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K리그 성장 중이지만, 아직 개선점도 많아"
2016-12-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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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선수 / 이하 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K리그는 성장 중이지만 아직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K리그는 성장 중이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김보경(27)은 지난 2010년 일본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일본에서 3년, 잉글랜드에서 3년 활약하다 올해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K리그 초년생으로 1년 동안 한국 프로축구를 몸으로 겪은 김보경은 1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뉴스1과 만나 "한국 축구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저 없이 자신의 소리를 냈다.
K리그는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983년부터 시작된 K리그는 올 시즌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실력적인 면에서는 아시아 정상급이다. 하지만 구단 운영과 관중 동원 등에 있어서는 아직 더 발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6년 동안 해외에서만 뛰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K리그를 접한 김보경의 시각도 다르지 않았다.
김보경은 "K리그의 훈련은 수준이 높아서 잉글랜드,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코칭스태프도 더욱 구체적으로 나뉘어야 한다"면서 "잉글랜드에서는 선수를 관리하는 스태프들이 피지컬 트레이너, 치료사, 컨디션을 조절을 위해 옆에서 도와주는 관리사 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다. 하지만 K리그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보경은 눈에 보이는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생활 면에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잉글랜드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경기장 밖에서 자신이 할 일을 알아서 한다. 하지만 한국은 숙소 생활을 해 팀에서 관리해주는 것에 익숙해진 모습"이라면서 "한국에서는 클럽하우스가 있는 것을 대단하게 보는데 영국에서 이런 숙소는 그저 유소년 선수들을 관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의미가 좀 다르다"고 비교했다.
이어 "(구)자철이 형도 예전에 K리그 선수들이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말을 했었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고 본다. 선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컨디션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그렇지 않다. 처음에 이런 것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다"면서 "이제 결혼하면 숙소생활에서 벗어난다. 이점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와 함께 김보경은 "영국은 스케줄이 1개월 단위, 일본은 1주일 단위로 나온다. 하지만 K리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야 알 수 있다. 이점이 많이 불편했다"면서 "자주 변하는 스케줄 때문에 웨딩 사진 촬영도 3번이나 취소했다. 취소로 인한 위약금이 적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보경은 "평소 생활이 창의적이고, 자립적이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자유롭다면 이는 축구 발전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평소 생활이 경기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K리그에서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도 눈치를 보는 것을 느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생활적인 면에서부터 자기 주도적으로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멀게만 느껴 질 수 있는 잉글랜드에 이어 김보경은 가까운 일본과도 비교했다. 김보경은 "일본도 점차 발전을 해서 선수 관리와 팀 운영적인 면에서는 잉글랜드와 비슷해졌다. 한국이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보경은 "K리그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연고지 시민들이 구단을 자신의 팀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약하다고 느꼈다. 특히 유스 시스템이 약하다"면서 "어릴 때 팀을 잘 알면 아이들의 부모도 팀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역 팀이 된다. 지금 당장 보다는 미래의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많은 구단들이 축구 교실을 하고 있는데 이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연고지 밀착 행사 등으로 우리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해야 한다. 잉글랜드, 일본처럼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월 1년 6개월 만에 돌아간 A대표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었다. 김보경은 "대표팀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 좋아지기 위한 발언이라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이 클럽처럼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스태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럽은 계속해서 선수들을 관리하지만 대표팀은 매번 선수들이 바뀌고 어떤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할지 알 수가 없다. 코치가 많아도 팀에 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코치들이 선수 수의 절반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동안 대표팀을 향해 코칭스태프 규모가 적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4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대표팀이 출범한 뒤 초창기에 A대표팀은 총 4명의 코치(카를로스 아르모아, 신태용, 박건하, 김봉수 GK코치)가 있었다. 전문적인 피지컬 트레이너 없이 아르모아 코치가 겸임했다.

이후에도 A대표팀은 많아야 4명의 코치가 슈틸리케 감독을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는 아르모아 코치, 신태용 코치, 차상광 GK 코치가 전부였다. 11월에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합류했지만 그의 직함은 코치가 아니었다.
스태프 인원 부족은 계속해서 언급이 됐다. 특히 최종예선에서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나자 일부 축구인들은 전문적인 피지컬 트레이너가 필요하다고 조언 했다.
이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 10월까지 피지컬 트레이너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신태용 전 대표팀 코치를 U-20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새로운 피지컬 트레이너 선임 계획을 밝혔다.
김보경은 "대표팀에서 사실 운동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감독님께서 피지컬 트레이너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있으면 좋다고 본다"면서 "지난 일이지만 이란 원정 때도 피지컬 트레이너가 있었으면 좋아졌을 것이다. 축구는 경기 중 수비수가 한 걸음을 움직이지 않아 실점하는 것처럼 팀을 운영하는 부분에서도 작은 차이가 변화를 만든다"면서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