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시 공모전서 '세로드립' 남긴 입상자 근황
2016-05-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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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media Commons 자유경제원이 이승만 시 공모전 수상작 '우남찬가' 저자에

자유경제원이 이승만 시 공모전 수상작 '우남찬가' 저자에 민형사상 소송을 걸어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우남찬가 저자입니다. 근황 업데이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 바로가기)
작성자는 자신을 "우남찬가 저자인 장민호"라고 소개한 뒤 "5월 11일 서울마포경찰서로부터 우남찬가에 관련해 고소장이 접수되었단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고소장은 위계에의한업무방해 및 정통망법위반(명예훼손), 사기혐의로 접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성자에 따르면 자유경제원은 업무지출금 699만6090원과 위자료 5000만원을 합쳐 총 5699만 6090원을 자유경제원 측에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우남찬가'란 지난 3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 수상식'에서 입선을 수상한 작품이다.
'우남찬가'는 가로로 읽으면 '국가의 아버지’ ‘민족의 지도자’ ‘독립열사’ ‘우리의 국부’ 등 이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러나 세로 첫 글자만 읽으면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국민 버린 도망자' 등 이 전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른바 '세로드립' 논란이 불거지자 자유경제원 측은 수상집 목록에서 해당 작품을 삭제했다.
작성자는 루리웹에 자신이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시문학 공모전에 응모한 의도도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양극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승만 선생의 명암을 한 작품에 오롯이 드러내는 다각적 구성을 통해 합당한 칭송과 건전한 비판을 동시에 담아낸 시를 응모함으로써, 진보와 보수의 이념논쟁을 떠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은 공모전에 작품만 응모했을 뿐 일체 위계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러므로 공모전의 특성상 심사위원들의 판단 미숙으로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공모전 측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에게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 4월 '우남찬가'가 논란이 됐을 때 작성자 이름은 '이정환'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필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유경제원 측은 '우남찬가' 저자가 본명을 숨긴 채 필명으로 시를 제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업무방해에 기한 불법행위'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