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등병'이 조심해야 할 말 6가지

2015-01-14 16:31

add remove print link

[애니메이션 '오인용-연예인지옥'에 등장한 김창후 이병 / 해당 영상 캡처] 군대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오인용-연예인지옥'에 등장한 김창후 이병 / 해당 영상 캡처]

 

군대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애니메이션 '오인용-연예인지옥'에 등장하는 김창후 이병은 엉뚱한 언행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고참에게 혼나고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좀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군대에 다녀온 혹은 군 복무를 하는 병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었다. 힘든 이등병 시절에 대한 '동병상련' 때문이었다. 

이등병 때는 조심해야 할 말도 있다. 무심코 한 말에 이른바 "개념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이 스토리는 군대를 다녀온 필자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선진 병영'을 추구하는 요즘 군대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고, 서로를 존중하는 병사들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그래서 이 내용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다. 

이미 제대한 분들에게는 '웃고 넘길' 추억으로,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분들에게는 가벼운 조언 정도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1. "사회에 있을 때 무엇을 잘했습니다"

'사회'에서 '잘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좋다. 자기 PR 시대다. 

물론 군대에서도 잘 하는 게 있으면 좋다. 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군대를 제대한 사람들 중 일부는 이런 말을 할 때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군대에서 '잘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했다가 제대할 때까지 그 일만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자대 배치 받은 뒤 "축구를 잘 한다"고 말했다가 제대할 때까지 '볼'만 차고 왔다는 지인 농담이 기억에 선하다.

2. "OOO 병장님, OOO 상병님이 오시라고 합니다"

"OOO 상병이 나한테 와야지, 왜 내가 가야 하나?" 

"그리고 OOO 상병한테 왜 '님'을 붙이나?"

필자도 이등병 시절 이런 말을 했다가 고참에게 혼났었다. 당시 OOO 병장과 OOO 상병은 서로 막역한 사이였다. 

둘 사이에서는 "오라", "가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지만, 중간에 내가 '매개자' 역할을 해야하니 상황이 난감해졌다.

그리고 '압존법'(윗사람 앞에서 그 보다 낮은 윗사람을 낮춰 부르는 어법) 역시 아직 '군대 물'이 덜 든 이등병에게는 낯설었다.

3. 나도 모르게 나오는 "안녕하세요"

'사회'에서는 윗사람에게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하지만 군대에서 이렇게 하면 곤란해 진다.

대신 "필승", "단결" 등의 구호와 함께 경례해야 한다.

필자도 '어리버리한' 이등병 때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낯이 뜨겁다. 당황한 고참 표정은 잊혀지지 않는다. 

4. "OOO 병장님은 참 웃깁니다"

군대에도 '재밌는 사람'이 있다. 개그맨 못지 않게 잘 웃겨 군생활의 활력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등병 때는 웃어도 눈치가 보일 때가 있다. '파안대소'는 상상도 못한다. 그런데 주변에 웃기는 고참이 있으면 고통스럽기 일쑤다.

고참이 한 개그가 정말 재밌고 웃기더라도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는 게 좋다.

"OOO 병장님은 참 웃깁니다" 이런 말을 무심코 했다가 고참에게 "내가 그렇게 우스운 사람으로 보이냐"고 혼난 이등병을 본 적이 있다.

5. "너무 힘들어 죽고 싶습니다"

이런 말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간혹 '사회'에서 너무 힘들어 견디기 어려울 때 "죽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군대에 무심코 이런 말을 하면 이른바 '관심병사'로 분류될 수도 있다. 자칫 군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고통을 호소하는 병사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조금만 참고 견디면, 어느 순간 군대에 적응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6. "그건 제가 잘 못하는 일입니다"

군대에서 무엇을 잘 한다고 우쭐해 할 필요는 없지만, 그걸 못한다고 '딱 잘라' 말할 필요도 없다.

고참에게 능력 부족이 아니라, 그 일을 하기 싫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참이 시키는 게 있으면 일단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며 큰 소리로 말하고 시도하면 된다. 잘 되지 않으면 그 때 가서 다시 얘기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home 손기영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