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항소이유서 쓸 당시 상황

2017-06-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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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됐을 당시 유시민 작가 /KBS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수감됐을 당시 유시민 작가 /KBS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유시민 작가가 대학생이었던 26살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연루됐을 때 쓴 항소 이유서 마지막 문장이다.

명문장가인 유시민 작가의 '항소 이유서'는 그의 글 중에서도 특히 잘 쓴 글로 꼽힌다.

유시민이 26살 때 쓴 '항소 이유서' 전문
지난 9일 tvN '알쓸신잡'에서 유 작가는 항소 이유서를 쓸 당시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곰TV, tvN '알쓸신잡'

유 작가는 "첫 문장부터 초고를 다 쓸 때까지 얼마나 걸렸느냐"는 질문에 "순수하게 쓴 시간은 14시간"이라고 답했다. 항소 이유서를 쓸 때는 다 쓴 글을 고치는 '퇴고 과정'도 없었다.

유 작가는 "항소 이유서는 3부를 만들어야 한다. 종이 4장 중간에 먹지를 깔고 잘 안 나오는 볼펜으로 눌러가면서 쓰는 글"이라며 "한 부는 교도소에 보관하고 한 부는 법원에, 한 부는 검찰청에 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 초고를 쓰는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일필휘지(글을 한 번에 써 내려 간다는 뜻의 사자성어)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작가의 항소 이유서는 상당히 긴 글이다. 유 작가는 "200자 원고지 100장 정도 되는 글"이라며 "초고와 교정을 머릿속으로 다 해야 한다. 드러누워서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원고지 100장 분량을 다 집어넣는다"고 말했다.

tvN '알쓸신잡'

그는 항소 이유서에 담긴 한자에 관해 "그때 내가 사기, 맹자를 읽었기 때문에 그런 게 나왔다"며 "성격상 한자어는 오해의 여지가 없게 써줘야 했다. 한자는 미리 연습해서 오자가 없게 했다. 그렇게 오전 10시쯤 가서 한 문장, 한 문장 생각하고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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