우울증 3부작' 모두 프랑스 여배우 샬롯 갱스부르가 출연한다.

[www.covermesongs.com]

12. 배우와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타입이 아니다. 배우에 대한 요구가 과도해 자주 싸우기도 한다. 롱테이크를 좋아하기 때문에, 캐릭터에 들어간 채 (매소드 연기) 몇시간 계속 머물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어둠 속의 댄서'의 주인공이었던 비욕(Bjork)은 이 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했다.

13. 나치 관련 농담 때문에 칸 영화제에서 쫓겨난 최초의 인물이다. 2011년 칸 영화제에서 일어났다.

[blog.screenweek.it]

14. 창작의 독립성을 얻기 위해 1992년 '젠트로파'라는 영화사를 차렸다. 영화사 돈을 대기 위해, TV 시리즈물인 '킹덤' 1부와 2부를 만들었다. 물론 그가 좋아하는 3부작으로 당초 구상됐지만, 주인공 배우가 죽으면서 제작은 2부작으로 끝났다.

15. 젠트로파 영화사는 여러 종류의 영화를 제작했지만, 하드코어 포르노들도 제작했다. 포르노 영화를 제작하는 전세계에서 사상 첫 주류 영화사가 됐다. 트리에는 특히 여성 관객을 위한 '여성용 포르노' 제작 운동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젠트로파가 제작한 여성용 포르노 '핑크 프리즌']

16. 도그빌 등 미국 3부작('워싱턴'은 아직 제작되지 않았다)은 영화 '브레이킹 더 웨이브'가 나온 후, 미국 평론가들이 "가보지도 않은 나라(스코틀랜드)를 비판한다"고 비꼰 것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졌다. '도그빌'은 스튜디오 세트 바닥에 그냥 선을 긋고 '미국'이라고 말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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