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영화 9편

2016-03-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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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메타 영화’(Meta Cinema)라고 부

영화가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메타 영화’(Meta Cinema)라고 부른다. 영화가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자기 모습을 거울에 비추듯 영화 자체를 다루는 거다.

메타 영화는 영화가 환상이나 거짓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관객에게 픽션(Fiction)이 가진 허구성을 상기시킨다. 영화 ‘데드풀’에서 슈퍼히어로 데드풀이 카메라를 보면서 “뮤직 큐!”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순간 영화에서 음악이 시작된다. 데드풀은 영화관에 앉아 있는 관객에게 계속 말을 걸기도 한다. 픽션과 현실의 경계인 ‘제4의 벽’(무대와 객석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넘는 이런 장면은 메타 영화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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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영화 자체를 다루는 ‘메타 영화’ 9편을 모아봤다.

1. 카메라를 든 사나이 (지가 베르토프, 1929)

영화 '카메라를 든 사나이' 스틸컷

러시아 영화감독 지가 베르토프(Дзига Вертов)가 만든 실험 다큐멘터리다. ‘카메라를 든 사나이’는 어깨에 카메라를 메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생활과 도시를 촬영하는 카메라맨 이야기를 다뤘다.

베르토프는 이야기로 이뤄진 극영화가 필요 없다고 봤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존 영화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를 다시 만들어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베르토프는 관객에게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해 몽타주 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몽타주 기법은 극적인 효과를 위해 영화를 '편집'해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는 몽타주 기법을 이용해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벗어난 이상적인 세계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2. 덕 어먹 (척 존스, 1953)

유튜브, WarnerBrosOnline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에서 만드는 애니메이션 ‘루니 툰’(Looney Tunes)에 나오는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덕 어먹’에서 주인공 대피 덕은 새로운 모험을 하려고 하지만, 창조자(애니메이터)는 대피덕의 모험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애니메이터는 대피 덕의 옷과 배경을 계속 바꾸고, 마침내 그의 캐릭터를 지우기까지 한다.

3. 8과 1/2 (페데리코 펠리니, 1963)

영화 '8과 1/2' 스틸컷

이탈리아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가 만든 자전적인 드라마 영화다. ‘8과 1/2’은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이야기 구조로 돼 있다.

‘8과 1/2’은 영화감독 귀도의 방황을 그렸다. 그는 아내와 정부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으며, 흥행에 대한 불안, 비평가, 제작자의 요구 등에 지쳐있는 상태다. 특히, 영화에 출연하는 여성들은 펠리니 주변에 있는 여성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펠리니는 8과 1/2을 두고 “나의 두 번째 데뷔작 혹은 진정한 첫 번째 영화”라고 말했다.

4. 아메리카의 밤 (프랑수아 트뤼포, 1973)

영화 '아메리카의 밤' 스틸컷

프랑스 영화감독 프랑수아 트뤼포(François Truffaut)가 만든 드라마 영화다.

‘아메리카의 밤’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모인 배우와 영화 스태프에게 벌어진 사건을 다뤘다. 트뤼포 감독은 극 중에서 ‘파멜라를 찾아서’라는 가상의 영화를 만드는 페랑 감독을 연기했다.

‘아메리카의 밤’에는 영화 촬영 중에 고양이가 우유를 먹지 않아 모든 스태프가 고생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트뤼포 감독이 지난 1963년 ‘부드러운 살결’ 촬영 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이 장면처럼 트뤼포는 실제로 경험했던 사건을 ‘아메리카의 밤’에 자연스럽게 녹아냈다.

5. 몬티 파이튼의 성배 (테리 길리엄·테리 존스, 1975)

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 스틸컷

영국 영화감독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테리 존스(Terry Jones)가 영국의 코미디 집단 몬티 파이선과 함께 만든 코미디 영화다. ‘몬티 파이튼의 성배’는 아서왕 전설을 풍자했다.

‘몬티 파이튼의 성배’에는 영화 형식을 비꼬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기사들은 말이 없어서 빈 코코넛 껍데기를 두들기고 다니며 말발굽 소리를 낸다. 이는 예전에 음향효과를 만들기 위해 라디오에서 빈 코코넛 껍데기를 두들겨 소리를 낸 사례를 패러디한 것이다.

‘몬티 파이튼의 성배’에서 중세를 배경으로 자동차가 등장하는 등 ‘제4의 벽’을 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한 장면에는 현대 양복을 입은 ‘유명한 역사학자’(이 자막 그대로 등장한다)가 갑자기 등장해 TV 인터뷰를 한다. 그가 아서왕 이야기를 하자 갑자기 정체불명의 기사가 나타나 학자를 죽이고 사라진다.

6. 카이로의 붉은 장미 (우디 앨런, 1985)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 스틸컷

미국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이 만든 코미디 영화다. 앨런 감독은 허구의 인물이 현실 세계로 들어오면서 생기는 사건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카이로의 붉은 장미’는 1930년대 대공황 시대 미국 뉴저지 주 한 도시를 배경으로 했다. 술주정뱅이 남편에 지친 세실리아는 극장에서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일을 낙으로 삼고 있다.

어느날 세실리아는 신작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를 보고 있었다. 영화 속 인물인 톰 백스터가 갑자기 화면에 뛰쳐나와 세실리아를 데리고 극장을 떠난다. 백스터 역을 맡은 실제 배우 길 셰퍼드까지 세실리아에게 반하면서, 세실리아는 허구의 인물인 톰과 셰퍼드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7. 스트레인저 댄 픽션 (마크 포스터, 2006)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 스틸컷

독일 출신 영화감독 마크 포스터(Marc Forster) 가 만든 드라마 영화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슬럼프(Writer’s block)에 빠진 한 소설가의 소설 속 인물이 실제 현실에 존재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국세청 직원인 해롤드 크릭(윌 패렐)은 12년 동안 정확히 오전 8시 17분에 버스를 타고 출근해서 11시 13분에 잠드는 단조로운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해롤드는 자신의 행동을 묘사하는 어떤 여자 소설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해롤드의 죽음이 임박했다고 말한다.

8. 캐빈 인 더 우즈 (드류 고다드, 2012)

영화 '캐빈 인 더 우즈' 스틸컷

미국 영화감독 드류 고다드(Drew Goddard)가 연출한 호러 영화다. ‘캐빈 인 더 우즈’는 슬래셔 영화(살인마가 여러 희생자를 살해하는 호러 영화)에서 나오는 흔한 장면(클리셰)들을 비틀었다.

‘캐빈 인 더 우즈’는 슬래셔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뻔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학생 5명이 방학을 맞아 숲 속 오두막 집으로 간다. 오두막 집에는 좀비가 나타나 대학생들을 살해하려고 한다.

그 오두막 집에서 벌어지는 사건 배후에는 첨단 과학으로 무장한 특수기관이 있다. 연구소에 있는 요원들은 괴물들을 이용해 실제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다. 오두막집에 있는 사람과 괴물들은 요원들의 관리 아래 ‘영화’처럼 조종당하고 있다.

9. 홀리 모터스 (레오 카락스, 2012)

영화 '홀리 모터스' 스틸컷

프랑스 감독 레오 카락스가 만든 드라마 영화다. ‘홀리 모터스’는 수많은 고전 영화를 인용해 영화 자체를 비유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오스카(드니 라방)는 고급 리무진 홀리 모터스를 타고 온종일 파리 곳곳을 누빈다. 오스카는 리무진에 내릴 때 마다 다른 사람이 된다. 그는 가정적인 아버지부터, 거지, 암살자, 모션캡쳐 배우, 광인 등 9가지 역할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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