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하늘에서 '수백만 거미'가 비처럼 내린 사연
2015-05-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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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호주 와가와가에서 내린 '거미 비' 클로즈업 사진 / 이하 호주=로이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에 때아닌 '소나기'가 내렸다. 하늘에서는 '빗방울' 대신 '새끼 거미'가 쏟아져 내렸다.
영국 '인디펜던트(Independent)' 등 외신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에 위치한 골번(Goulburn) 하늘에서 수백만 마리 거미가 떨어져내렸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거미 비는 지난 4일 골번에서 목격됐다.
지역 주민 중 하나는 "베란다에 앉아 있는데 수많은 명주실이 하늘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30분 정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이안 왓슨(Ian Watson)은 '비'가 너무 심해 작은 거미들이 머리 위로 자리 잡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왓슨은 "마을이 전부 작고 검은 새끼 거미들로 뒤덮였다. 고개를 들어 해를 보자 200미터 높이 '거미줄 터널'이 하늘 높이 솟아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마을에서 10분 거리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수백 마리 작은 거미가 거미줄과 함께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집도 거미줄로 뒤덮였다"며 "거미줄이 몸에 걸리지 않고는 어딜 나갈 수가 없었다. 난 수염도 있는데, 수염 속까지 거미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세계적으로 '거미 비'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얗게 내린 거미줄 탓에 '엔젤 헤어(Angel Hair)'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거미들이 대량으로 이주할 때 주로 목격된다.
거미들의 이주 방법 중 하나인 '벌루닝(Ballooning)'은 높은 나무로 올라가 뛰어내리며 거미줄을 낙하산처럼 타고 내려오는 기술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거미들이 세계 모든 대륙에서 발견되는 이유가 이 '벌루닝' 기술 때문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브라질에서 발견된 '벌루닝' 현장 / 유튜브 'GabeHash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