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피 냄새 맡고 문다"

2015-09-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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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의 구기 중 침(stylet)기관에서의 흡혈관련 후각기관 및 후각수용체 모식도 / 안용

모기의 구기 중 침(stylet)기관에서의 흡혈관련 후각기관 및 후각수용체 모식도 / 안용준·권형욱 연구팀 제공(뉴스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사람과 동물에 병원균을 전염시키는 모기의 흡혈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향후 모기의 흡혈행동을 제어하는 물질을 찾는 단서가 돼, 모기가 매개하는 병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는 안용준·권형욱 교수연구팀이 모기가 사람이나 동물의 혈액 냄새를 감지해 흡혈을 하는 후각행동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모기는 먼 거리에서 동물로부터 발산되는 이산화탄소와 옥테놀(octenol)이라는 휘발성 물질에 유인돼 접근, 흡혈을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모기의 침(stylet) 구조의 맨 앞쪽에 후각감각구조를 가진 감각모를 발견, 그 속에 두 가지의 후각수용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 후각수용체들은 주요 혈액냄새 성분인 옥테놀(1-octen-3-ol)과 사이클로헥산올(cyclohexanol) 같은 휘발성 향기성분에는 강하게 반응하지만 땀냄새나 발냄새 등 휘발성이 낮은 향기성분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RNA간섭 방법을 이용해 모기의 두 가지 후각수용체의 발현을 저해하면 일반 모기가 30초만에 피를 완전히 빨고 날아가는 것과 달리 혈관을 잘 찾지 못하고, 흡혈시간이 최소 3분에서 최대 15분까지 늘어나는 사실을 밝혔다.

이로 인해 모기의 흡혈에 관련된 후각행동을 단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가 마련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모기의 후각수용체를 통해 모기의 흡혈행동을 저해하는 물질을 찾아내는데 중요한 연구결과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병 중 하나인 말라리아처럼 모기가 매개하는 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촌진흥청과 LG전자,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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