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방위상 못미덥지만 당신은 믿음직” 논란된 자위대 모집 공고
2016-11-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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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파견 자위대 사열하는 이나다 방위상 / 도쿄 AP=연합뉴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여성 방위상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자위관(자위대원) 모집 유인물이 배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위대 아키타(秋田) 지방협력본부 오다테(大館) 출장소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조금 믿음직하지 못하지만, 믿음직한 당신은 꼭 도전을(해라)"이라는 문구를 담은 유인물을 아키타 지방의 도로 휴게소와 온천 등 9곳에 배치했다.
이 유인물은 오다테 출장소에 근무하는 40대 남성 자위관이 만든 것으로, 3개월간 훈련을 받으면 임기제 자위관에 채용되는 남자 자위관 후보생 모집을 알리는 것이었다.
아키타 지방협력본부는 최근에서야 이 유인물을 발견하고 여성을 조롱했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해 회수했다. 유인물을 만든 남성 자위관은 "젊은층의 관심을 끌려고 했을 뿐 방위상을 조롱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지난 8월 여성으로서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현 도쿄지사)에 이어 두번째로 방위상에 올랐다. 일본의 침략전쟁이나 식민지 지배와 관련해 끊임없이 역사인식 논란을 일으킨 우파 정치인으로, 차기 총리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방위성은 뒤늦게 유인물의 내용을 확인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방위성은 25일 "여성이라고 해서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인식하는 것, 방위상을 이런 형태로 거론하는 것 모두 극히 부적절하다"며 "조사 후 관계자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해프닝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자위대의 남성중심 문화를 비판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자위대 고급간부회의에서 "자위대 최대의 벽은 남성 중심 문화"라고 지적하며 남성 간부들이 여성 자위관의 비율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