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쌓기'로 세계 1위 오른 중학생, 최현종 군 인터뷰

2016-07-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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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종 선수 제공"10살 때 처음 컵 쌓기를 접했어요. 배울 곳이 없어서 유튜브 영상을 보

최현종 선수 제공

"10살 때 처음 컵 쌓기를 접했어요. 배울 곳이 없어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혼자 연습했죠."

컵 쌓기라고도 불리는 '스포츠 스태킹(Sport stacking)'. 그동안 생소한 스포츠였지만 최근 국내에서 대중적인 관심을 끈 계기가 있었다. 한 중학생이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국제 대회에서 챔피언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스포츠 스태킹 국가대표 최현종 군(경북 청송 현동중)은 '2016 WSSA 독일 월드스포츠 스태킹 챔피언십'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최 군은 만 12세 3-3-3 종목과 3-6-3 종목에서 각각 우승했다. 3-6-3 종목에서는 1.898초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최 군은 5월에 열린 '제3회 스피드스택스코리아 오픈 대회'에서 1.849초를 기록해 자신이 세운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유튜브, GAYOUNG KIM

어린 나이에 스포츠 대회 세계 정상에 오른 최현종 군과 지난 13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스포츠 스태킹 국가대표 선수이자 경북 청송 현동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최현종입니다.

- 스포츠 스태킹(컵 쌓기)이라는 운동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스포츠 스태킹은 최대 12개 컵을 쌓고 허물어서 기록을 경쟁하는 경기입니다. 현재 한국을 포함, 전 세계 28개국이 즐기고 있습니다.

스포츠 스태킹 개인 종목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3-3-3 스택

컵 9개를 3개씩 나누어 쌓고 내리는 경기

2) 3-6-3 스택

컵 12개를 3개, 6개, 3개로 나누어 쌓고 내리는 경기

3) 사이클 스택

3-6-3 스태킹으로 시작해 6-6 스태킹, 1-10-1 스태킹으로 끝내는 경기

최현종 선수에게 배우는 스포츠 스태킹 영상 / 유튜브, wikitree4you

- 스포츠 스태킹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지난 2012년, 초등학교 3학년(당시 10세) 때 시작했습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스포츠 스태킹 국가대표 강희준 선수가 출연한 모습을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태킹 컵(공식 명칭은 스피드스택스)이 없어 종이컵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께서 "아들이 재미있어 하는구나" 싶으셨는지 인터넷을 통해 컵을 사주셨습니다.

- 스포츠 스태킹 기술은 어떻게 익혔나요? 학원 같은 곳이 있나요?

서울이나 대도시에는 학원이나 연습실이 있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는 따로 없습니다.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검색하며 혼자 익혔습니다.

- 하루 평균 몇 시간 정도 연습하나요?

평일에는 학교와 학원 공부에 치여서 많이 연습하지 못합니다. 대신 주말에는 최소 2시간, 최대 7시간 집중력 있게 연습합니다.

- 스포츠 스태킹을 연습하면서 학교 수업까지 따라가려면 힘들지 않나요?

힘듭니다. 평일에는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다 보면 연습할 시간이 없습니다. 가끔은 학교에 앉아있을 때 '연습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가 나보다 더 많이 연습해서 내 기록을 깰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 스포츠 스태킹 외에는 어떤 취미 활동을 즐기나요?

스포츠 스태킹을 제일 좋아하긴 하지만, 피아노 치는 것과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 축구 같은 일반 운동과 다른 스포츠 스태킹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축구나 야구 같은 운동은 공에 맞을까 봐 무섭기도 하고 다칠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 스태킹은 이에 비해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운동입니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기록이 갈리는 스릴감도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제 기록이 깨질까 봐 항상 긴장하게 됩니다.

- 최현종 선수만의 스포츠스태킹 스킬이 있나요? 남보다 빠른 기록 비결이 뭔가요?

선수마다 컵을 쌓아 올리고 내리는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선수들 대부분은 컵을 쌓아 올릴 때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에 속도를 조절합니다. 내 경우 속도를 조금 높여 빠른 기록을 달성하려고 합니다.

- 단순 취미를 넘어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 하게 됐나요?

2012년에 시작하고 1년 뒤인 2013년쯤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폭풍 연습'을 한 것 같습니다.

2014년 9월에 대구에서 열린 일반 스포츠스태킹 경기에 선수로 처음 참가했고, 2015년 2월 28일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습니다.

- 지난 4월에 있었던 '2016 WSSA 독일 월드스포츠 스태킹 챔피언십' 경기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요.

만 12세 부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 경기에 참가했습니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사이클 종목에서는 긴장을 많이 해서 예선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대신 3-3-3 종목과 3-6-3 종목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최현종 군 제공

- 1등 한 소감이 어때요?

부모님도 없이 스포츠스태킹협회 직원 및 국가대표 선수들과 독일로 갔습니다. 시차 적응 등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1등을 해서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웃음)

- 아직 스포츠 스태킹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국가대표 선수로서 아쉬운 점은 없나요?

사실 아직 스포츠 스태킹 선수 말고는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습니다. 그래도 국가대표 선수로서 따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연습 영상을 올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최현종 선수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 스포츠 스태킹 국가대표로서 각오 한 마디 해주세요.

7월과 11월에 있을 또 다른 경기를 위해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앞으로도 국가대표로서 스포츠 스태킹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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