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출신' 국회의원 1호, 김병관 인터뷰

2016-05-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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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김병관 당선인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지 28일이 지났다. 당선자들은 어

이하 김병관 당선인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지 28일이 지났다. 당선자들은 어느정도 들뜬 열기를 식혔을테고, 낙선자들 또한 낙담에서 벗어났을 법한 시기다.

특히 당선자들은 오는 30일 시작될 본격적인 임기를 기다리며 마음을 가다듬을 때다.

이번 총선 결과는 게임업계에서도 주목했다. 계임업계 출신 중 최초로 국회에 입성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때문이다.

경기도 분당갑에 출마한 김 당선인은 지난달 13일 총선에서 6만3698표를 얻었다.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보다 1만1538표 앞섰다. 정치 입문 4개월여 만에 야권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도 분당갑에서 이뤄낸 결과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당선인은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창업했다. 이후 솔루션홀딩스가 네이버 전신인 NHN에 인수되면서 김 당선인도 NHN에 합류했다. NHN에서 게임제작실장과 한게임 사업부장, 게임사업본부 부문장 등을 거쳐 2005년 NHN게임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웹젠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다.

그의 향후 행보를 게임업계가 주목한다. 그간 게임 관련 규제법이 거론될 때마다 일각에서는 게임을 '사회 악'처럼 여겨왔다. 김 당선인은 "우선 '게임은 도박이다, 위험하다, 사행성 오락이다'라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게임산업을 진흥하려는 시도는 막히고, 규제하려는 시도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당선인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앞장서겠다"며 "게임을 우리가 앞으로 키우고 투자해야 하는 산업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지원을 확대하는데 힘 쓰겠다는 김 당선인. 그와 나눈 더 자세한 이야기다.

1. '여당 텃밭'으로 불리는 성남 분당갑에서 47.03% 득표율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경제실정을 심판하는 선거였습니다. 많은 유권자 분들께서 현 정부와 여당의 경제실정으로 삶이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가면서 그 대안으로 야당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선대본부와 선거캠프 모두 당선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고, 선거운동이 계속 되면서 점점 승리한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주민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질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신인을 믿고 지지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2.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뭔가. 언제부터 정치 입문 뜻을 품었는지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 좋은 정치,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치에 직접 나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지난 연말에 당의 영입제안을 처음 받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정치에 실망하고 희망을 잃어가는 대한민국에 제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정치, 국민이 원하는 국가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결정을 했는데 당선이 된 만큼, 우리 국민들, 특히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3.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될 수 있었던 건 무엇 때문이었나.(장점도 함께 말해달라)

저는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노력해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미래세대들에게는 도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저와 지금의 청년들 차이는 우리 사회가 도전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지 않는가 여부 같습니다.

제 장점은 창업과 기업을 하면서 실물경제와 현실경제를 잘 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은 거시경제 정책 위주였는데, 이제는 미시적으로 산업정책이 경제를 끌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제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국회에서 발의할 제1호 법안에 대해 설명해달라

청년실업 문제가 역대 최악 수준인데도,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창업날개법’을 가장 먼저 준비할 생각입니다. 아이디어와 재능, 기술과 실력을 갖춘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해 성공할 수 있도록 금융, 회계, 세제, 행정 등을 지원해 주자는 취지입니다. 열정과 실력이 있어도 여러가지 규제 및 자본 부족으로 도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우리 정치가 힘이 돼 주어야 합니다.

5. '게임업계 출신 첫 정치인'이라는 타이틀로 젊은층에게도 잘 알려졌다. 그만큼 당선인의 게임 관련 입법 등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앞으로 준비 중인 게임 관련 법안이 있다면?

게임분야는 제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종사해왔던 전문분야인 만큼 전문성을 발휘해 우리 게임 및 IT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게임업계 어려움을 직접 경험도 했고, 게임 산업 발전이 우리 경제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발전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현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기본법으로 각종 진흥법, 규제법, 보호법 등이 있는데,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재개정 법안을 발의하고, 게임 산업을 진흥할 수 있는 법안들도 입안토록 할 것입니다.

또한 게임관계자들이 생존과 더불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은 게임자체를 ‘문화콘텐츠’의 하나로 떳떳하게 인정받고 싶다는 부분입니다.

게임 산업 부흥을 위해서는 재정적, 제도적인 창업지원 등에 대한 법안 마련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는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입니다.

6. 게임을 '사회악'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선 ‘게임은 도박이다, 위험하다, 사행성 오락이다’라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셧다운제의 경우, 게임이 무조건적으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다보니 생긴 규제입니다. 게임을 중독물로 규정한 법안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으로 게임산업을 진흥하려는 시도는 막히고 규제하려는 시도만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게임의 사행성이나 폭력성 등에 대해서는 규제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을 해소 또는 완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게임도 영화나 스포츠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자, 문화산업으로 접근하려는 사회적 공감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가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지원을 확대해 나가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7. 유독 기대가 큰 게임업계 종사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부가 조사한 여러 자료를 보더라도 게임 산업은 콘텐츠 산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출을 차지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청년 고용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산업 중 하나입니다.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게임 산업을 차세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지정해 폭넓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앞장 서겠습니다. 게임을 우리가 앞으로 키우고 투자해야 하는 산업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게임업계에서도 현실정치에 보다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게임 산업의 발전이 국가경제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