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비밀이야" 요즘 핫한 익명 SNS 3종
2015-07-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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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익
최근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익명 SNS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통 지인과 소통하는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과는 달리 모르는 사람에게 말 못할 고민을 속 시원히 털어놓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익명 SNS 앱 3가지를 소개한다.

1. 어라운드
'힐링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어라운드 앱은 "있는 그대로"라는 문구를 걸고 운영된다. 그만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앱을 설치하고 자신이 태어난 해와 성별만 입력하면 가입이 끝난다.
이 앱은 이름 '어라운드(Around)' 의미 '주변, 근처'처럼 상대의 글을 볼 수 있는 거리를 설정할 수 있다. 근처 2km부터 전 세계까지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의 나이 범위도 역시 지정할 수 있다.
사람들이 주로 공개하는 이야기는 오늘 힘들었던 이야기, 슬펐던 이야기, 공감받고 싶은 이야기다. 하지만 누구나 글을 공개할 수는 없다. 글을 공개하려면 '버찌 3개'가 필요하다. 버찌는 내가 남의 글에 단 댓글에 누군가 공감버튼을 누르면 받을 수 있다. 어라운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만큼,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재인식시키기기 위해 버찌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 하나를 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어라운드로 착한 문화가 생겨났다. 어라운드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달콤 창고'다. 이들은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에 과자, 초콜릿 등 간식을 넣어두고 위치와 비밀번호를 공유한다. 힘든 사람 누구나 찾아와 달콤한 간식으로 마음을 위로하자는 취지다. 달콤창고를 열어보는 사람 역시 대부분 자발적으로 간식을 남겨두기 때문에 물품 보관함은 마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2. 모씨
앞서 소개된 어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익명으로 공개하는 앱 '모씨'는 지난해 11월 1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씨'는 '아무개(어떤 사람을 구체적인 이름 대신 이르는 인칭 대명사)'의 높임말이다.
이 앱에는 글을 공개하는 데 제한이 없다.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모두에게 퍼트릴 수 있다. 상대 글 아래에는 카드 형태의 댓글을 달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감각적인 배경화면을 선택해 마음 상태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연애 고민, 가정폭력, 감성 글, 자랑 글, 가벼운 유머 글 등이 주로 올라온다. 18~24세 이용자가 70% 정도를 차지하며 여성이 대부분이다.
내 위치를 기반으로 내 근처 500m, 1km 이내 등 글을 쓴 상대가 나와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글을 쓸 때 내 위치정보를 추가할 수도,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골라보는 것도 가능하다. 관심 있는 연령대와 키워드 세 가지를 지정하면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의 게시물을 골라준다.

글쓰기에 제한이 없으므로 가끔은 성적인 글이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모씨 대표 김봉기 씨는 문제가 되는 글은 전체의 0.5% 정도라면서 "성행위에 대한 자세한 묘사나 사회 원칙을 위반한 글들은 (회사) 정책에 따라 블라인드 처리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앱 이용에 최소한으로 관여하고 사용자에게 맡기려 한다"고 했다.
3. 홀딩파이브
감정을 토로하는 앱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고민을 상담해주는 익명 앱도 등장했다.
지난해 8월 공개된 홀딩파이브 앱은 청소년 고민상담을 위한 앱이다. 청소년은 학교, 이성, 성적, 가족, 폭력 문제 등을 익명으로 게시한다. 가벼운 이야기부터 심각한 자살 고민까지 올라온다. 이용자들은 고민을 상담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응원 댓글을 남기며 위로한다.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청소년에서부터 부모 나잇대의 성인까지 다양하다.

이하 '홀딩파이브' 앱 실행화면 캡처
글을 쓸 때는 가벼운 이야기, 성적문제, 왕따 문제, 긴급 SOS 등 카테고리를 나누고, 상황과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까지 구체적으로 표시한다. 이후 고민을 작성하고 등록하면 된다.

'홀딩파이브'를 만든 대학생 김성빈 씨(서울여대 기독교학과·19)는 자신이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왕따를 당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 블로그에서 "이런 일을 겪기 전까지는 자살은 특별한 아이들이 하는 것인 줄 알았다"면서 왕따를 당한 이후 "내가 그런 생각(자살)을 머리에 떠올릴 줄은 몰랐다"고 썼다. 김 씨는 자신처럼 힘든 일을 겪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동기를 전했다.
아쉽게도 이 앱은 구글스토어에서만 다운받을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익명 SNS 찾는 사람들
최근 SNS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사용하던 SNS를 탈퇴하는 사용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SNS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SK 커뮤니케이션즈, 2013) 이용자의 85%가 '사생활 노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8%는 '콘텐츠 피드', 84%는 '인맥관리'가 불편하다고 답했다.(중복응답)
구체적인 물음에서는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내 사생활과 솔직한 글이 노출될까 걱정된다'고 답한 이용자가 51.8%, 이어 '친하지 않은 사람의 친구 신청 39.1%, '빈번하게 쓰는 특정인 몇 명에 의한 글 도배' 38%,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내가 친구로 추천되는 것' 36,9%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같이 SNS 이용자 상당수가 '사생활 노출'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씨 대표 김봉기 씨는 익명 SNS 인기 요인에 대해 "요즘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도 관계 맺기에 부담감을 가지고 힘들어한다"며 익명성이 이들에게 "극도의 자유함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정보에 민감한 네티즌들이 거부심리로 익명 서비스를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