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은 아직 살아있다" 코인노래방 탐방기
2016-03-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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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와 대학로에 있는 코인노래방 4곳 / 이하 위키트리 삼삼오오 모이면 찾던 노래방이

서울 홍대와 대학로에 있는 코인노래방 4곳 / 이하 위키트리
삼삼오오 모이면 찾던 노래방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을 혼자 가도민망하지 않고 금전적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인노래방'이 채우고 있다.
코인노래방은 시간당으로 요금을 계산하는 일반 노래방과 달리 동전(coin)을 넣고 노래를 부른다. 최소 금액은 500원이다. 평균적으로 500원에 2곡, 1000원에 4곡을 준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두곡만 간단하게 부를 수 있어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2일과 23일 젊은이들이 많이 찾은 서울 홍대와 대학로 소재 코인노래방 4곳을 찾아가 인기 비결을 살펴봤다.
4곳 모두 대체로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였다. 15~20개 룸으로 이뤄져. 오락실 내 부스형 노래방인 '오래방'이 여러개 모여있는 듯했다. 비행이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방마다 CCTV가 설치돼 있었다.

3.3 제곱미터(1평) 규모 방 15개에서 20개 정도가 복도 양쪽에 있었다

혼자 와도 눈치 보이지 않지만 4곡 넘어가면 '심심'
코인노래방은 '셀프'로 이용해야 한다. 1000원짜리나 동전이 없으면 동전교환기에서 직접 잔돈을 교환한다. 빈방도 알아서 찾아간다. 사람들로 붐비면 1~2곡 정도 남은 방 앞에 서서 기다리면 된다.

코인노래방이지만 1000원짜리 지폐 사용도 가능하다
코인노래방에 들어가니 반주기와 스크린, 마이크와 탬버린, 조명까지 있을 건 다 있었다. 마이크용 커버나 소독기 등도 구비하는 등 위생 문제도 신경 썼다.
동전을 넣고 이용해봤다. 평소 노래를 잘 못하는 필자도 혼자 있으니 오히려 용기 있게 노래가 나왔다. 분위기를 깬다는 이별 노래도 마음껏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4곡이 넘어가니 다소 심심했다. 혼자여서 그랬나보다.

코인노래방을 혼자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2~3명씩 찾는 이가 더 많았다. 신기한 건 친구 4~5명이 함께 와 2~3명씩 짝을 지어 방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일반 노래방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친구 4명이 함께 코인노래방을 찾은 류승혁(18), 박수형(18) 군은 저렴하고 여유롭게 노래하기 위해 코인노래방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존 노래방은 비용이 만 원이 넘고 1시간에 여러 곡을 부르기 위해 1절만 부르기, 간주 점프, 점수 없애기 등을 해야 한다"며 "코인노래방은 4곡에 1000원이라 저렴하고 따로 들어가니 시간 내에 훨씬 많은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스타 코인노래연습장 이미경 대표는 "코인노래방은 남의 노래를 듣는 것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하는 요즘 젊은 세대 특징이 나타난다"며 "여럿이 와도 따로 들어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기존에는 여럿이 어울리던 놀이 문화였다면, 요즘에는 소수나 개인이 즐기는 문화로 바뀌다 보니 노래방도 혼자나 2~3명 정도가 많이 온다"며 "일반 노래방에서도 10명씩 들어가는 대형룸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 추세"라고 설명했다.
값은 저렴하지만 음향은 훌륭하다는 평가
코인노래방이 값은 저렴하지만 음향 면에서 훌륭하다는 평가도 있다. 코인노래방이 지난해 말부터 많아지다 보니 마이크, 반주기, 앰프 등이 최신형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래실력 키우기'를 위해 노래방을 접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가수지망생인 이대영(20) 씨는 "보컬 레슨비가 한 달에 50~60만 원 정도가 들고, 개인 연습 공간은 그 이상이 든다"며 "코인노래방은 음향도 좋고 에코 등도 직접 조절할 수 있어 자주 보컬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대표는 "일반적으로 노래방은 술에 취한 상태에 가서 음향이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해왔다"며 "코인노래방은 좋은 이어폰을 쓰고 음향에도 민감한 젊은 세대에 맞췄기 때문에 음향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