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에 6시간 운동 효과? EMS 체험해보니
2016-03-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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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에 6시간 운동효과를 낸다고?" 최근 TV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갑옷처럼 생긴 옷을
"20분에 6시간 운동효과를 낸다고?"
최근 TV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갑옷처럼 생긴 옷을 입고 운동하는 걸 봤다. EMS(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마이크로 트레이닝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 미세전류 운동이다. 인체에 무해한 전류를 신체 곳곳에 줘서 근육을 수축·이완한다. 이를 통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배우 변정수 씨가 EMS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 JTBC '닥터의 승부'
영화 '어벤저스'를 떠올리게 하는 복장을 한 뒤 20분만 트레이너 지도대로 하면 6시간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니, 귀가 솔깃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교동에 있는 EMS센터 '일렉모션스튜디오'에 방문했다. 센터엔 EMS기기와 샤워·탈의실 등이 갖춰져 있었다.
운동하기 전에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허리디스크가 있는지, 최근 1개월 동안 어지럼증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등을 체크하는 내용이다. EMS트레이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요소가 있는지 미리 체크하는 목적이었다. 다행히 해당사항이 없었다.
설문지 작성을 완료한 뒤 '이너웨어'를 받았다.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색 쫄쫄이 형태였다. 트레이닝 센터 측은 속옷까지 모두 벗은 뒤 입도록 권했다.
센터 측은 "속옷 여유분이 있다면 입고 착용해도 상관은 없다. 다만, 이너웨어 위에 입는 'EMS슈트'가 다소 축축하기 때문에 속옷도 젖을 우려가 있어 그렇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너웨어를 입고 나온 뒤 트레이너 김현정 씨 안내에 따라 특수 패드가 부착된 전용 슈트를 입었다. 일명 EMS슈트다. 팔, 배, 허벅지 부분에 전류를 잘 통하게 하는 '전도체' 역할을 하는 패드가 부착돼 있다.
듣던 대로 슈트는 물에 젖어있었다. 전류가 좀 더 잘 흐르게 하기 위해 한 조치라고 트레이너가 말했다. 이어 몸에 전류 자극이 잘 전해지도록, 슈트를 몸에 딱 맞게 조여줬다. 축축한 슈트가 몸 전체를 감싸니 갑갑했다. 약간 추운 느낌도 들었다.

EMS기계 선과 슈트를 연결한 뒤 본격적인 운동이 시작됐다. 몸에 '찌릿찌릿' 전류가 전해지는 느낌이 마치 물리치료받는 느낌이었다. 몸이 '덜덜' 떨렸다.
운동 프로그램은 유산소, 근력, 교정, 마사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체험자 몸 상태와 체력 수준에 따라 트레이너가 운동 강도와 전류 자극 세기를 조절해주는 식이다.
우선 가볍게 몸풀기용으로 팔 벌려 뛰기를 20회 했다. 근력 운동 전에 원활하게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때까지는 할 만했다.

이후 트레이너를 따라 하체, 상체, 복부 순으로 근력 운동을 했다. 전류 자극이 몸에 전해지는 상태에서 4초간 동작을 한 뒤 2초를 쉬고, 다시 동작을 반복하는 식이다. 몸 전체에 자극이 전해지는 상태라 기본적인 동작을 제대로 하는데 힘이 많이 들어갔다.
가장 기본적인 하체운동인 스쾃(스쿼트)을 먼저 했다. 스쾃은 평소에도 잘 하지 않던 운동이었다. 전류 자극이 들어오는 상태에서 하려니 더 힘들었다. 근력 운동이 끝난 뒤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마무리했다. 제자리에서 가볍게 뛴 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팔 벌려 뛰기 20회로 끝냈다.



운동이 끝난 뒤…
땀이 줄줄 흘렀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구나'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이었다. 왜 '20분에 6시간 효과'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많았다. 몸이 후들후들했고, 팔다리가 욱신거렸다. 샤워까지 하고 나니 피로가 몰려왔다. 체험이 끝난 뒤 이틀 정도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일일체험을 도와줬던 트레이너 김현정 씨는 "1주일에 두 번 정도 꾸준히 하되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MS 트레이닝 20분을 한 뒤 러닝머신을 30분 이상 뛰는 식이다.
가격은 어떻게 될까? 센터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로 1회 당 4만 원에서 7만 원 선이다. 프로모션을 내걸면서 '8회 당 56만 원, 12회 당 66만 원'식으로 운영하는 업체가 많았다. 29일 방문한 '일렉모션스튜디오'의 경우 회 당 4만 원 전후반 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EMS트레이닝,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학계는 어느 정도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독일 퀼른대 스포츠 박사 하인즈(Heinz Kleinöder)는 "짧은 시간에 모든 근육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어 근력 운동에 효과적이다"라고 독일 방송 WDR에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말했다.
이어 "아직 부작용 사례는 없지만 관련 연구가 적다. 운동 시 너무 무리하게 전류 자극을 높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전' 위험은 거의 없다고 한다. 국내 신경외과 전문의 고도일 병원장은 "감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병원 물리치료할 때 사용되는 저주파 자극이다. 물리치료 받을 때 감전 당할 가능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맨몸으로 운동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다. 몸에 전해지는 자극을 이겨내고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20분에 6시간 효과'라는 문구에 대해선 "6시간까지는 모르겠고, 1시간 정도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아직 관련 자료가 적어 좀 더 연구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전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