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질문 6가지

2016-07-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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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이동은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 어떻게? 결혼하면 된다. 현실이 3차원이라면,

차원 이동은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 어떻게? 결혼하면 된다. 현실이 3차원이라면, 결혼은 15차원쯤 된다. 결혼은 '상상할 수 없는 세계'로의 도약이다. 이전까지 지낸 시공간과의 결별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 삼촌 벤(Ben)은 이렇게 말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말을 조금 바꿔보자. 큰 일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다. 수십 년간 다른 삶을 산 두 존재가 수많은 사람 앞에서 법적·도덕적으로 하나됨을 약속하는 일이다. 잘못하면 안 된다. 물리기도 번거럽고, '이혼남·이혼녀'라는 딱지까지 덤으로 붙는다.

결혼에 앞서 '심사숙고의 심사숙고의 심사숙고'가 필요한 까닭이다. 결혼 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질문 6가지를 정리했다.

1. 사랑? 의리?

이하 Pixabay

왜 당신은, 그와 하필, 결혼을 결심했나. 사랑? 아니면 '의리' 때문에?

"내게 잘해줬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 없이 결혼하는 사람이 있다. 위험한 짓이다. 이렇게 '의리'로 하는 결혼은 알코올이 다 날아간 램프다. 불은 붙어도 오래 탈 수 없다.

가장 이기적이면서 이타적 행위가 결혼임을 기억해야 한다. 결혼은 "내가 이 사람을 독점한다"고 방방곡곡 알리는 일이다. 동시에 배우자·가족을 위해 자신의 일부를 어떤 식으로든 희생할 것을 서약하는 행위다. 의리로 덤벼들 게 아니라는 얘기다.

2. 내가 사랑하는 건 누구? 그 or 그의 꾸며진 모습?

연애 시절, 당신과 그는 한껏 꾸민 상태로 만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애썼다. 결혼은 아니다. 결혼은 모든 생활을 공유한다. 그도 안 씻으면 퀴퀴한 냄새가 나고, 볼품없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눈·코·입으로 깨닫는 과정이다.

당신이 결혼하려는 상대는 인간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허물이 있다. 결혼은 이마저도 사랑으로 감싸는 일이다. 모든 건 아니더라도, 그의 대다수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결심이 선 뒤 결혼해야 후회가 없다.

3. 지금 내 계좌에 있는 돈은 얼마?

'결혼은 현실이다.' 수백 번 강조해도 모자란 말이다. 결혼은, 적어도 결혼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돈이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혼수, 집, 예식장, 식대, 예단, 예물, 신혼여행……. 돈 들어갈 곳 투성이다.

돈 문제, 즉 경제적 문제는 사랑으로 극복 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20세기 초반 대공황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일찍이 심리학으로 방향을 틀거나 최소 복수전공을 했을 것이다.

수중에 돈이 없다면 결혼은 무조건 미루는 게 좋다. 결혼은 현실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아 마치 비현실처럼 느껴지는 현실이다.

4. 염불 보다 잿밥?

Wikipedia

영화 '연애의 목적(2005, 한재림 감독)'에서 교사 유림(박해일 분)은 새로 온 미술 교생 홍(강혜정 분)에게 "나랑 한 번 자자"고 추파를 던지기 바쁘다. 홍은 그런 유림이 귀여워 몇 차례 몸을 허락한다. 볼장 다 본 사이지만, 둘은 여전히 서먹하다. "진지한 관계는 질색"이라며 내빼는 유림 때문이다. 유림은 홍을 좋아한다. 하지만 홍의 몸이 더 좋다.

유림은 전형적인 '염불 보다 잿밥'형 인물이다. 사실 누구나 그렇다. 염불 같이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순수한 사랑은 드물다. 돈·명예·인기 같은 '잿밥'에 사람은 더 끌린다. 본성이다.

그렇다고 '잿밥 지상주의'에 빠지는 건 금물이다. 사랑하는 그가 돈이 많을 순 있어도, 돈이 많아서 그를 사랑하는 건 아니라는 소리다. 그런 관계는 모래성과 같다. 무너지기 쉽다.

5. 나는 방임형? 속박형?

Pixabay

결혼을 거칠게 정의하면 아래와 같다.

"하기 싫은 일만 하고, 하고 싶은 일은 못하는 것"

이런 결혼 생활에 딱 맞는 성격이 있다. 속박형 인간이다. 결혼을 하면 더는 홑몸이 아니다. 자식·배우자·친정·시댁·처가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물질적·정신적으로 엮인 존재다.

결혼 전,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건 자유다. 결혼 후,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건 '일탈'이다. 결혼 전, 다른 이성과 바람을 피우는 건 도덕적 지탄을 받는다. 결혼 후, 다른 이성과 바람을 피우는 건 '민사적 책임'을 수반한다.

속박형과 정반대인 '방임형'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지, 결혼이라는 특수한 관계와 잘 어울리지 않을 뿐이다.

6. 시기에 맞춰서? 상대에 맞춰서?

Wikipedia

결혼은 시기에 맞춰서 하는 게 좋을까. 상대에 맞춰서 하는 게 좋을까.

마땅한 답은 없다. 결혼이 너무 늦어도, 일러도 문제다. "사랑만 뜯어 먹고 살아도 충분하다!"며 상대방에 '올인'하는 것도, 그렇지 않아도 문제다. 결국 '융통성 있는 자세'가 답이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 결혼은 이상(理想)적이다. 두 사람이 평생 서로만 사랑하는 건 비현실에 가깝다. 세상에는 예쁘고, 잘생기고, 능력 있고, 머리 좋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눈 돌아가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다"며 결혼한다. 바보라서? 아니다. "그런 마음으로 평생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이상도, 현실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시기에 맞춘 결혼이 '현실'이라면, 상대에 맞춘 결혼은 '이상'이다. 둘 사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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