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에 쓴 '명량대첩'

2014-08-0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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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영화 '명량' 유튜브 공식 트레일러 캡처]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이미지 = 영화 '명량' 유튜브 공식 트레일러 캡처]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이 개봉 8일만에 730만을 돌파하는 등 역대 한국영화들이 세운 기록들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정유재란 때 '칠천량해전'에서 왜수군에게 대패해 사기가 땅바닥에 떨어진 조선수군의 공포심을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으로 극복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이 전쟁기간 동안 매일 기록한 '난중일기'에 기초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이 직접 쓴 '명량대첩' 그날의 일기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까?

정유일기 9월 16일 갑진일 맑음.

이른 아침. 별망군이 와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적선이 우리를 향해 온다”고 보고했다.

곧바로 모든 배에 명령해 닻을 올리고 바다로 나가니, 적선 330여척이 우리를 압박했다. 여러 장수들은 우리가 중과부적이라고 생각하고 도망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전라 우수사 김억추는 어느새 두마장이나 밖에 있었다.

나는 급히 노를 저어 앞으로 돌진했다. 적에게 지자ㆍ현자 총통을 마구 쏘아 댔다. 탄환이 날아가는 것이 마치 바람과 우뢰같이 맹렬했다. 군관들이 배위에서 촘촘하게 들어서서 화살을 비처럼 쏘아대니, 적들이 당해내지 못하고 가까이 왔다가도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적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배 안의 사람들은 하나 같이 얼굴빛이 질려 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적선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 배를 침범치 못할 것이다. 조금도 마음을 쓰지 말고 진력을 다해 적을 쏘라”고 타일렀다.

주변을 돌아보니 이미 여러 장수들의 배는 멀리에 있었고, 사태만 관망하고 있었다. 배를 돌려 바로 중군장 김응함의 배로 가서 먼저 그 목을 베어 효시하고 싶었으나, 내가 뱃머리를 돌리면 우리 배들은 나와 점점 멀어질 것이거나 도망칠 것이었다. 이 틈을 틈타 적선들이 사납게 달려들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곧 호각을 불어 중군에게 명령하는 기를 내리고 장수들을 부르는 초요기를 올렸다. 그러자 중군장 미조항첨사 김응함의 배가 가까이 다가오고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먼저 왔다.

내가 배 위에 서서 몸소 안위를 불러 “안위야! 군령에 죽고 싶으냐! 정말 군령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살 것 같으냐!"고 하니 안위가 황급히 적진으로 돌진했다. 또 김응함을 불러 "너는 중군장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하지 않으니, 그 죄를 어찌 면할 것이냐! 당장 군율로 다스리고 싶으나 적세 또한 급하니 우선 공을 세우게 하겠다!"고 말했다.

두 배가 적들과 싸우게 되니, 적장이 그 휘하의 배 세 척을 지휘해 한꺼번에 개미 붙듯이 안위의 배로 매달려 서로 먼저 올라가려고 다투었다. 안위와 배에 탄 병사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배로 기어오르는 적들을 난타했다. 그러다 안위와 병사들의 힘이 다하게 됐다. 나는 배를 돌려 안위의 배로 다가가 적들에게 빗발치듯 쏘아댔다. 그러자 적선 세척이 모두 부서지고, 녹도만호 송여종과 평산포대장 정응두의 배가 와서 함께 적을 멸하니 살아남은 놈들이 없었다.

안골포 적진에서 투항한 왜인 준사가 배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저 무늬 있는 붉은 비단옷을 입은 자가 적장 마다시(구루지마 미치후사)입니다"라고 했다. 나는 김돌손을 시켜 끌어 올리게 했다. 그러자 준사가 펄쩍뛰면서 "이놈이 마다시 맞습니다"라고 했다. 곧 마다시를 효수하니 적의 기세가 크게 꺾였다.

우리 배들은 일제히 적을 향해 북을 치고 돌격했다. 지자 현자 총통을 쏘고, 화살을 비처럼 쏘아댔다. 그 소리가 바다와 산을 뒤흔들 정도였다. 적선 서른 척을 쳐부수자 적선들은 물러나 달아나 버리고 다시는 우리 수군에 감히 가까이 오지 못했다.

이것은 정말 천행(하늘이 내려준 큰 행운)이다.

물살이 무척 험하고 형세도 또한 외롭고 위태로워 당사도(무안군 암태면)로 진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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