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돼지…" 교육부 고위간부가 한 말

2016-07-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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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은 개·돼지다"라는 대사를 한 영화 속 인물 /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지난 7일

"민중은 개·돼지다"라는 대사를 한 영화 속 인물 /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지난 7일 교육부 고위 간부가 국내 한 일간지 기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교육부 나향욱(47) 정책기획관이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며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8일 보도했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맨 오른쪽) / 뉴스1

매체는 나 기획관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무원 정책 실명제에 대한 말을 나누다 신분제 이야기를 꺼냈다고 했다. 매체는 당시 간부가 발언에 대해 철회·해명하지 않았다며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나 기획관은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다"라며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동석한 경향신문 기자가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고 묻자 나 기획관은 "99%"라고 답했다.

기획관은 어디 속한다고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그는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있던 기자가 "그래도 이 정부가 겉으로라도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고 하자, 나 기획관은 "아이고, 출발 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나 기획관 발언에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9일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나 기획관은) 교육부 내 상위 1%에 해당하는 최상위층"이라며 "그의 발언은 교육부 정책 입안·수행하는 자들이 공통적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교육부에 "신분제적 차별 교육 정책을 중단하고 민중을 개·돼지로 간주하는 정책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경향신문은 나 기획관이 8일 저녁 본지에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육부는 이날 나 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교육부는 "소속 공무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경위를 조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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