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내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말말말
2016-07-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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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디. 어 형님들 오셨다!!!"그룹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한국 팬들과 같은 땅을
"드. 디. 어 형님들 오셨다!!!"
그룹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한국 팬들과 같은 땅을 밟고 있다. 14년 만에 내한 공연을 앞둔 그들은 공연을 단 하루 앞두고 21일 서울을 찾았다.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내한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기자간담회는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네 남자는 "간단히 인사해 달라"는 말에 '안녕'으로 아카펠라를 선보였다.
"헬로~ 헬로~~ 헬로~~~ 헬로~~~~"
역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다웠다. 14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이만 아주 살짝 많아진 이들이 한국 팬들에게 남긴 말들이다. 예전보다 발언 수위는 조금 낮아졌다. 그들이 변했냐고? 아니. 기자간담회 현장에 '보디가드'로 프론트맨 앤소니 키에디스(Anthony Kiedis·53) 아드님이 함께했다.
1. "얼굴에 난 트러블도 신경 쓰고 말이야. 카메라 앞에서 어색하게 웃음 짓는 나를 보면서 말이지... 내가 음악을 하고 싶었지! 이걸 하고 싶었었나? 하는 생각이 들고...(중략)"
- 본격 간담회 시작 직전 사진 촬영에서
"사진 촬영 먼저 하겠습니다"라는 말에 베이시스트 플리(Flea·53)는 테이블에 올라갔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고서 한 말이다. 그는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쏟아냈다.

이를 들은 멤버들은 익숙하다는 듯 웃어 보였다. 동시에 사진 촬영은 진행되고 있었다. '본격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30년차 거물 밴드였다. 물론 플리 말에는 모든 이가 공감을 표했다.
2. "14년 전 처음 왔을 때는 모든 게 새롭고 신비롭고 몽환적이었어요. 여전히 신비롭고 몽환적이긴 한데 그래도 뭔가 실체를 알 거 같던데요!"
-14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 대해
반나절 열심히 서울 관광을 마친 플리가 한 말이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는 21일 오전 한국에 도착해 서울을 돌아다녔다. 동대문을 비롯해 각종 상가와 궁궐까지 찾았었다.

서울에 한 궁궐을 방문했던 앤소니는 "신비로웠어요"라는 말을 연신 쏟아냈다. 그는 "궁궐 가봤어요?"라고 '한국 기자들'에게 묻기도 했다. 그리고는 "궁에 연못도 있었는데 고요하면서도 신비로웠어요"라며 400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느껴봤다니까요"라고 말했다.
형님들의 혈열 대답 뒤 발언 기회를 겨우 얻은 기타리스트 조쉬 클링호퍼(Josh Klinghoffer·36)는 "와서 좋아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그리고는 "아 근데 끈끈하네요"라며 유독 습도가 높은 서울 날씨를 언급했다.
3. "내일 공연 오시면 증명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무대 위에서 야수처럼 포효하는 그런 본능적인 움직임이 아직은 남아 있다고 봅니다. 질문하시는 기자님이 관객석에서 보이면 더 오버해 볼게요"
-격렬한 곡을 여전히 소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바이 더 웨이(By The Way)'와 같은 격렬한 곡을 여전히 파워풀하게 소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앤소니가 한 답이다.
조쉬를 제외한 세 멤버 평균 나이가 50이 넘었지만 그는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일 증명해 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4. "조쉬가 '양말 퍼포먼스' 해보자고 말하기도 해요. 그걸 하고 싶어서 밴드에 들어온 건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이제... (19금)"
- 아직도 신체 중요 부위에 양말을 착용한 채 공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레드 핫 칠리 페퍼스하면? '양말', '양말' 하면? 레드 핫 칠리 페퍼스다. 과거 그들은 신체 중요 부위에 양말만 착용한 채 무대에 올랐었다.
그 같은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아직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드러머 채드 스미스(Chad Smith·54)는 내내 수줍게 웃고 있던 조쉬를 언급했다. 그리고는 "조쉬가 그 퍼포먼스를 해보자고 말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조쉬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이때 플리가 치고들어왔다. 그리고 이후는 '19금'. (그는 건강하지가 않아서가 아니라 더 건강하다는 말을 전했다...)

5. "채드나 조쉬가 의견을 주기도 하지만요... 제가 모든 셋리스트를 정해서! 내일 여러분들께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 변화 무쌍한 셋리스트와 14년 만에 선보일 내한공연 셋리스트에 대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셋리스트는 변화 무쌍하다. 하루 만에도 5-6곡이 빠지고 들어온다. 이에 대해 묻자 양 사이드에 앉아 있던 플리와 조쉬는 앤소니를 쳐다봤고, 채드는 손가락으로 콕 앤소리를 가리켰다.

이에 앤소니는 먼저 "새 앨범이 나와서요. 그 곡들을 들려 드리려고 안달이 났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사랑을 받았던 곡들과 새 곡들을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지 (내일 셋리스트는) 아직 조율을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6. "밴드로서 새롭게 성장하고 싶고, 실험하고 싶어서 데인저 마우스와 작업을 선택하게 됐어요. 쉬는 날도 없이 작업했다니까요"
- 프로듀서 데인저 마우스(Danger Mouse)와의 작업에 대해
레드 핫 칠리 페퍼스는 5년 만에 선보인 11집 '더 겟어웨이(The Getaway)'을 21세기 얼터너티브·인디 신에서 주목받는 프로듀서 데인저 마우스(Danger Mouse)와 함께했다. 그와의 작업에 대해 앤소니는 "변화와 실험을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어 "순탄한 작업은 아니었어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끊임 없이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쓰는 사람"이라고 데인저 마우스를 평한 뒤 "우리를 끝까지 몰아세워 나온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고 계속 그와의 작업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7. "이거 꼭 좀 적어주세요. 문신 때문에 운동도 못하고 사우나도 못한단 말이에요"
-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말을 해달라는 질문에
내내 조용히 있었던 조쉬가 마지막엔 마이크를 독점했다. 그리고는 "한국엔 처음이에요"라며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함께 새로운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는 건 설레고 떨리는 기대감을 안겨줍니다. 내일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질 것 같고요. 분명히 날씨는 끈끈할 것 같네요"라고 길-게 말했다.

예정된 시간이 오버된 상황.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이라는 사회자의 말을 뚫고 마지막 한 마디가 더해졌다. 플리였다. 그는 "문신 때문에 운동도 못하고 사우나도 못해요"라며 "꼭 좀 기사에 적어달라"고 했다.
헬스장, 사우나 등지에서 거부됐던 플리의 문신은 오는 22일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공연은 '빅 탑 스테이지'에서 오후 10시부터 90분 동안 펼쳐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