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는 왜 청소년 '특수 콘돔' 판매를 막을까

2015-12-14 16:39

add remove print link

Flickr '특수 콘돔'이란 피임 기능 외에 특수 기능이 추가된 콘돔을

Flickr

'특수 콘돔'이란 피임 기능 외에 특수 기능이 추가된 콘돔을 일컫는다. 돌기 달린 콘돔, 도깨비 콘돔 등이 여기 속한다.

현행법상 청소년은 특수 콘돔을 구매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판매자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왜 그럴까. 14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의 2011년 고시 때문이다.

여가부는 지난 2011년 4월 28일 여성가족부 청소년위원회(현 청소년보호위원회) 고시에서 "도깨비 콘돔, 요철식 특수콘돔 등 일반콘돔과 초박형 콘돔을 제외한 모든 특수 콘돔 판매를 (판매 가능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제외를 결정한 배경은 "청소년들이 콘돔으로 쾌락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날 매체에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할 때 쾌락을 느끼고 자극을 느끼면서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수콘돔 판매를 규제하게 됐다"고 했다.

대신 일반콘돔은 청소년 구입이 가능하다. 일반콘돔이란 초박형 콘돔, 색깔 콘돔 등을 말한다. 물론 구입은 쉽지 않다. 콘돔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지난 10월 위키트리는 '편의점, 약국, 대형마트에서 청소년이 콘돔을 구입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실제 청소년(18)을 섭외해 편의점, 약국, 대형마트 한 곳씩을 들러 콘돔을 사봤다.

편의점과 약국에서는 구입이 수월했다. 다만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약간의 '부끄러움'은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미성년자는 콘돔을 구입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마트 콘돔 코너에는 청소년 구입 가능 콘돔이 버젓이 있었다.

지난 4월 시사저널도 같은 실험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취재진이 이날 들린 편의점 근무자 대부분이 "미성년자는 콘돔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청소년의 콘돔 구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모된 사람으로서 팔지 않겠다"며 판매를 거부했다.

“콘돔, 미성년자에겐 안 팔아요” - 시사저널
특수 콘돔은 못 팔고, 일반 콘돔은 있어도 안 파는 '이상한 현상'이 반복 중인 것이다.

청소년 콘돔 구입, 무조건 막는 게 능사일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 성교육 전문기관 푸른아우성 이충민 팀장은 13일 이데일리에 "청소년의 욕구를 틀어막는 것이 청소년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중세시대에나 있을 법한 발상"이라고 했다.

이어 "여가부의 문제도 크지만 블로그의 콘돔 교육법이나 지식검색도 다 막은 것은 콘돔을 그저 문란한 것으로 본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