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은 정말 에어컨을 '빵빵' 틀고 있을까?

2016-08-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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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 Pixabay "...국회에서 빵빵하게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 쐬면서 몇시간

국회의사당 / Pixabay

 

"...국회에서 빵빵하게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 쐬면서 몇시간 대충 때우다가...(중략)...의원 사무실, 국회가 너무 추워서 긴팔 정장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지난 11일, 한 네티즌이 정부의 전기 누진세 관련 회의에 남긴 촌평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현행 누진세 6단계의 폭을 50Kwh씩 각각 넓혀, 그 전 단계의 요금을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번 조치로 현행 대비 20%가량 요금이 줄 것으로 기대했다. 

7, 8월 들어 연일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12일 대구, 구미 등 경북 지역 낮 최고기온이 37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은 36도로 올해 들어 가장 더울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컨을 안 켤 수 없는 날씨지만, 국민 대다수는 더위를 '버티고' 있다. 사용량에 따라 요금 폭이 커지는 '누진세'가 무서워서다. 불똥은 누진세 개편의 키를 쥔 정부와 국회로 튀었다. 최근 도청 등 일부 공기관에서 "하루 10시간씩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불만은 극에 달했다. SNS에서는 공무원 집단을 향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공기관은 정말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피서지' 같은 근무환경을 즐기고 있을까?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사무실은 어떨지 궁금했다. 정당과 의원 선수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을지 몰라 여당과 야당, 초선과 중진을 나눠 "국회가 정말 시원한지" 물었다. 관계자 대부분은 "그렇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여당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12일 "공공기관이라 (눈치가 보여) 에어컨을 트는 게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너무 더워서) 회의실과 사무실에 벽걸이 선풍기를 하나씩 달았다"며 "(더위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의원실이 있는 국회 의원회관은 기계중앙감시반·설비과가 에어컨 작동을 관리한다. 중앙 냉난방 시스템이다. 냉방을 해도 더위를 타는 직원들은 선풍기나 에어컨을 따로 구비해야 한다. 

야당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아주 덥지는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시원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의원실에 따로 에어컨, 선풍기가 있진 않다"며 "(더위가)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절대) 시원하진 않다"고 전했다. 

국회에서 20년 넘게 있었다는 야당 중진 의원실 보좌관은 "개인 에어컨은 실외기를 놓을 곳이 없어 설치가 어렵다"며 "더우면 그냥 '참자'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했다. 그는 "사무실에 컴퓨터가 많다. 거기서 나오는 열 때문에 종종 더울 때가 있다"면서 "그때는 개인 선풍기를 구비해 바람을 쐰다"고 했다. 

보좌관은 "지금 더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19대 초반이 정말 더웠다. 그때 한전(한국전력공사)에서 전력 수급 문제로 전력 통제를 했다. 당시 의원실 내부 온도가 34~35도까지 나왔었다"고 말했다. 

아... 개덥... / Giphy

과거 당대표를 역임한 적 있는 여당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선풍기는 필요한 사람들만, 따로 구비해서 쓴다"며 "여기 국회 자체가 (일반 시민들 생각처럼) 엄청 낮은 온도에서 사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의원회관 냉난방을 관리하는 기계중앙감시반 관계자는 "(일찍 켤 때는) 아침 7~8시부터 틀어서, 저녁 9시까지 가동한다"며 "기준 온도에 다다르면, 중간 중간 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다만, 기준 온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기계중앙감시반의 상위부서인 설비과 관계자는 "(대다수 공공기관과 비슷하게) 27도 수준으로 냉방을 하고 있다"며 "가동 시간은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바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산하 기관 실내 냉방온도를 28도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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