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라"고 했지만… 외대 학내 성폭력 피해자 입장 (전문)

2017-03-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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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지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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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4년제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외국어대학 생활자치도서관 측은 도서관과 도서관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자보를 게시했다. 대자보는 성폭력 사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학우가 직접 작성했다고 알려졌다.

<한국외대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피해호소인의 입장문> *본 대자보는 학내 성폭력 사건 피해호소인 분이 작성한 대자보로, 생활자치도서관 앞과 생활자치도서관 페이스북에 게시합니다. 2016년 11월 22일 새벽...

한국외국어대학교 생활자치도서관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3월 16일 목요일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22일 새벽 4시 33분쯤, 같은 과 선배가 "첫 차를 타기 전 네 집에서 씻어도 되냐"는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문제는 선배의 행동이었다.

씻고 나온 선배는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음에도 침대에 올라와 피해자를 제압했다.

피해자는 "제가 저항 못하도록 (선배가 나를) 잡고 바지와 아래 속옷을 벗기려 하고 키스를 하려 하며 위의 속을 풀었다. 저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 깨서, 약 기운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저는 억눌렸다"고 적었다.

피해자에 따르면 가해자인 선배는 하의를 전체 탈의한 상태로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 손, 팔, 다리에 댔다. 피해자는 "'하지 말라, 이러시면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는 정신과에 다니면서 학기가 시작한 후 학교 성 상담 센터를 찾았지만, 학교 측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피해자는 "학교 측으로부터 진상위를 열어 징계위로 회부할지 판단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더욱이 해당 학생이 막 학기인 관계로 졸업할 경우 징계조차 내릴 수 없다 하더라"고 전했다.

피해자는 "학우 분들이 이 사건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 문제가 외대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봄이 온다. 제게도 봄을 달라"고 마무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국외대 생활자치도서관 측은 진상조사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학내 성폭력 사건을 진상조사위원회는 신속하고, 신중하게, 허위사실 없이 조사하라> *본 대자보 중 '3월 16일, 이번주 금요일에 진상조사위원회가 열리는 사실조차 안내 받지 못했습니다.' 해당 부분은 사실이 아닌...

한국외국어대학교 생활자치도서관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3월 15일 수요일

피해호소문 전문

2016년 11월 22일 새벽 4시 33분 경에 본인은 같은 과 선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첫 차를 타기 전'에 혹시 너의 집에서 씻어도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갈 곳이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보았을 때,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선배의 부탁을 같은 과 후배로서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집에 오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화장실에서 씻고 나오자 저는 "침대에서 주무실 거면 침대 쓰시고, 제가 땅바닥에서 잘 거구요. 땅바닥에서 주무실 거면 저는 침대에서 잘게요"라고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하지만 선배는 제 의사와 관계없이 침대로 올라왔고 저는 "이러시면 안 된다"며 내려가 거부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배는 "너만 말 안 하면 된다" "나를 믿지 못하겠냐"며 제 몸을 제압하였습니다. 제가 저항 못하도록 잡고 바지와 아래 속옷을 벗기려 하고 키스를 하려 하며 위의 속옷을 풀었습니다. 저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 깨서, 약기운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습니다. 저는 억눌렸습니다.

선배는 하의를 전체 탈의한 상태였습니다. "내 팬티가 어디갔지"라는 말에 겁이 났습니다. "하지 말라" "이러시면 안 된다"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자는 척을 했고 선배는 자신의 성기에 제 손, 팔을 올렸습니다. 제가 팔을 다시 올리면 성기로 제 손을 끌어내렸으며, 제 다리를 선배의 다리 사이로 넣어 성기를 비벼대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저는 그 후 계속 정신과에 다닙니다. 지옥 속에서 버텼습니다. 개강 후 성상담센터에 찾아가자,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지만 징계위는 바로 열 수 없다 하였습니다. 진상위를 열어 징계위로 회부할 지 판단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해당 학생이 막학기인 관계로 졸업할 경우 징계조차 내릴 수 없다 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읽어주신 학우분들이 이 사건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외대 내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봄이 옵니다.

저에게도 봄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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